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철학 - 문재인 정부에 보내는 한 철학도의 물음
황광우 지음 / 풀빛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송합니다" 

'철학'이라고 하면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이상만을 좇는 학문이라고 생각을 많이 한다. 대한민국 인력시장에서는 많이 선호하지 않는 전공이기도 하다. 한 때는 문과여서 죄송하다는 "문송합니다"라는 말까지 들리곤 했다. 그리고 그런 프레임은 크게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작가이자 정당인인 황광우님의 철학은 살아있다. 현대사적으로 망가져 온 대한민국을 진단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한 나라의 수장을 왜 탄핵시킬 수 밖에 없었는가? 그 분의 잘못도 크지만, 앞서 현대사를 이룬 성장 지향의 정치가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진단하는데 그치지 않고 10가지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저자는 이 책을 가장 빠르게 쓴 책임과 동시에 가장 더디게 쓴 책이라고 표현한다. 대한민국을 진단하고 처방전을 지어주는 것을 [촛불 철학]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묶는데는 빨랐을지 모르지만, 현대사와 함께 걸어오면서 진단하는 그 과정 자체가 매우 더뎠음을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1부에서는 성장을 향해 끝없이 달린 대한민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정권은 바뀌지만 성장을 꿈꾸지 않은 순간은 없었고, 성장을 위해라면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것이 정치적으로는 '독재'가 될 수도 있고, 경제적으로는 '대기업 지원' 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대에 대를 거듭하며 쇠뇌가 되었고, 관례가 되었다. 촛불 혁명으로 끌어내린 탄핵된 대통령 또한 이런 관례들 때문에 죄의식이 없어보인다. 


"정녕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려면 우리는 무엇을 이루어야 할 것인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현직 대통령님이 후보시절부터 많이 사용한 문구이다.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 국민이 이기는 나라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1. 부정 축재자의 재산 몰수

2. 재벌 해체, 노동자 경영 참여

3. 상속세, 소득세, 법인세 누진 상향 조정, 종합부동산세 복구

4. 독일식 정장명부 비례대표제 실시

5. 입시 폐지, 무상교육 식시

6. 공공주택 보급

7. 농촌 살리기

8.'동일노동, 동일임금' 준수, 최저임금 시급 1만원 보장

9. 한반도 평화 실현

10. 주3일 노동제


10가지 방법들은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일장일단이 있듯, 좋은 점이 있다면 물론 불편한 진실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해결해 필요한 것임을 3부에서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정책 방안이  황광우 작가님의 방안으로 운영하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한가지는 더이상은 성장 위주의 프레임으로 나라를 운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성장'만을 외치며 계속 걸어간다면 역사 속에 안타까운 실수들을 계속 범할 것이다. 6월민주항쟁 이후 30년동안 나라는 변한 것이 없었지만 국민은 더 성장했다. 그래서 평화적이지만 강력한 촛불혁명을 이룩해냈다고 생각한다. 


철학은 시장에서 필요하지 않은 쓸데없는 학문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는 학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철학이 쓸데없어졌던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쇠뇌되어 있었던 성장 지향에 있었다. 본질을 꿰뚫어야 진정한 나라다운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