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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 충동에 사로잡힌 이들을 위한 처방전
저드슨 브루어 지음, 최호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평점 :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The Craving Mind 생각까지 중독이 될 수 있다 북리뷰
최근에 읽은 책, 저드슨 브루어(Judson Brewer)의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단순히 술, 담배, 도박과 같은 중독만 다루지 않습니다. 원제 “The Craving Mind”는 직역하면 “갈망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반복적으로 집착하는 욕망이 어떻게 뇌 회로를 바꾸고 결국 중독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합니다.중독의 본질: 도파민과 습관의 덩어리
브루어는 도파민이라는 뇌 화학물질이 보상과 기대를 연결하는 메커니즘을 상세히 다룹니다. 작은 쾌감이 반복될수록 뇌는 그것을 학습하고, 결국에는 자아의 일부처럼 굳어져 버립니다. 앨런 와츠가 말했듯, “자아란 습관의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문장이 책의 핵심 메시지와 닿아 있습니다.
책에서는 “상처를 긁으면 상처가 낫지 않는다”는 페마 초드론의 말도 인용합니다. 중독에 굴복하는 행위는 상처를 반복적으로 긁는 것과 같다는 비유가 마음에 크게 와닿았습니다.다양한 학자들의 통찰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는 저자가 다양한 사상가와 학자들의 연구를 폭넓게 소개한다는 점입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flow)의 개념을 통해 중독과 집중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B. F. 스키너: 보상과 학습의 조건화를 통해 중독 패턴을 분석합니다.
대니얼 카너먼: 빠른 사고(시스템 1)와 느린 사고(시스템 2), 그리고 전전두피질의 역할을 연결합니다.
에크하르트 톨레: “생각 자체가 가장 강력한 중독”이라는 날카로운 통찰을 전합니다.
또한 그리스인 조르바의 삶, 커트 보니것, 요기 베라, 나심 탈레브의 인용은 학문과 문학, 철학을 넘나드는 깊이를 더해줍니다. (가장 느낌이 왔던 책은 그리스인 조르바 입니다.현재까지 저에게)마음챙김과 호흡, 치유의 시작
브루어가 제안하는 해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바로 마음챙김(mindfulness)입니다.
초보 명상가와 숙련된 명상가의 뇌 활동을 비교했을 때, 후대상피질(PCC)과 내측 전전두피질의 활동 감소가 관찰되었다는 연구를 소개합니다. 즉, ‘있는 그대로 보기’가 중독 회로를 끊는 첫걸음이라는 것입니다.
팔리어 초기 경전인 안반수의경의 호흡 명상 구절도 등장합니다. “길게 숨을 들이쉬며 내가 길게 들이쉰다는 것을 알고, 길게 내쉬며 내가 길게 내쉰다는 것을 안다.” 단순한 호흡 관찰이 집중력과 자기 통제의 근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단순히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 SNS, 심지어 ‘생각’에까지 중독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마음챙김과 호흡, 자각이라는 실천적 해법을 제시합니다.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무의식적인 갈망에 내어주고 있었는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중독을 벗어나는 길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작은 순간의 알아차림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