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반反하다 - 벌거벗은 자들이 펼치는 역류의 조선사 지배와 저항으로 보는 조선사 3
조윤민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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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 형제가 상전을 죽였다. 아비를 죽인 상전, 13년 만의 복수살인. 당연히 사형감이었지만 왕과 신하들은 갑론을박 끝에 귀양을 보내는 선에서 마무리한다. 이들이 행한 지극한 효성이 고금에 드문 일이라 칭찬하면서. 세상에! 게다가 정조는 그 어느 임금보다 복수살인에 관대했다고 한다. 아니 조선 시대 복수살인은 풍속교화 차원에서 권장되기도 했단다. ?

 

이 책은 작가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사료의 구석구석에서 뽑아낸 흥미로운 사례들이 가득하다. 떡장수, 품팔이, 문지기, 머슴, 무뢰배와 도둑무리들까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시대의 벌거벗은 자들이 반항하고 항거했던 저항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지면에 펼쳐진다. 그러니, 지루할 틈이 있나.

 

와 도를 행한다던, 그래서 우리는 너희와 같은 존재가 아니라고 근엄하게 설파하던 고귀한 양반님네들의 허위가 드러나고, 그들의 수탈과 억압으로 삶이 죽음보다 힘들어지자 벌거벗은 자들은 마침내 항거를 시작했다. 와 도를 행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그 의와 도를 우리가 행하겠다고. , 이제 누가 무뢰배인가.

 

나는 반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 책의 각 부 도입에 알베르 카뮈의 짧은 경구를 인용해 두었는데,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함축한 아포리즘이 아닐까 싶다. 역사를 진전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사회를 구성하는 한명 한명의 목소리라는 것, 반항과 저항이라는 것. 그리고 보면, 어찌도 이리 닮았는지, 되풀이되는 것인지, 그리고 깨닫지 못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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