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러들지 않고 용기있게 딸 성교육 하는 법 -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의 딸의 인생을 바꾸는 50가지 교육법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성(性)'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조금은 민망해지며,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다. 한 아이까지 낳은 나이지만 아직도 성에 대해서는 움츠러들고 부정적인 이미지에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얼마 전, 딸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배웠다며, "엄마, 이 곳은 소중한 곳이라 꼭 지켜야한대~"라고 말하는 모습에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앞으로 엄마로써 어떻게 이 아이에게 말을 해야할지 걱정이 앞섰다. 이번에 출판된 손경이 저자님의 <움츠러들지 않고 용기있게 딸 성교육하는 법>은 나에게는 더 각별했다. 


딸 성교육의 핵심 키워드 '주체성'

 성교육 하면 육체적인 사랑, 과학적인 지식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민망하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성교육은 시작부터 다르다. 성교육을 단순하게 성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성 습관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갖도록 도와주고 훈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성적 자기 결정권을 훈련해야 한다고 한다. 나의 성적 행동에 대해선 나 스스로에게 결정권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의 성추문 폭로로 시작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연예계를 비롯한 각계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미투운동은 단순한 성폭력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위력에 의해 타인에게 빼앗긴 사건들이다. 이러한 일들이 특수 케이스 같지만, 생각해보면 성적인 행동 이외에도 평상시에 얼마나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내 인생이지만 나의 주도적인 결정으로만으로는 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일상적인 일들도 잘 되지 않는데, 성적인 일은 자기 결정권에 의해 된다? 어패가 있는 말인 것 같다. 자기 결정권은 성 관계 이외에도 건강한 인간관계에서 꼭 필요한 요소이고, 핵심적으로 훈련되어야 하는 분야이다. 자기 결정권이 잘 훈련이 되어야 일상 생활에서도 남의 시선보다 '나의 시선'을 우선시하는 자기 긍정의 사람이 될 수 있다.


성교육을 넘어 '젠더교육'

 여기서 말하는 젠더교육은 성에 대한 기존의 이분법적이고 왜곡된 생각을 바로 잡는 것, 여성과 남성이 상대방의 성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도록 올바른 젠더감수성을 키워 주는 것을 의미한다. 성의 역할로 아이의 가능성을 가두어 두지 않고 아이가 가진 개성을 온전히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다. 

임신했을 때가 생각났다. 아이의 성별을 알려주지 않는 산부인과 선생님께 나는 물어보았다. "선생님, 아이 내복을 조금 사놓으려고 한느데 분홍색으로 살까요? 파랑색으로 살까요?" 선생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흰색사세요. 흰색이 가장 무난해요." 우문현답이었다. 어렸을때부터 딸 아이는 분홍색으로 아들에게는 파랑색을 입히며 색깔론을 시작으로 아이의 개성을 가두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제 딸을 여성스럽게 키우는 시대는 이미 끝나가고 있다. 주체적이고, 당당한 좋은 '사람'이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자기 결정권, 주체성이 있는 딸을 키우기 위해, 올바른 젠더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성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님이 올바른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 사실 우리 가족도 젊은 부모에 속하지만, 더 나이가 있으신 부모님들은 성에 대해서 더 보수적일 것이다. 학창시절 갇혀있는 성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나의 부모님과도 터놓고 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 경험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쉬쉬하며 성을 감춰왔다. 손경이 저자의 <움츠러들지 않고 용기있게 딸 성교육하는 법> 책을 읽으며 나부터 먼저 당당하게 배워 우리 딸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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