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미 - 우리는 왜 기적이어야 했을까, 영화 트윈스터즈 원작
아나이스 보르디에.사만다 푸터먼 지음, 정영수 옮김 / 책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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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여러 번 SNS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걸 통해 이건 기적이야할 만큼의 감동을 받아본 적은 아직 없다. 프랑스와 미국, 시차가 다른 두 공간에 살던 두 소녀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감동을 SNS를 통해 경험했다. 두 사람은 26년 만에 서로를 발견하게 된 한국인 입양아, 아나이스 보르디에와 사만다 푸터먼이다.

 

친구가 보내준 한통의 사진을 받고 아나이스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과 너무나도 닮아 있는, 누군가는 두 사람은 쌍둥이가 분명하다고 말하는 한 소녀의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아나이스는 SNS를 통해 사진의 주인공인 사만다에게 연락을 했고, 연락을 받은 사만다는 처음에는 자신을 사칭하는 누군가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아나이스의 SNS를 통해 그의 사진을 보게 되고, 사만다는 아나이스에게 끌리듯 연락을 주고 받게 된다. 인터넷 전화를 통한 대화에서 그들은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을 느꼈다. 유럽으로 사만다가 아나이스를 만나러가는 여정, 유전자 검사를 통해 서로가 일란성 쌍둥이임을 확인하는 과정과 그 이후의 가족들과의 시간들, 한국에서의 기억... 어나더 미(Another me, 우리는 왜 기적이어야 했을까)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그들의 목소리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이 수많은 일들은 그들이 서로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입양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입양을 오해했던 그들의 심정은 입양에 대해 잘 모르던 내게도 충분히 흥미를 갖게 했다. 그리고 입양하는 아이를 잠시 맡아주는 위탁모의 사랑, 아이를 어쩔 수 없이 입양보내야 하는 엄마의 사랑과 아이를 입양한 부모들의 사랑 등 그 안에 보여지는 여러 형태의 사랑은 읽는 내내 두 눈에 눈물이 맺혀 있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입양에 대한 한국과 외국의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입양에 대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외국의 시선에 입양에 대해 무관심 했던 나는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사랑으로 똘똘 뭉친 우정과 가족들의 유대감도 부러웠다. 사만다에게 쌍둥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걱정해주고, 기다려주는 친구들이 있었다.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혹시 연락이 오지 않을까 마음을 졸일 때는 나도 같이 두근거렸다. 소설이라고 해도 믿어질 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놀라고, 아나이스와 사만다가 자신의 마음을 교차적으로 표현해낸 구성과 흰색과 푸른 색 종이를 사용한 감각적인 편집에 또 한 번 놀랐다.

 

아나이스에게서는 밝음과 따스함이 느껴졌고, 사만다에게서는 진지함이 느껴졌다. 아나이스를 만나기로 결심하고 나서 다큐를 준비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받는 등 행동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각각 패션과 연기라는 분야에서 예술성을 펼치며 즐겁게 활동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아직 꿈을 찾고 있는 나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여러분의 삶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며 세상 어딘가에는 위대한 기적이 존재한다는 걸 믿는다면,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을 것이다.’

 

우리의 희망은 입양인들이 스스로 정체성을 찾기까지 따라 걸을 수 있는 탄탄한 길을 닦는 것이다.’

 

그저 자신들의 행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같은 입양인들에게 힘이 되고 도움을 주려 노력하는 아나이스와 사만다를 계속 응원하고 싶다.

 

350페이지가 넘는 책이었음에도 한 호흡에 책을 읽어낼 수 있었던 건, 감격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에 대한 진실한 마음을 한 단어 한 단어에 고스란히 담아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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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은 저항이다
월터 브루그만 지음, 박규태 옮김 / 복있는사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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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은 저항이다.

 

많은 목사님들과 열심히 헌신하는 성도님들, 청년들을 보면 부끄러워질 때도 있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무런 봉사도 하지 않고 교회에 다니고 있다. 그런 내게 안식일은 진짜 쉴 수 있는, 안식하는 날이 되었다. 토요일 내내, 주일에도 하루 종일 교회에서만 지내온 내게 주어진 쉼은 꿀과 같았다. 그러다 나의 쉬지 못하는성향과 너무 많은 재밌는 것들에 대한 탐심으로 안식일을 안식일답게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났다.

