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모 달인들 - 14인 메모광들의 성공신화
최효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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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메모를 시작한 건 대학교 입학 후부터였다.

강의마다 요구하는 과제와 제출기한이 제각각이다보니 햇갈리지 않게 탁상 달력에 표시를 해놓은게 그 시작이었다. 여기에 가족과 친구의 생일, 아르바이트 일정이랑 모임(동아리와 과모임) 등을 표시했었다. 기숙사 방에서만 일정 확인이 가능했던 탓에 얇은 스케쥴러를 하나 사서 달력에 표시한 걸 그대로 옮겨적어 가지고 다녔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은 나랑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새해가 되면 주변에 너도나도 다이어리 스케쥴러를 많이 사던데,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1월부터 3월 정도까진 (굳이 일정이 아니더라도) 뭔가 빽빽하던데 5월달 이후로는 그냥 듬성듬성 하얀 여백이 많이 남는 수첩을 본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시간관리, 메모 활용...

이건 매해 날 고민하게 만드는 키워드인 것 같다. 그래서 도움이 될까 싶어 <한국의 메모 달인들>을 읽게 되었다.

 

정말 제목처럼 메모의 달인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들의 메모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나도 이렇게 해야지'하고 생각을 했다. 금방이라도 따라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책을 덮고 나니깐, 눈앞이 깜깜하다. 어떻게 메모를 하고 어떤 내용들을 쓴다더라는 걸 머리로는 이해를 했는데, 막상 실제로 해보려니 잘 안된다. 책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니  이 책이 <메모의기술2> 개정판이라는 이야기와 실제 메모 사진들이 개정전 구판엔 실려있었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시로 사진을 보여줬더라면 좀 더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 분야에서 최고수가 되려면 10년간의 집중적인 투자가 있어야 하며 그 이후에는 큰 변화가 온다. - 앤더스 에릭슨 -

 

남보다 앞서나가는 사람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메모를 잘하는 사람이다.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면 삶이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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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십팔사략 세트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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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읽었다.

고우영 작가에 대한 게 아니라 책에 대해서다.

 

<십팔사략>은  삼황오제부터 송나라까지 18권의 역사책을 정리한 책으로, 십팔사략에 들어간 책들의 분량만 해도 만만치가 않기 때문에 만화책 10권으로 소화한다는건 처음부터 무리다. 

 

거기다가 중국 역사는 우리나라 역사보다 훨씬 복잡하다. 나라가 교체되는 주기도 짧아서 여러 나라가 세워졌다가 망하니깐 등장하는 나라 숫자부터 아이고 머리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송나라가 있던 때라면 우리나라는 고려 시대. 단군왕검부터 고려 시대 중반 정도까지의 역사를 10권의 만화책으로 넣는다고 생각해봐라.

들어가기야 들어가겠지만 내용은 수박 겉핥기 수준일거다.

 

<십팔사략> 3권 삼국시대는 우리가 잘 알고 삼국지의 배경인데, 달랑 한권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삼국지 소설책이 기본 10권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역사서인 진수의 삼국지를 번역한 책들도 분량 만만치 않다.) 얼마나 줄여놓은 줄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주요인물들 살짝 살짝 언급하며 다음 시대로 넘어가기 바쁘다.  이 책의 내용이 부실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이런 이유에서일거다.

 

간단히 시대에 대한 큰 틀만 만들어놓을 생각으로 읽은거라면 모를까..

뭔가 중국사를 자세히 머릿속에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골랐다면 조금 맞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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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 투자 노트
데이비드 클라크.메리 버핏 지음, 이재석.이은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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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이 직접 쓴 건가 했더니, 그의 며느리가 쓴 책이다.
버핏이 한 말에다가 약간의 설명을 붙여놨다. 워렌 버핏과 관련된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이야기가 많아서 새롭다는 느낌은 덜한 편이다. 

투자의 제1원칙 : 절대로 돈을 잃지 말라.
투자의 제2원칙 : 제1원칙을 절대 잊지 말라.

나도 버핏 할배의 이 원칙을 기본으로 삼고 주식투자를 조금 하고 있다.

