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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백제 - 백제의 옛 절터에서 잃어버린 고대 왕국의 숨결을 느끼다
이병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삼국시대하면 최대의 영토를 가졌던 고구려와 삼국을 통일한 신라에 대한 관심이 많이 가지, 둘 사이에 끼어있는 백제는 사실 뒷전이다. 역사라는 것이 승리자의 기록이다 보니, 백제의 사료도 많지 않다. 백제에 대한 연구가 부진해질 수 밖에 없었던 또다른 이유는 일제강점기때 퍼뜨린 역사관의 영향이라고 작가님이 말씀해주셨다.
"일본의 식민사학자들은 백제사의 후진성과 타율성을 강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백제와 일본의 문화 교류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중략) 일제가 백제와 일본의 교류를 강조한 것은 백제 문화의 우수성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백제가 중국의 선진 문물을 일본에 전달해 준 단순 '전달자'이자 '통로'에 불과했다고 보았다." (p9)
프롤로그에서부터 신선한 충격과 깨달음을 주며 시작하였다. <내가 사랑한 백제>는 백제를 사랑하는 국제미륵사지유물전시관 이병호 관장님의 평생 백제에 대해 연구해 온 스토리들을 엮은 책이다. 역사는 본질적으로 스토리(p40)라고 말한 관장님은 이 책을 통해 백제 연구사의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세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백제사에 대해 눈여겨 보며 최근에는 백제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상황에 백제 연구사는 우리의 주체로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한 상황, 일대기 등등을 편안하게 이야기한 형식으로 쓰여있어, 일반인들이 읽어도 어렵지 않다.
국사 공부의 가장 큰 고비는 삼국시대의 문화사였다. 삼국시대만 잘 넘기면 끝까지 가는데, 암기할 부분이 많은 문화사를 못넘기면 다시 구석기시대부터 시작해야했다. 시험을 위해 공부하는 국사에서 문화사란 외울 것이 많은 부분이고, 문제로 만나면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다. 하지만 시험이 아닌 역사로 마주하면 문화사가 가장 재미있고 볼거리도 많다. 또, 최고, 최대만 강조하는 역사와는 다르게 세세한 역사 부분까지 눈여겨보게 된다. 문화는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자 분위기의 총칭이다. 단순히 유물과 유적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총칭하는 것이기에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삼국시대 중 백제가 좋았다. 삼국시대의 불상을 비교해보면 그 시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삼국시대의 불교는 종교라는 개념과 함께 왕권 강화와 백성들을 한 곳에 모으는 의미가 크다. 신라 불국사에 들어가보면 엄청난 크기와 근엄한 표정에 복종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백제의 불상은 온화하게 미소를 띠우며 따뜻하게 맞아주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내가 사랑한 백제>에서는 이런 따뜻하고 개방적인 백제의 모습을 다양한 유물 조각 파련 하나하나에도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사랑한 백제> 마지막 장에서는 백제 연구사 뿐만 아니라 역사 연구사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바로 '주체적인 역사 연구'이다. 중국과 일본이 호시탐탐 우리의 역사를 노리고 있다. 누가 노린다고 보호하기 보다는 우리의 역사인만큼 우리가 사랑해야 하겠다. 이제는 이병호 관장님이 사랑하는 백제가 아니라 "우리가 사랑한 백제"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