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서애 류성룡 선생님은 앞으로 이 땅에 임진왜란과 같은 전쟁이 없을 수 있도록 전쟁이 일어나기 전 상황부터 어떻게 대처를 했는지 세세하게 적어놓았다. 역사를 경계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역사의 어느 단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가 서로 얽혀서 문제가 생기고 힘들어 한다. 비슷한 조짐이 있을 때, 역사를 되돌아보고 문제점을 낱낱히 파헤쳐본다면 그 때처럼 참혹하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지난 일의 잘못을 징계해서 후에 환란이 없도록 조심한다

- <시경> 중에서 -


 스타경제학자 하노 벡은 <인플레이션>이라는 책을 통해 세계적으로 통화량을 늘리고 있는 정책들을 향해 경고하고 있다. 돈의 역사는 곧 인플레이션의 역사이다. 세계적으로 겪었던 인플레이션을 돌아보며 현재를 보고 미래를 대비한다. 내가 감히 하노 벡의 <인플레이션>을 '경제계의 징비록'이라고 칭하고 싶은 이유이다.


 '화폐'의 탄생과 함께 인플레이션도 세상에 나왔다. 화폐가 생기기 전에는 물물교환 형식으로 경제가 운영되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의 개념이 없었다. 하지만 가볍고 소지하기 쉬워 경제를 일으키는 수단 '화폐'가 생기면서 누군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장난질을 하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원인인 화폐가치의 하락은 정치와 연관이 있었다. 왕, 대통령과 같은 한 사회의 엘리트들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화폐 조작을 한 것이다. 더 많은 돈을 주머니에 챙기기 위해, 채무의 짐을 덜기 위해 화폐의 가치를 하락시킨 것이다. 즉, 인플레이션의 역사는 돈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돈이 나타내는 가치가 달라지면서 시작됐다. 


 경제시간에 '인플레이션'에 대해 배울 때에는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때는 그냥 시험을 위해 열심히 외웠었는데, 사회에 나와 직접 마주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사실 마주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냥 장을 보러 대형마트에 갔다가 몇개 넣지도 않았는데 20만원이 훌쩍 넘는 것을 보니, 내 월급 빼고는 다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리는 화폐의 가치이다. 요즘 은행에 가서 정기적금을 하든, 일반 저축을 하든 금리는 1%대이다.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전문가들은 요즘을 저물가 시대라고 말한다. 그래서 오히려 인플레이션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종종 뉴스에서 본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잘못된 방식의 인플레이션은 잠깐의 경기 활성화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버릴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데 10가지 일정한 패턴을 정리해 놓았다.


1. 돈은 그 자체로 신뢰다. 

2. 화폐가 붕괴하기 시작하는 초창기에는 국가나 통치자가 과도한 채무에 

   시달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3. 대개 인플레이션은 단기적으로 경기를 활성화시킬 뿐이다. 

4. 20세기 이후 극심한 인플레이션은 초인플레이션이었고, 

   대개 초인플레이션은 정치적 격동기에 발생했다.

5. 경제학파들도 인플레이션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다.

6. 통화량과 인플레이션율 사이에는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 

7. 2000년부터 '금융위기 발생과 통화 대량 투입' 주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8. 인플레이션은 물가에만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 

9. 인플레이션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빈곤 계층이다.

10. 지금까지 국가는 인플레이션을 조장해 부채를 없애려고 해왔다. 


 이런 패턴들을 보았을 때 인플레이션의 종말은 없다. 더이상 안정된 미래는 없고, 수익도 일정 나이가 되고 나서는 줄어들 것이다. 언제 어디에서나 인플레이션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 이때 현재를 살아가며, 자녀를 키우며, 노후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는 대안 중 하나인 '바퀴벌레 포트폴리오' 짜기를 소개했다. 가늘고 길게 끈질기게 이 지구를 살아가듯, 생명력이 질긴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했다. 주식에 4분의 1, 금 4분의 1, 국채 4분의 1, 은행계좌 현금 4분의 1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소시민들에게는 항상 인플레이션이 주변에서 언제 덮칠지 도사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소시민'이기 때문이다. 상황에 닥쳤을 때 눈 뜨고 당하기 보다는 경제가 돌아가는 사정을 알고, 현명하게 돈 관리를 하여 더이상 희생당하지 않도록 일깨워주는 '경제계의 징비록' <인플레이션>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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