 

안식일은 저항이라 말하는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스스로의 쉼을 합리화하려고 했다.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안식일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음을, 안식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면서 제대로 안식한 적 없음을 깨달았다. 안식일에 대한 어떤 준비도 없이 그저 하지 않음에서 오는 빈 시간을 안식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긴 여백을 또 다른 활동으로, 여전히 쉼 없음으로 채워가고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마찬가지였다. 애굽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쉼 없이 일하는 삶이었다. 온갖 세금을 짊어져야하는 멍에고통의 시간이었다. 하나님은 그런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켜주셨다. 하나님은 십계명을 주셨고 안식일을 지키게 하셨다. 그리고 안식일에는 만나를 거두지 않게 하셨다. ‘안식일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하며 생명을 받아들이는 것임을 알려 주셨다.

 

우상숭배도, 탐심도, 안식함으로 인하여 내려놓게 하셨다. 과중한 일에 매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계속된 강요와 경쟁에서 놓여나도 괜찮다고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안겨주는 평화를 통해 선한 열매 또한 얻을 수 있다고 하셨다.

 

하나님은 안식일을 통해 우리에게도 말씀하신다. ‘우리가 에너지를 그의 나라를 구하는데다시 집중하면 하나님이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시리라는 확신을 주신다. 안식일은 거룩해지려고, 사람이 되려고, 사람답게 살려고 시간을 들이는 것이라는 안식의 비결 또한 알려주신다.

하나님은 안식일을 통해 서로를 긍휼히 여기며, 연대하라고 말씀하신다. 우리에게 이미 필요한 것이 주어졌으니 더 이상 더 가지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신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느라 어떤 일에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삶의 패턴도 그만 두라고 하신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시편 73편의 시인을 통해 상품의 세계에서 벗어나 사귐의 세계로 나아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시인이 매혹되고 참여하려던 삶은 형통하고, 고난이 없고, 교만하고, 잘 먹어 살찌고 잘 노는 자들의 삶이었다. ‘냉소적이고 사회에 무관심하고, 유명인의 대우를 받는 자들의 삶, ‘하나님을 무시하는 건방진 자, ‘부유하고 평안한 자들의 삶이었다.

 

시인의 모습에서 나를 본 것 같았다. 세상 사람들의 잘됨을, 고난이 없음을 부러워했고, (여전히 그러하며) 잘 노는 그들의 모습이 즐거워보였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은 건 아닐까 의심하며, 나도 그저 부유하고 평안하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그는 이런 것들을 곱씹어 본 뒤에, 성소에 들어간 뒤에, 이런 방식이 세상에서 아무런 힘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자신이 그야말로 완고한 자였음을 깨달은 뒤에야 이 같은 생각들을 멈춘다.’ 그리고 이렇게 외친다.

 

하늘에서 주 외에 누가 내게 있으리요, 땅에서는 주밖에 내가 사모할 이 없나이다.’73:25

 

안식의 시간을 보낸 후의 내 모습이 이런 모습이길 바란다. 하나님보다 사랑하는 것들을 내려놓고, 새로운 문화들이 가져오는 욕구가 아닌, 하나님만을 향한 욕구. ‘안식일은 거룩해지려고, 사람이 되려고, 사람답게 살려고 시간을 들이는 것이다, 안식일은 참된 정체성을 우리 안에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다라는 이 책의 구절을 신뢰하며 나의 안식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

나의 결론은 아직 좀 더 많은 안식일을 보낸 후에야 날 것 같다. 하지만 주께서 계속 해서 나를 붙들고 계심을 기억하며 오늘도 한 발짝 주님께 가까이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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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하나님은 어디 계셨는가 - 세월호와 기독교 신앙의 과제
박영식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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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하나님은 어디에 계셨는가? - 박영식 저/ 새물결플러스

 

작년 416,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그 일에 대해 좀 더 많이 알아야겠기에, 더 슬퍼할 시간이 필요했기에 많은 책을 샀고, 관련 글을 읽고, 사진을, 사람들의 모습을 보려 했다. 나는 그날 하나님은 어디에 계셨는지, 왜 번쩍 그 배를 들어 올리시지 않았는지, 왜 아직도 그 사건을 해결해 주시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은 그런 내게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해줬다. 아직도 의문이 남아있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을 소망하게 해주었다.

