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인 더 스쿨 라임 어린이 문학 46
오선경 지음, 불곰 그림 / 라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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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

수민이는 화살이 되었고

서희는 곧장 활시위를 당겼다.

나연이는 기꺼이 과녁의 자리에 섰다

내게도 선택의 순간이 왔다.....


<정글 인 더 스쿨> 이라는 말은 초등학교 교실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빗대어 말한다. 얼마 전 핫하게 떴던 드라마의 제목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반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아이가 게임을 만들어 반에서 누구나 그 아이를 괴롭힐 수 있는 빌미를 만드는 이상한 게임이었다. 비록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였지만 끔찍한 고통을 받는 아이가 너무 힘들고 괴로워보였다.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교실에서의 생활이 무척 궁금해졌다. 학교생활의 이야기가 부쩍 줄어든것도 그 이유중 하나지만 친구들사이에 권력구조가 이루어지고 은근한 왕따가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기도 해서이다. < 정글 인더 스쿨>은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 지역에서 선생님을 하고 계시다고 해서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교사로 16년째 근무하고 있는 작가는 생활부장을 맡아 학교 폭력 실무를 담당한 경험이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녹아 글 속의 몇몇 장면은 실제 있었던 사건의 하나이기도 한다는 소개 글에서 마음이 덜컥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차분히 글을 읽어간다.


 

주인공 다인이는 새학년이 되는 날 6학년 1반의 전학생이다. 반의 학생수가 스물일곱으로 묻혀 살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존재감 없이 있는 듯 없는 듯이 지내고 싶은 것이다. 교실 속 정글에는 세부류의 아이들이 있다. 사자와 같은 누가 봐도 강자인 아이 곁에는 가만히 있어도 애들이 모여든다. 그 사자가 바로 이서희다. 그리고 사자의 기분이 좋은지 살피며 늘 사자곁에 맴도는 하이애나들이 두번째 , 그리고 나머지는 언제 사냥감이 될지 모르는 임팔라와 얼룩말 같은 초식동물이다. 초식동물들은 최대한 사자와 하이에나를 피하거나 부딪히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 글을 읽고 보니 나의 아이는 초식동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날 소은이의 우유사건이 터지고 피나연이라는 아이가 눈에 띄게 된다. 소은이 옆에 있던 피나연은 반에 있는지 없는지 존재감이 없고 질문에도 단답형으로 대답한다. 그때 다인이는 생각한다. 생동감 넘치는 정글에서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 모를 선인장 같고 황폐한 사막같이 스스로 혼자이길 선택한 아이가 바로 피나연이다.

바로 이거나 내가 그토록 바라던 모습!

'그래 , 오늘부터 피나연은 나의 롤 모델이다'

피나연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는 아이들도 있다. 바로 사자와 하이에나들이다. 그날 후 피나연은 그들의 표적이 되고 체육시간 바로 실행에 옮긴다. 피구시간 사자인 서희와 수민이를 시작으로 모두 피나연을 향해 공을 던지기 시작한다.다른 아이들도 사자와 하이에나들의 눈치를 보며 피나연에게 공을 던진다. 이후 서희 일당의 아이들은 피나연을 더 교묘한 방법으로 괴롭힌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다인은 더이상 모른척 할 수 없어 담임에게 익명의 투서를 보내게 된다.


 

 

서희는 활시위를 당겼고 수민이는 화살이 되었으며

피나연은 기꺼이 과녁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트가 되고

나에게도 선택의 순간이 왔다.

나에게 공이 왔다.

나에게도 선택의 순간이 온 것이다.

이 상황이 다들 괜찮은 건가?

아니면 괜찮지 않지만 아무말 못하는걸까?

p.36

학교가 사회의 축소판이라고도 한다. 우리 아이들은 그 축소판의 사회에서 과연 어떤 것들을 배우는 걸까? 친구라는 이름의 동갑인 아이들과 서로서로 관계를 맺고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들을 배울 것이다. 하지만 그 관계속에서 잘못된 누군가의 판단으로 누군가는 왕따가 되고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힘을 갖게 되기도 한다. 아이가 학교에 가면 제일 먼저 걱정되는건 공부보다 친구들과의 관계다. 또래집단이 형성되는 고학년의 경우는 더 그러하다. 누군가 어려움을 겪는걸 보면서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들이 결국은 교실속의 외딴섬을 만들게 된다.

<정글 인더 스쿨>은 학교생활에서 누구나 언제든지 경험할 수 있는 갈등속에서 현명하게 해결해 가는 방법을 배울수 있는 책이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어도 좋을 책이다.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에게 다인이처럼 용기내어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고 어떻게 하면 그 상황을 이겨낼수 있는지 배울수 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꼭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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