상페의 어린 시절
장 자크 상뻬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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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니콜라의 숨겨진 이야기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한 부분은 약 200점의 상뻬가 그린 삽화가 나온 부분이고 그 사이 사이에 상뻬가 어린시절에 관한 인터뷰 내용이 들어있다.

 

우리에게 '꼬마 니콜라'로 유명한 상뻬의 어린시절은 니콜라의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가정이 깨지고

양아버지가 들어와 술만 먹으면 아내와 니콜라를 때리고

가족여행을 가본 적도 없고

도망치듯 이사를 다니고

부모님에게 다정함을 한 번도 느껴본 적도 없는 어린 시절의 상뻬.

 

오늘은 제발 아빠가 때리지 않고 부모님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품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상뻬

 

사실 이런 가정 환경에 놓였다면

그는 비행청소년이 됐을 것이고

그는 범죄자가 됐을 것이고

그는 아무도 찾지 않는 쓸쓸한 노년을 보냈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쉽게 추측한다.

 

하지만 상뻬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꼬마 니콜라'를 창조하여 그를 통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길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사람들의 예상과 다른

방향의 인생을 살 수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주변 사람들의 칭찬이었다.

그림을 그렸을 때 친구들이 칭찬했고 양아버지가 칭찬했고 편집장이 칭찬했다.

그 칭찬이 흔히 예상할 수 있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게 한 것이다.

 

바로 칭찬의 힘이다.

 

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인터뷰 말미에 딸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딸의 따귀를 때렸다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아이들은 혼자 있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어린 시절의 상뻬가 아직 그 속에 있는 것이다.

 

만약 이랬으면 어땠을까?

양아버지와 어머니가 상뻬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건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그는 자신이 받지 못해서 주지 못하고 있는 사랑의 표현을 해 주는 아빠가 되지 않았을까?

 

이 책의 인터뷰를 읽으며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밝은 어린 시절을 갖고 싶었던 상뻬

그것을 도화지에 그림으로서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갔던 상뻬

그리고 그가 그린 그림을 통해 행복을 선물받은 많은 독자들과 관객들

하지만 아직도 울고 있는 어린 상뻬

 

이 책에 나온 한 인간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다.

칭찬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과가 무엇인지 말이다.

 

오늘 내가 누군가를 칭찬했다면 누군가를 살린 것이고

그 누군가는 많은 사람들을 살릴 것이며

오늘 내가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면 누군가를 살린 것이고

그 누군가는 많은 사람들을 살릴 것이다.

 

이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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