저자는 고난에 대한 저서를 두 번 썼다. 처음에는 학술서 같은 책이었다면 이번에는 본인의 목소리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여러 작가들의 책을 읽으며 세상의 부조리함을 살펴보았다. 그러다 어머님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되새겼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고, 그분의 고난과 죽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책은 세월호 이후의 신앙에 대해, 신학에 대해 말한다.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신정론과 예정론, 하나님의 전능과 하나님의 약함, 고통과 고난의 의미, 하나님의 자유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전개되고 있어 이해에 도움을 준다.

 

신학을 제대로 공부해본 적이 없는 평신도인 내게 주석이 많은 이 책이 쉽게만 느껴지진 않았지만, 책을 읽으며 고통에 함께 아파하시고, 스스로 사랑이신 하나님을 다시금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하나님의 약함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에서 하나님은 본능이신 사랑을 보여 주시기 위해 창조도, 우리를 향한 역사도 행하신 분, 그리고 행하시는 분이시라는 걸 알았다. 전능하시지만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해 스스로 피조물의 형상을 하신 분, 기꺼이 약해지신 분이시라는 것도. 고난에 동참하시고, 새롭게 변화시키는 소망 가득한 하나님이시라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자유의지를 주장하며 제멋대로였던 그저 피조물에 불과한 나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내가 가장 집중해서 본 부분이다. 하나님에 대한 여러 의문들, ‘하나님은 왜 침묵하시는지, 악인은 왜 형통한지, 하나님이 전능하신지,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난이 묻고 신앙이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나의 챕터이지만 앞에 나온 본문의 핵심을 짚어주는 부분이므로 꼭 읽어보길 권한다.

 

책을 읽은 후 저자의 여는 말맺음말을 다시 읽어 보았다. 그 중 두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는 더 이상 하나님의 뜻을 내세워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하나님은 인간에게 책임을 물으시는 분이시다. 참 신앙은 하나님 앞에 인간을 세움으로써 인간을 보다 책임 있는 존재로 만든다.

 

그 누구도 타인의 고통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고통을 서로 나눌 때, 우리는 적어도 홀로 버려진 고통에서 만큼은 해방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고통에만 집착하면 탈출구를 발견할 수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며 그들과 연대할 때, 우리는 고통 중에도 숨 쉴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책임 있는 신앙, 그리고 고통을 서로 나누고 연대하는 데서 오는 해방을 하나님과 함께 누리고 싶다. 아직도 주저하고 있는 내게 하나님은 또다시 괜찮다 하시는 것 같다. 그분의 사랑이, 그 기다림이, 한없는 그 사랑이 절절히 느껴진다. 그리고 이제야 알게되었다. 그날 하나님은 거기에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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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돌려드립니다
권일한 지음 / 좋은씨앗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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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야 하는 지에 대해 혼란스러웠다. 섬기라, 복종하라 하시는 하나님이 불편하게 느껴졌고, 더 이상 그 십자가는 지고 싶지 않다고 여겨졌다. 그러면서 다른 책을 찾고 새로운 문화를 접해가면서 기독교를 반박하는 논리에 무릎을 꿇었고, ‘화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모래 위에 세운 믿음이 무너져버려방황, 아니 반항을 했다.

