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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열국지 6 - 노래가 왕을 쫓아내다, 완역 결정본
풍몽룡 지음, 김구용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때 주나라의 도읍을 옮기고 천자를 옹립하는 등 반짝였던 정무공과 정장공 시대를 지나고나면 정나라는 영~힘을 못 쓴다. 여러 나라에 둘러 싸여있다보니 강하면 다행이지만 약하면 다른나라에 먹히기 딱 좋다. 중원 한복판에 위치한 탓에 천하 패권을 노리는 나라는 반드시 정나라를 접수해야했다. 거기다가 척박하기는커녕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군침 흘릴만한 곳이다.
6권의 이야기는 초나라와 진(晉)나라의 천하 패권을 사이에 둔 싸움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사이에 낀 정나라의 신세는 고달파진다. 책에선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하는 정나라의 외교정책을 비판한다. 나라가 망하면 무슨 소용일까? 우선 살리고 봐야지..유교적인 시각에서야 당연한 비판일지도 모르겠으나 지금 봤을 땐 현실적인 정책이지 않나 싶다.
초장왕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 이야기는 5권 끝에 나온다. 초장왕이 신하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애첩 허희를 불러 신하들에게 술을 따르게 한다. 촛불이 꺼져 사방이 어두워졌을 때 신하 중 한명이 허희를 희롱하고 허희는 그 신하의 갓끈을 끊어와 초장왕에게 일러 바친다. 초장왕은 모든 신하들이 갓끈을 끊게 만들어 불이 켜졌을 때 누가 허희를 희롱했는지 알 수 없게 만든다. 그 신하는 나중에 전쟁에서(6권) 큰 공을 세운다.
초장왕은 필 땅에서 진나라를 격파해 명목상으로나마 패자 자리에 앉아있던 진나라를 끌어내린다. 그리고 세번째로 패자가 된다.
초장왕이 죽고 초나라가 잠깐 주춤한 틈을 타서 진도공이 초를 누르고 다시 한번 진나라의 이름을 널리 떨친다. 저 아래 오나라의 이야기도 시작되고 있으니 다음 이야기 또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