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이어령.정형모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디지로그] 한국인이 이끄는 첨단정보사회, 그 미래를 읽는 키워드를 쓴지 10년이 흘렀다. 나의 책은 바래졌지만 이어령 선생님의 키워드들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 지금 현재가 아닌가 싶다. 이어령 선생님은 가난에 허덕이던 1960년대부터 군사독재, 산업화와 정보화시대까지 어두운 시대에서 빛나는 키워드를 찾아내고자 노력하신 분이시다. 어쩌면 대한민국 근대사에 살아있는 패러다임의 예언가가 이어령 선생님이 아닐까? 이제는 신체적 나이는 지긋하시지만, 여전히 컴퓨터 일곱대 C-A-T와 함께 하는 것을 보면 생각의 나이는 늙지 않음을 [지의 최전선] 첫 장에서 볼 수 있었다. 디지로그 후 10년 마주한 지의 최전선은 어떤 곳일까?

'아날로그도 디지털도 디지로그도 말로 정의하기 보다는 음식처럼 직접 씹어먹으라고 권하고 싶다.- [디지로그] 152p'로 마지막을 장식하며 [디지로그]를 마쳤다. 하지만 디지로그는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공간을 허물기는 커녕 한쪽에만 치우쳐 기술의 발전에 생각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함을 볼 수 있었다. [지의 최전선] 1~4장에서는 3D 프린터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3D 프린터라고 하면 사진을 보고 입체적으로 작은 장식품을 만든다고만 생각했지, 3D 프린터로 집을 짓고, 무기를 만들고 문화를 만듦은 사실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여전히 이어령 선생님의 책이 반갑고, 신선한 것 같다. 이번에 나온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주요 이벤트에 대해 전후 맥락을 풀어가는 것이다. 3D 프린터도 이의 한 예이고, 다양한 세계적 이슈들에 대해 이어령 선생님이 말씀하시고 중앙일보 정형모 기자님이 정리한 책이다. 누군가에 의해 필터링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선생님의 말씀을 조목조목 잘 정리해서 출간된 책을 한장 한장 읽어보니 이러한 공유에 감사했다.

인간은 바이러스에 의해 종​말할 것이다?

2015년 지구를 침울하게 만들었던 '메르스'. 인문학자가 본 메르스는 어땠을까? 낙타 한마리 없는 나라에서 생겨난 메르스. 이것이 경제 성장과 자유 여행이 국제화의 이면을 볼 수 있는 계기였다고 한다. 이를 예측한 흥선대원군은 척화비를 세워 나라를 지키려고 한 것일까? 메르스 사태에서도 보았을 때, 지의 최전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것은 지식인들만이 아니다. 그 전선은 방역의 전선, 경제의 전선, 정치의 최일선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책으로는 아직 안 나온 것이야. 살아 있는 정보들이지. 책이나 도서관에 있는 것은 누군가 생각한 것들, 즉 Thought야. 과거분사지. 하지만 나는 지금 검색을 통해 Thinking하고 있어. Thinking은 Think의 현재분사야. (중략) 세계 도처에서 우리의 DNA 정보에 한 번도 찍힌 적이 없는 놀라운 사건들,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잖아. Thinking 그게 인문학자들이 해야 할 면역체라고." -p188

이 부분을 읽을 때는 한동안 잠시 멈춰섰다. 왜 나는 누군가의 생각에 사로잡혀 내가 직접 생각을 하려하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고 있는 지금도 이어령 선생님의 생각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되었다. 이 대목은 절대로 책을 읽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Though들을 모아서 빅데이터를 만들고 그것을 분석하고 응용하는 지혜, 그것이 Thinking이라는 것이다. 지금 지의 최전선은 지금 이 곳을 말하는 것이었다.

지의 최전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편가르는 것이 아니라 사이를 결합하여,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협력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를 이끌려는 리더가 되기 보다는 일원이 되어 함께 나아가야 한다.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에서는 명쾌한 답을 얻지는 못한다. 하지만 명쾌한 문제제기를 할 뿐이다. 답을 찾고 생각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마치 지팡이를 들고 이쪽으로 가라고 지시하는 리더가 아니라, 양의 탈을 쓰고 달려가는 21세기형 지도자처럼 말이다.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은 21세기형 지도자같은 책이다. 먼저 움직이고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해주는 이어령 선생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미래가 더욱 기대됩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