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도 이렇게 풋풋함을 풍기던 시절이 있었던가? 이미 추억 어느 구석에 넣어 놓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 추억상자를 다시 꺼내보게 만드는 책 한권을 만났다. <플립> 얼마 전 7년만에 우리나라에도 개봉한 영화이기도 하다. 북유럽에서는 흥행하지 않아,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개봉조차 하지 않았는데 많은 영화인들의 이야기에서 회자되면서 7년만에 극장에서 보게 되었고 흥행 성적도 좋았다. 자극적이고 피투성이 공포물이 있어야 할 자리를 빼앗은 것은 첫사랑 바이블 영화 '플립' 이었다. 나는 영화 대신 책과 만났다. 종이책의 특유한 냄새와 함께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Flip : 획 뒤집히다


"브라이스를 처음 만난 날, 나는 사랑에 푹 빠지고 말았다."


 <플립>의 시작은 줄리가 브라이스를 보자마자 눈이 뒤집히며 사랑에 빠진 것에서 출발을 한다. 브라이스의 눈에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이상했고, 제발 나를 좀 내버려 두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한탄했다. 그냥 귀찮은 존재였다. 이들의 상황이 점점 뒤집혀 가는 과정을 아름답지만 때론 상처 입고 또 치유되는 과정 과정이 이 책을 만든다.


"그림은 부분을 합친 것 이상이란다." -p48

"적절한 조명이 가장 중요하단다."


 과정과 과정 사이에는 어른들과의 소통이 브라이스와 줄리를 성장시켰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작다고 무시하지 않았고, 한 순간에 사랑에 빠진 줄리를 인정하고 관심을 가졌다. 겉모습만 보고 브라이스에게 빠진 줄리에게 아버지는 전체 풍경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대화를 통해 철학적인 가르침을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이야기를 할 때는 말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른들의 말 한마디를 이해하면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고 브라이스와 줄리를 한 점으로 모아 주었다.


"줄리가 좋았다. 

 줄리는 볼 때마다 더 아름다워 지는 것 같았다." - p244


 누르고 있던 자기 자신조차 모르고 있던 줄리에 대한 감정이 한 순간에 터졌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하니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줄리는 처음 브라이스를 볼 때처럼 획 뒤집혀있지 않았다. 오히려 확 돌아가 버렸다. 브라이스는 어떻게 하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올 지 궁리하던 끝에 줄리를 위한 나무를 심으며 진짜 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 적절한 조명 아래에서...


 영화도 그런지는 모르지만, 책만의 큰 특징은 구성도 '플립구성'이다. 브라이스가 말하고 같은 상황을 줄리가 말하면서 남자와 여자의 생각 차이를 재미있게 말하며 중간에 상대방이 모르는 미묘한 감정선까지 세세하게 말해준다. 어렸을 때 가끔 쓰던 커플 일기장을 중간에서 훔쳐본 느낌이었다. 풋풋함과 설렘, 따스함이 종이책의 냄새와 잘 어우러진다. 


 처음에는 브라이스와 줄리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또 한번 읽어보니 나의 시선이 할아버지와 줄리 아버지에게 갔다. 주옥같은 명문장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브라이스와 줄리처럼 한 층 성장하는 독자가 되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