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런 가족
전아리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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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훈훈하고 따뜻한 단어였다. 웬지 시끌벅적함 속에서 사람 냄새를 느끼고 자신의 희생을 통해서 이 울타리를 지키는 것이 '가족'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가족'이라고 해서 꼭 그렇지만도 않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쪼개진지는 오래고, 1인 가족들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형제나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법적 소송을 하기도 하고, 살해하는 엽기적인 일도 발생하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가족은 사람이 태어났을 때 처음으로 소속되는 사회인데, 그런 사회가 점점 불안하니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다. 

 오늘 읽은 전아리 저자의 <어쩌다 이런 가족>은 소리 없는 쇼윈도 패밀리의 이야기를 다룬 시트콤같은 소설이다. 책도 얇고, 사건 전개도 빨라서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요즘 읽는 소설 모두가 가독성이 매우 높았던 것같다. 이것도 요즘 트렌드인가? 현실적인 이야기만 읽어서인지는 모르지만 그랬다.
 이 책에는 '작가의 말'과 저자의 이름 석 자만 있을 뿐, 저자에 대한 소개가 없었다. 전혀 정보가 없어서 신입작가인가 생각했는데 벌써 열편의 소설을 낸 작가였다. 특히 연극계에서 로맨스코미디로 유명한 <김종욱 찾기> 작가가 이 책을 쓴 '전아리'작가님이라니...... 다양한 이력이 있음에도 저자의 소개를 쓰지 않은 이유는 작품으로만 알리고 싶다는 자신감일지도 모른다.

 <어쩌다 이런 가족>은 너무 조용한 가족에서 어느 날, 핵폭탄같은 큰 딸의 발언으로 엄마, 아빠, 딸 둘은 분주해진다. 큰 딸 혜윤의 일을 해결하려는 목적은 자기 자신에게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핵폭탄의 시작부터가 타인을 배려하지 않은 자신의 목적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사람은 다 혼자다. 누구와 함께 있어도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걸 알면서도 굳이 애써 부정하며 사는 족속들이다. 사랑이나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모든 행동들은 따져보면 자기만족을 위한 가식일 뿐이다."(p149)

 <어쩌다 이런 가족>에서 나오는 가족의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그 조용함을 흔들어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오히려 싸움이었다. 여드름이 계속해서 고름이 차면 부풀어오르다가 터지듯이 말이다. 싸우고 부딪히며 서로가 한 집에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서로의 속마음을 확인하며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었다. 어느 손님이 와서 멋지다고 말할 가훈, '가화만사성'은 글자일 뿐이다. 품위 있는 가족은 그 힘 없는 글자 대신 한 폭의 가족사진이 진짜이다. 

"관계가 어긋난 순간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상대를 포기하고 떠나는 것이다."
(작가의 말 中)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진짜 싫을 때는 말하는 에너지조차 상대를 위해 쓰기가 싫다. 하나 하나씩 포기하니 더 이상 말할 것이 없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조용해진다는 것을 가끔 느낀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느낀 나도 <어쩌다 이런 가족>의 일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더 늦기 전에 최선을 다하라는 작가님의 말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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