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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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책을 펼친 것 같다. 한창 책을 읽었을 때는 일주일에 두 세권씩 읽었었는데 지금은 이런 저런 핑계로 책을 점점 멀리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핑계에도 나를 다시 책속으로 끌어들인 책이 한 권 있다. 바로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불안한 사람들>이다.



내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문장이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뼈가 있지만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소설인데돋 불구하고 문장 한줄 한줄을 줄치면서 읽게 된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문장이 있던 곳의 페이지를 살짝 접어 놓는데,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은 특별하지 않았던 곳을 표시해 두어야 할 정도로 그의 문장이 너무 좋다. <오베라는 남자>, <베어타운> 을 이은 <불안한 사람들> 모두 배크만스러운 문장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그런지 400페이지가 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놓지 않고 빠져들게 만든다.


"이건 여러 가지에 대한 이야기지만 무엇보다 바보들에 대한 이야기다." p15


<불안한 사람들>에서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나온다그들은 하나같이 어엿한 어른이지만 불안의 요소들이 하나씩은 있는 어른인 척하는 어른들이다불안의 이유도 다양하고 이상하지만나를 포함한 모든 독자들은 그들을 욕할 수는 없을 것이다누구나 가지고 있는 불안들이기 때문이다좋은 부모가 되지 못할까봐뛰어난 배우자가 되지 못할까봐.....실체를 드러내지 못하는 불안감들을 내가 직면할 수 없는 불안한 나의 모습들을 작가는 하나씩 끄집어내며 안아주고 이해해준다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해준다당신의 삶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반대로 내 삶이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고 지내기에...... "기회가 생길때마다 어떻게든 도우면 돼."

 

 

"딱 하나의 지독하게 한심한 발상그것만 있으면 된다." - p17이 로 소설을 이끌어간다한심한 발상새해를 이틀 앞두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작은 도시에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한다그리고 오픈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인질극이 시작된다. 6천 5백 크로나(한화 88만원)을 요구하는 어설픈 범인범인에게는 크게 관심이 없는 인질들그리고 범인보다 더 어설픈 부자경찰의 이야기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추리를 하게 되는데 가장 큰 방애물은 틀에 박힌 고정관념이다그렇다여기에서 말하는 한심한 발상은 내가 당연하다고 믿는 생각과 사회적 통념을 당연하지 않다고 믿는 생각이다.

 

"이건 은행강도아파트 오픈하우스인질극에 대한 이야기다하지만 그보다는 바보들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다하지만 그게 다는 아닐 수도 있다."

 

이 소설을 끝까지 다 읽고 다시 표지를 보면 이 표지가 얼마나 특별한지 느낄 수 있다토끼탈불꽃놀이피자오픈하우스전단지, ...... 이 소설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넣어 만든 표지라니 알고 보면 재미있는 표지이다표지를 보고 다시 책을 열어보게 만드는 책. <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코로나 시대 불안하고 우울한 시대에 따뜻함과 훈훈함을 마음속에 선물하며 나와 내 주변을 안을 수 있도록하는 책이다.

 

"그럼에도 우리 대다수는 타인으로 남고 서로에게 무엇을 하는지당신의 사람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모르고 지낸다.

어쩌면 우리는 오늘 인파 속에서 허둥지둥 엇갈려 지나갔지만 서로 알아차리지 못했고당신이 입은 외투의 실오라기가 내가 입은 외투의 실오라기를 스친 순간 서로 멀어졌을지 모른다.." -p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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