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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온도 - 지극히 소소하지만 너무나도 따스한 이덕무의 위로
이덕무 지음, 한정주 엮음 / 다산초당 / 2018년 1월
평점 :
개인적으로 침대에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가장 편안 장소이자, 나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장의 온도>는 나를 조선의 최고 에세이스트 이덕무님을 만나게 해 준 책이다. 사실 저자 한정주 작가님은 이덕무에 대한 책을 처음 쓴 것이 아니다. 1년전 쯤에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를 통해 이덕무님이 남긴 시와 산문, 비평, 백과사전적 연구서 등 다양한 글을 묶은 <청장관전서>로 이덕무의 삶과 철학을 알리기 시작했다. <문장의 온도>에서는 <청장관전서> 중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의 문장들을 뽑아 묶은 책이다. <이목구심서>는 이덕무가 평소 듣고 보고 말하고 생각한 것들을 옮긴 책이고, <선귤당농소>는 '선귤당에서 크게 웃는다'라는 뜻으로 일상생활 속 신변잡기와 잡감에 대해 쓴 것이다.(p6) 사실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는 책장에 고이 모셔두었던 책이었는데, <문장의 온도> 책을 읽고 나서 꺼내서 읽게 되었다. 나도 한정주 작가님처럼 이덕무에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이다.
왜 이덕무인가?
사실 이덕무는 같은 시대의 북학파 박지원, 박제가, 홍대용 보다는 유명한 인물은 아니다. 국사 책에서도 스쳐 지나가 보았기 때문에 이름 석자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하지만 왜 한정주 작가님은 자칭 이덕무 마니아가 되었을까? 한 작가님은 그 이유를 다섯가지로 요약하셨다. 이전 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독서관과 신이한 문장론, 시공간적을 넘나들며 백과사전적 지식을 탐구하고 기록으로 남긴 지식열과 탐구열, 개방적인 태도와 왕성한 호기심과 상상력,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에 보인 비범한 관심, 마지막으로 개성과 자의식의 만개, 자기 취향과 기호의 자유로운 표현이다. 이덕무의 개방성, 확장성, 혁신성과 창의성으로 한 작가님의 지표가 되었다고 한다.
왜 고전인가?
역사나 고전을 다룰 때에는 그것이 화석화된 과거가 아니라 생동하는 현재의 것이 될 수 있도록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 中)
한정주 작가님은 역사평론가이자 고전연구가이다. 시대가 급변하고 앞으로 뻗어가는 이 때에 왜 작가님은 옛것으로 돌아가는 고전을 연구하는 것일까? 요즘 열광하는 '인문학'은 사람을 연구하는 것이다. 아무리 환경이 변하고 시대가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다. 한 작가님은 이덕무의 글에서 이를 찾았다. 그리고 한층 더 나아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작가님의 책을 엮은 것이다. <문장의 온도>에서도 이를 중요시하여 이덕무의 글과 함께 한자로 된 원문과 작가님의 재해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석을 보고 다시 글을 읽어보니 나만의 생각, 문장들이 생기기도 하였다.
어떤 문장이 좋은 문장일까?
조선의 에세이스트 이덕무의 글을 보면 글감이 소소하다. 거미, 흰 좀과 같은 미물에 눈길을 주기도 하고, 아름다운 꽃과 풍경에 시선을 두며 삶의 철학을 생각한다. 일상생활 모든 것에 배우려는 개방적인 마인드와 진솔함으로 쓴 글이었다. 화려한 꾸밈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고 느낀 그대로를 옮겨놓았다. 이런 진실된 문장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고, 울림을 주었다. 많이 듣고,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것 <이목구심서>의 철학이 좋은 문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