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나는 궁금해 미치겠다 - 지구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의 9가지 기발한 인생 실험
A. J. 제이콥스 지음, 이수정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나는 독자에게 조언을 건네는 책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연구가인 저자가 다양한 사례들을 분석하고 분류하고 전문지식을 더하여 독자에게 설명하는 방식의 책으로 이런 책은 객관적인 나의 특성, 성향, 행동양태 등을 이해하고, 나의성향이 어떤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게 해준다. 다른 하나는 성공인물인 저자가 자신의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자신의 경험, 생각, 그리고 성공방정식을제시하는 책인데 이런 책은 저자의 방식을 직접적으로 참고하기 보다는 동기부여를 다지는 계기로 참고하곤 한다.

  <나는 궁금해 미치겠다>는상기 분류에 의하면 첫 번째 분류 보다는 두 번째 분류의 책에 가깝다. 저자는 자신의 성격, 경험, 행동양식의 전제 하에서 자신의 9가지 인생실험이 어떤 결과를 빚어내는 지 서술하고 있다. 9가지 실험은다음과 같다.

• 온라인에서 아름다운 여성인 척 하기

•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기

• 획기적인 정직 실천하기

• 스타로 살아보기

• 일상에서 모든 편견과 오류 몰아내기

• 누드모델 되기

• 조지 워싱턴의 원칙대로 살기

• 한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

• 한 달 동안 아내로 살기

    긍정적이고 쾌할하며 적극적인 저자는 9가지 인생실험을 유쾌하게 진행하며, 각각의 경험에서 재미, 편리, 불편함, 실천의 효율,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 등을 발견하거나 경험한다.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저자가 저 9가지 소재를 겪어가며 보여주는 유쾌함이었다. 나처럼 진지한 사람은, 똑 같은 주제를 다른 누군가는 경쾌하게 웃으며 겪어낸다는 것을 목격하면 마음이 편해질 때가 있다. 숨을 조심스럽게 쉬거나, 힘겹게 쉬는 것만이 삶의 유일한 방식은아니구나. 삶이 달라지지 않더라도, 다른 느낌으로 살아볼수도 있겠구나. 이런 깨달음은 우리의 ‘서로 다름’이 작은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므로, 나와 성향이 다른저자의 책을 읽는 것도 반가운 일이 된다.

    이 책이 객관적으로 훌륭한 성취나 경험의 기록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이 책이 나에게 읽을 만한 가치가 있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자연스럽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어투는 본인의 흥이 너무 과한 경우는 있을지언정, 자기와다른 방식을 배척하거나, 자신의 아집으로 똘똘 뭉쳐 듣는 사람을 힘겹게 하지는 않았다. 덕분에 성향이 다른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마음 편하게 조금쯤은 즐겁게 책을 읽어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