 

고난주간에 만난 이 책은 그런 내가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만나고 싶게 만들었다. 하나님을 만나는 가장 좋은 통로인 성경을 나에게 돌려준다고 했다. 나는 성경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았기에 돌려받았다 말하긴 부끄럽지만, ‘나의 사랑하는 책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읽고 계시던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이제는 그렇게 지켜보기만 하던 신앙인이 아닌 내가 직접 하나님의 꿀송이 같은 말씀을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이 온 신경세포 곳곳에 심길 때까지.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는 오랫동안 독서모임을 지도하고, 성경 공부 모임과 큐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나의 모습처럼 그저 어린 시절부터 무덤덤하게 습관적으로 교회를 다녔다. 성경말씀을 읽던 중 하나님을 만나면서 책벌레가 되었고, 이제는 어떤 책보다도 마음을 움직이고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책 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삶을 통해 신앙을 교육하려는 마음도 가지고 있다.

 

책은 4장의 챕터와 장 표시가 없는 한 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 우리는 왜 성경을 빼앗겼는가? 2- 성경, 하나님이 들려주신 언약 이야기, 3- 성경, 이렇게 읽어라, 4- 공동체에 서로 말씀을 나누라책벌레 선생님과 함께 성경 읽기이다. 챕터만 놓고 보았을 때는 그냥 단순하게 성경 말씀을 읽게 도와주는 책이구나, 빠르게 읽어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펼치고 서문을 읽고 첫 장을 보면서, 이 책이 쉽지만 쉽지 않은, 정독하지 않을 수 없는책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성경과 멀어지게 만드는 사탄의 전략을 소개하는 1장에서 내가 사탄에게 당하며 하나님을 잃어가고 있었음을, 그리고 이것이 나의 죄였음을 고백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는 공동체에 마음을 쏟지 못했던 건 나 자신이었는데, 환경을 탓하며 성경을 읽지 않았고, 그렇게 하나님을 멀리하고 있었다.

 

언약을 기준으로 구약과 신약을 함께 소개하는 2장도 정독하며 읽었다. 하나님과 맺은 언약의 시작을 알려주는 모세오경과 복음 공동체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보여주는 사복음서를 묶어 언약 공동체를 형성하는 이야기로 소개했다. 언약이 이어지는 역사를 보여주는 역사서와 사도행전'도 좋았다. ‘언약 공동체에 들려주신 이야기인 시가서와 서신서는 그저 어렵게만 느껴졌던 시가서와 서신서가 우리 삶의 이야기이자 공동체가 함께 읽어나가야 할 책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언약 공동체에 대한 심판과 회복이라는 주제로 묶음 선지서와 예언, 요한 계시록에서는 하나님을 멀리한 공동체에게 내리시는 심판과 그러나 언제나 회복케 하시는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을 기억할 수 있었다.

 

성경을 읽는 법을 알려주는 다음 장을 읽으며 세포 하나하나를 전율케 하는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만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다. 하나님을 알기 원했지만 어찌할 바를 몰랐던 내게 성경을 통해 만나주시겠다는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하나님이 누군신지 더 잘 알게 되, ‘기쁘게 그분을 섬기게 되기를 소망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읽고 묵상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각자에게 다르게 역사하시는 분이므로 나에게도 다가와 그 음성 들려주실 하나님을 기대한다.

 

성경을 읽을 때 필요한 지침들도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다. 더 깊이 있게 성경을 읽어야 함도 깨달았다.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하고, 성경이 기록된 시간과 공간을 이해하고, 나의 관점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질문하며 읽고, 내용에 맞게 끊어 읽어야 한다. 그렇게 읽어가며 길러질 깊이와 넓이를 소망하게 되었고, 알고 닮아갈 하나님의 성품을 기대하며, 그렇게 내게 성경을 가까이 할 수 있게 도우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이 이미 함께 하시는 것 같다. 성경은 그냥 내가 읽기만 하면 역사한다고 생각했는데, 주님의 도우심이 필요함을 알고 겸손해져야함도 깨달았다.