버핏 할배가 주식 샀던 때랑 내가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지금은 시간도 다르고 장소도 다르다.
특히나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외국인들 놀이터라 '한국 = 외국인 전용 현금인출기' 소리를 듣는 희한한 곳이기도 하고. 
그대로 따라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가치투자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주식이라는건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한다는 의미가 강한데 주식을 사는 순간, 팔아치울 생각부터 한다. 그것도 아주 욕심을 부려서 단기간에 주식값이 몇 배로 뛰길 원한다. 이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다. 주식이 아니라 그 회사 자체를 보고 투자를 해야 올바른 주식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저평가된 괜찮은 기업을 고르고 투자한다. 선택한 기업이 제대로된 평가를 받을 때까지 기다린다. 믿음이 있다면 주가가 위아래로 출렁거려도 별로 신경 쓰지 않게 된다. 회사를 잘 골랐다면 그 기업의 주식은 오를 것이다. 이제 돈방석(?)에 앉으면 끝.

읽다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 뭐 이런걸 돈 주고 사서 읽어야하나 하고 실망할지도 모른다.

사실, 버핏 할배의 투자법은 아주 간단하다.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버핏과 같은 부자가 많지 않은 이유는 안다는 것과 그걸 실천하는 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버핏의 투자법은 '기다림'이 중요한데, 제대로 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주식 투자자로서의 마음가짐(?) 같은 걸 기르는데는 이 책이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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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문도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 시공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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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다이치 코스케와의 4번째 만남.

어쩌다보니 시간의 흐름과는 반대로 책을 읽게 되어 점점 젊어지는 그를 만나고 있다. 왠지 다음엔 <혼징살인사건>을 읽어야할 것 같은 의무감도 생긴다.  

나는.....죽고 싶지 않아.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세 누이동생들이 살해당할 거야...
긴다이치 군, 나 대신.....나 대신에 옥문도에 가 주게...

전우의 부탁으로 옥문도로 향한 긴다이치 코스케.
뭔가 일어날것만 같아서라는 그의 예감대로 기토 가의 세 자매가 차례대로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범죄 장소로 섬같은 고립된 장소가 선택되는 것은 추리소설의 흔하다면 흔한 그런 설정이다.
옥문도는 고립된 곳은 맞지만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나오는 섬과 달리 탈출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그런 장소는 아니다.

선주가 있고 그의 지배를 받는 어부로 구성된 옥문도 주민간의 관계는 마치 봉건시대의 영주와 농노 같은 관계로 보인다. 전쟁 직후 일본 전체가 현대화 되어가는 와중에 옥문도만은 전통적 인습의 지배를 받는 시간이 멈춘 장소로 표현되고 있다. 여기서의 '섬'이라는 배경은 장소적 고립보단 가치관의 정체 혹은 고립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가끔 외국인이 쓴 추리 소설을 읽을 때 난감한 경우가 있다.
그 나라 특유의 무언가로 트릭을 설정하는 경우다. 대표적인 경우가 언어로 장난을 친 경우다.

셜록홈즈 시리즈 중 <얼룩무늬 끈>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얼룩무늬끈'이라고 번역된 단어는 band다.

band에는 여러가지 뜻이 있는데 그걸 알고 있다면 이야기 이해하는데 쉽다. 모르고 있다면 나중에 추리하는 부분에서 왜 집시무리랑 끈이랑 헷갈리는 그런 착각을 하게 되는건지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옥문도>가 오래전에 <얼룩무늬 끈>을 읽으면서 '뭔소리야?'했던 추억을 되살려줬다.

이제까지 읽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 중 가장 일본적(?)이었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여기저기 소소하게 뭔가 많이 나온다.

일본관련 지식이 많이 부족해서  일본전통의상 등을 언급하며 인물묘사하는 부분의 이미지 그리기가 상당히 어려웠고, 모르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밑에 각주 달아놓은걸 참고하며 읽느라 몰입도가 점차 떨어져갔다. 결정적으로 추리의 단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그냥 두손 두발 다 들었다. 

하이쿠라는 일본 특유의 시와 일본어의 미묘한 발음차이로 인한 착각.
옮긴이도 이를 염려해서 원문을 살리고 발음을 달아놓는 등의 수고를 해뒀지만, 일본어 까막눈인 나에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트릭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해력이 떨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었고 그러다보니 재미가 떨어지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이건 작가의 한계가 아니라 독자인 나의 한계다.  

