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는 그냥 고향일 뿐이에요. 특별할 게 없죠. 날씨도 좋지않고."
"그 얘기는 들었소." 아랄은 잔가지를 집어 진흙 위에 고랑을 만들다가 가지를 부러뜨렸다. "베타 개척지에서는 중매결혼을 하지않소?"
코델리아가 아랄을 쳐다보았다. "당연히 안 하죠! 그런 짓을 왜해요. 시민권 침해나 마찬가지잖아요. 세상에, 설마 바라야에서는중매결혼을 한단 말이에요?"
"내가 속한 계급에서는 거의 예외가 없소."
"반대하는 사람도 없고요?"
강요하는 건 아니오. 보통은 부모가 중매하지, 잘…… 통하는 것같소.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흠, 불가능한 건 아니겠죠."
"음…… 배우자는 어떻게 직접 고르는 거요? 중매자가 없으면 아주 불편할 텐데 말이오. 그러니까 내 말은, 면전에서 상대를 거절하기도 하는 거요?"
"글쎄요. 보통은 오래 사귀면서 상대를 알게 된 다음 출산권 신청을 하게 되죠. 당신이 말한 중매결혼이라는 건 전혀 모르는 사람과 사는 거잖아요? 당연히 그쪽이 더 불편하지 않나요?"
"흠." 아랄이 다른 나뭇가지를 집어 들었다. "고립시대 때는, 물론 바라야 이야기지만, 남성이 군인 계급의 여성을 연인으로 삼는것은 그녀의 명예를 훔치는 행위로 간주됐소. 사형당할 만한 절도행위로 여겼던 거지. 물론 그런 장벽을 넘어서는 게 더 명예롭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야기 속에나 등장하는 일이었소.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상태요. 옛 관습은 사라졌고 새 관습을 시도해보고 있지. 말하자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이것저것 입어보고 있는 거요.
이제는 뭐가 옳다고 말하기도 힘들지."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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