4장은 공동체에서 서로 말씀을 나누라는 제목의 4장은 내게는 가장 어려울 것 같다. 많이 읽고 접하려 하지만 혼자 할 때가 많고, 나눌 이는 없다고 여겨졌는데, 스스로 모임에 참여하고 계속해서 하나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혼자 자랄 수 없는 포도나무에 붙어 함께 자라가는 그리스도인이므로 공동체 안에 속해 열매를 맺어가고 싶어졌다. 이 챕터를 읽으며 불편했던 내 마음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큐티를 나눠주는 자매를 통해 편안해졌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공동체 나눔이 오늘 이 아침에도 일어나고 있었구나 싶어져서 기뻤다.

 

5장이 아닌 책벌레 선생님과 성경 함께 읽기라는 이름의 챕터는 짧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서신서, 이야기, 시 등 다양한 형식을 가진 성경을 형식에 맞게 읽도록 소개하고 있다. 형식에 따라 중요한 말씀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따로 장 표시를 하지 않은 것은 이 부분이 또 다른 한 권의 책이어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다윗의 이야기나 포도원 주인의 비유와 같은 말씀은 알고는 있었지만, 깊이 알지 못했다. 그래서 내용을 분석하며 읽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 한권을 준비하고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아니시더라도 그런 책을 만들어 주시면 나처럼 말씀을 깊이 묵상하기 어려운 평신도들에게 너무 좋은 길잡이 책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성경을 잃어버린 시대, 잃어버린 보화를 찾을 수 있는 지도가 여기 있다!’라고 쓰여 있다. 나는 지도를 모으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여행지에 가면 그 곳의 지도를 꼭 사오고 그 지도를 보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가보지 못한 곳을 언젠가는 꼭 가보리하기도 했다. 지도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그 지역에 직접 가서 지도를 펼치지 않으면 지도가 소용이 없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을 지도 삼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성경을 읽어야 한다. 너무 좋은 지도이지만, 하나님이 숨겨주신 보화를 찾으려면 성경을 읽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전도서 기자는 인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창조주를 기억하라고 말한다. 자끄 엘룰은 이렇게 말했다. “너의 창조자를 기억하라이지 그를 경배하라, 그를 섬기라, 그에게 복종하라가 아니다. ‘기억하다이다.하나님은 노발대발하여 우리를 찾아와 자신을 강요하거나 억지로 복종케 하지 않으신다. 그렇다 하나님은 숨어 계시며 안내하신다. 그분은 문 밖에 서서 두드리신다. 그 이상으로 행하지 않으신다. 기억하라.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야 할지, 방황하고 반항했던 내게 하나님은 이렇게 또 조용히 찾아오셨다. 이제 그분을 더 깊이 만날 때다. 잠잠하게 하나님의 말씀 안으로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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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을 마주하며 - 애도와 멜랑꼴리의 정신분석 멜랑꼴리의 검은 마술을 읽고

 

꿈 분석을 받으면서 심리학에, 정신 분석학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책담의 신간이 이 책임을 알았을 때, 바로 읽고 싶어졌었다. 책을 받기 전 나는 이 책이 꿈을 꾸고 분석하는 방법, 꿈이 의미하는 것 등 꿈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설명이 들어간 책이려나 생각했었다. 책을 받고 이 책을 훑었을 때, 많은 표와 도식들에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다.

 

책은 나의 예상과는 달리 애도멜랑꼴리의 비교, 양가감정을 가져오는 여러 가지 이유들, 리비도의 투자 등 생각보다는 어려운 심리학 용어들이 가득했다. 나는 이런 객관적이고 어려운 내용은 맞지 않을까 생각하며 책을 읽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 책은 왠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내가 멜랑꼴리 환자는 아닐까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나갔다. 여러 새로운 용어들에 혼란이 오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지만, 강의로 이루어진 책이라서 그런지 흐름이 좋고, 하나를 이해하면 다른 하나의 개념을 다시 이해하는 식으로 되어 있어 초심자인 나에게도 이해가 잘 되었다.

 

얼마 전 꽤 깊이 애착하던 사람에 대한 상실을 경험한 이후라 애도에 대한 내용도 내게는 많이 공감이 되었고, 나의 리비도 투자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같다. 나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눈, 내가 어느 곳에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내게는 조금 어려웠지만 이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개념을 하나하나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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