<옥문도>는 내가 가장 선호하는 수수께끼 위주의 추리소설임에도 내가 부족해서 재미가 반감된 탓에 많이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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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조선의 지존으로 서다 - 타고난 절대군주가 뿜어낸 애민의 카리스마 숙종의 진면목 이한우의 군주열전
이한우 지음 / 해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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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숙종이 태어나기 37년 전인 인조 15년(1637년) 삼전도의 굴욕이라 불리는 사건을 언급하는 걸로 시작한다. 

광해군이 명나라와 청나라 싸움 구경을 하며 '이기는 편 우리편(?)' 저울질하고 있을 때, 광해군 노이로제(?)에 걸려있던 인조는 겨우 숨만 쉬는 명나라 편을 들었다가 청나라한테 찍혀 두들겨맞는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지.) 

왜란 때 선조가 도망을 가긴 했어도(너무 멀리, 너무 빨리 도망을 가서 문제라면 문제지만) 최소한 적장 앞에 무릎을 꿇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인조는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오랑캐라고 멸시한 존재에게 무릎을 꿇었다. 임금 잘못 만나서 개죽음 당하고 고생하게 되는 백성들에 비하면 무릎 한번 꿇은게 뭔 대수인가 라는 생각도 들지만 인조 입장에선 충분히 굴욕적이었을거다.

인조반정은 중종반정과 달리 명분이 상당히 약했는데, 여기에 호란으로 신하들에게 체면까지 다 구긴다. 장자인 소현세자가 석연찮게 죽고 둘째인 봉림대군이 왕위를 잇는 바람에 권위는 한번 더 삐거덕거리게 된다. 장자를 우선시하는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첫째와 둘째의 차이는 지금의 첫째 둘째와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예송문제의 출발점은 효종(봉림대군)이 장자인가 둘째인가 이 문제였다. 실질적으로는 둘째가 맞지만 왕위를 계승했으니 장자로 취급을 해줘야하는거 아닌가 하는 그런 다툼이었다. 왕권이 강했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조선이 왜란과 호란을 겪고, 선조부터 방계에서(그것도 후궁 소생의) 왕들이 나타남에 따라 왕권이 심하게 흔들렸다고 본다. 숙종은 이런 상황에서 왕이 될 사람으로 태어나 왕이 된 조선왕조사에서 몇 안되는 정통성을 확보한 임금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아버지 현종이나 할아버지 효종에 비해 제약이 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숙종의 자신감도 이런 배경에서 기인한 것일 것이다.

tv라는게 참 무섭다. 그 동안 사극 등으로 만들어진 숙종의 이미지는 장희빈 치맛자락에 휘둘리는 어리숙한 왕에 불과했다. 솔직히 드라마에서도 장희빈이 주인공이고 숙종은 그저 들러리 수준의 임금이었을 뿐이다.

책을 통해 숙종의 새로운 면모에 대해서 놀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작가의 숙종 절대군주론(?)은 과장이 좀 있는 것 같아 동의하기 힘들다. 그도 결국은 당쟁에서 자유롭지 못한 왕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기회가 주어지니 적절히 활용한것 뿐이다. 정치적 감각이 있는 왕이라면 모를까 절대군주라고 칭하기엔 무리가 있다. 

대동법의 전국적 실행과 화폐 제도의 정착으로 상공업의 발달을 가져와준것이나 (문제가 있긴 하지만) 백두산 경계비와 울릉도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해서 영토문제에도 제법 신경 쓴 점, 단종과 사육신 소현세자비 등을 복권해주는 일 등 나름 업적이 있지만...

약점을 잡은 당에 대해서 여론몰이를 하고 여러차례  환국으로 싸그리 다 정리해버리는 통에 피바람이 몰아친 점이나, 속 사정이야 당파 싸움이었지만 어찌됐건 표면적으론 자신의 부인들(인현왕후, 장희빈)을 이용해서 왕권강화를 도모한 점은 그리 칭찬 받을만한 점은 아니라고 본다.

어떤 인물에 대한 평가는 멈추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시대를 초월해서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여지는건 생각보다 많지 않은 탓이다. 어느 시대에 누가 평가했느냐에 따라 그 시대와 그 사람의 가치관이 반영될테니 영원히 똑같다라고 말하긴 힘들다. 

저자의 의견에는 100% 공감하기 힘들지만 어느 정도 참고는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뭐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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