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크리스천
데이브 톰린슨 지음, 이태훈 옮김 / 포이에마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불량 크리스천으로의 초대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다가 신앙에 대한 회의, 하나님에 대한 의심이 싹텄다. 신앙의 길에 들어서자마자 시작한 여러 사역들에 지쳐있기도 했다. 내가 믿는 하나님이 하나님 모습의 전부일까 생각하게 되었고, 하나님이 진짜 계시기는 하는 건가 고민도 했었다.

 

1년 정도 교회 사역을 쉬기로 했다. 여러 교회 밖 활동과 지속적인 신앙서적 읽기, 나 자신을 찾기 위해 상담도 했다. 1년이 거의 끝나가는 이 가을에 불량 크리스천을 만났다.

 

교회에서 사역도 하지 않고, 가끔 교회에 나가지 않고, 하나님을 부정하기도 했던 나였다. 저자가 만났던 교회에 나가지 않는사람들처럼 쭈뼛거리고, 자신이 기도를 해도 될까 생각하고, 죄책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내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은 너무 귀했고, 그 예수의 길 또한 믿어졌으며, 예수 그리스도처럼 강단 있고, 정의를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가는, 사랑을 실천하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픈 열망이 있었다. 물론 누구 하나 교회 활동에 소홀해 졌다고 직접 와서 이야기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혼자서, 찔렸다.

 

저자는 10년 동안 런던 교외의 홀리 조스라는 교회에서 목회를 했다. ‘기독교의 편협한 태도와 행동 제약을 받아들일 수 없던 그가, 불만을 품고 교회를 떠난 사람들을 위해 세운 교회였다. 모임의 장소도 영국의 술집인 펍(pub)이었다. 현재는 제도 밖에서, 제도 속으로 들어가 세인트 루크 교회를 섬기고 있지만 신앙에 대한 그의 넓이를 느낄 수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 또한 고아와 과부, 가난한 자들과 함께했다. 율법과 제도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방식을 따르는 사람들을 제자라 하셨다. 교회 안에 있든, 교회 밖에 있든 창조주 하나님이 지으신 사람들 중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가는 자들이 그 길의 사람들이다. 그 길의 사람인 저자는 함께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나도 조금은 불량해 보인다고 느껴졌다.

 

신앙을 지키고 종교를 버리는 법, 교회 가까이 가지 않으면서 하나님을 찾는 법, 천국 가는 길을 닦는 법, 영혼으로 생각하는 법, 죽음이 찾아오기 전에 진정 살아 있는 것처럼 사는 법, 자신을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 가장 나다운 내가 되는 법, 불량 크리스천이 되는 법 등 불량크리스천이 되기 위한 다양한 항목들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명쾌하고 속 시원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챕터이자 나가는 말인 불량 크리스천이 되는 법에서 저자는 불량 크리스천으로의 초대를 선언한다.

 

나는 불량 크리스천이다. 인생의 어려운 질문들에 답을 내놓기는커녕 갈수록 그런 질문이 쌓여만 간다. 흔들림 없는 신자이기는커녕 자주 의심한다. 교회와 기독교에 관한 모든 것을 좋아하기는커녕 그것들로 인해 절망할 때가 많다. ... 하지만 나는 예수라는 인물에게 사로잡혔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원래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은 그 길의 사람들이라 불렸다. 그들은 예수가 가르치고 몸소 보여주신 그 방식대로 사는 사람들이었다. 처음 예수를 따랐던 사람들이 어릿광대들처럼 예수님을 오해하고, 경솔한 말을 하고, 서로 다투고, 깨어 있어야 할 때 잠들고, 계속해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도 마음에 든다. 그래도 그들은 계속 예수를 따랐다. 그래도 그들은 계속 예수를 따랐다. 이 사실이 내게 희망을 준다. ... 내게 하나님을 결정적으로 드러내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 내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분의 성품과 열정을 명백하게 나타내시는 분은 예수님이시다. ...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면

당신도 나처럼 비틀거리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축하한다!

당신도 불량 크리스천이다!’

 

이 책에 대해 궁금하다면, 저자의 초대장인 나가는 말을 먼저 읽어보길 바란다. 그 후 불량 크리스천으로의 여정에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이 든다면 저자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담긴 추천의 글과 책의 각 챕터를 읽어 나가면 좋을 것이다. 책은 가볍고 작지만, 내용은 심히 무겁고 방대하므로 필요할 때마다 주제를 찾아가며 읽기를 권한다.

 

불량 크리스천으로의 여정을 나는 이미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제대로 '불량 크리스천'으로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량하지만 불량하지 않은 크리스천의 길을 계속 걸어가는데에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1년이 거의 끝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이지만 나의 신앙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 시간이 좋다. 이 책을 만나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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