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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의 '꽃' 중에서 -
조남주 작가는 이 시대를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몸짓에 지나지 않은 사람들을 하나 하나 불렀다. 소진, 은순, 지선, 지혜, 민정 ... ... 어린이부터 예순아홉 할머니까지 육십여명의 이야기를 모아 꽃이 되었다. 우리 주변에 흔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 나의 이야기이거나 내 주변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나를 부른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이 책의 등장인물의 하나였다. 사람들은 별일 아니라고, 흔한 일을 왜 유난이냐고 하지만, 특별한 용기와 각오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다. <그녀 이름은>
조남주 작가는 <82년생 김지영>, <현남오빠에게> 등 여러권의 소설집에서 일상 속에서 한국 여성들의 보편적인 일상을 사실적으로 잘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82년생 김지영> 소설은 출간된지 2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회자에 오르는 스테디셀러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 과거보다 여성들의 지위는 높아졌고, 목소리도 커졌다. 하지만 가끔은 성별로 편가르기하는 것처럼 지나친 경우를 많이 봤고, 어떤 경우에는 여자는 피해자인양 거짓말로 여론몰이 하는 모습은 여자가 봐도 눈살을 찌푸릴 때도 있었다. 그래서 올바른 이야기를 해도 선뜻 편을 들기보다는 한번 반문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페미니즘류의 책을 피하게 되었고, 페미니즘 보다는 양성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평등하자는 주의에 더 관심을 가졌다. 어쩌면 지금 처해있는 상황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 문제삼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혼해도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엄마가 되려고 하지 말고 너로 살아" _ p90
<그녀 이름은> 책을 읽으며 편향된 페미니즘이 아닌 여성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자라서 받는 사회적 불공평함, 누구의 아내이기에, 누구의 며느리기에, 누구의 엄마이기에 힘겨워지는 삶의 무게와 잃어버리는 나의 자리. 점점 더 귀기울여지게 되는 이유는 이러한 것들이 되물림되기 때문이다. 그냥 일상으로 넘어간다면 지금 저 침대에서 세상물정 모르고 자고 있는 딸도 이런 불편함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여성 우월주의를 꿈꾸는 것이 아니다. 지나친 페미니즘은 오히려 남성들은 역차별을 주장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불합리한 결과만 나올 뿐이다. 다만 내 딸아이가 사회에 나갔을 때 여자라는 이유로 피해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딸아이가 청년이 되어 결혼을 생각할 때에는 결혼과 육아로 인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자신있게 결혼은 좋은 것이고, 임신은 축복이니 권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사회말이다.
"내 삶과 태도와 가치관이 주변의 사람들을, 조직을, 더 넓게는 사회를 바꾸기도 한다. 책임지는 어른이 되고 싶다."_p273
작가의 마지막 말이 너무 와닿았다. '책임지는 어른' 미래를 고민하고 의심하고 질문하는 진정한 어른이 되고 싶음을 꿈꾸며 이 책을 닫았다. 다음 <그녀 이름은>에는 밝은 이야기들이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