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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행운을 줄게 ㅣ 스토리블랙 4
방미진 지음, sujan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0월
평점 :
시선을 사로잡는 책의 표지와 내용을 알 수 없는 의미심장한 그림은 이책이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없게 한다. 그래서 더 끌리는 책이다. 방미진 작가의 이력답게 흡인력은 금새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책을 읽다가 느낀건데 초3학년이 보기에는 좀 무섭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을 그린 sujan은 내용과는 달리 원색에 가까운 예쁜 컬러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의 눈매나 미소가 더욱 으스스한 느낌이 강하다. 학교괴담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요즘 많다. 작가의 책 중에도 <괴담>이라는 책이 있었다. 우리가 어릴 때 들었던 분신사바와 행운의 편지, 그리고 학교에서 일어 날 만한 괴담이 이 책의 주 내용이다. 학교 다닐 때 분신사바 정도는 다 해 봤을거다. 실제로 해 보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괜히 심장이 두근거리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실제로 귀신을 진짜 불러 내서라기 보다는 긴장되는 분위기가 묘한 느낌을 갖게한다.
웅진주니어에서 출간되는 스토리블랙 시리즈의 네번째 책 <너에게 행운을 줄게>는 제목만 들어서는 굉장히 밝은 이야기 일 듯 하지만, 책을 펴는 순간 기대감은 곧 긴장감과 호러물로 바뀐다. 누군가의 머리카락으로 장식된 그림만으로도 오싹한 기분이 든다.
˝나한테 행운이 찾아왔어.
그런데 ....너무 무서워!˝
행운으로 포장된 악의, 부러움 뒤에 가려진 시기심,
선의를 가장한 함정.....
아이들은 친구와의 관계에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하나둘 기분 나쁜 일에 휘말린다.
빈교실에서 춤을 추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친구의 이야기에 빈교실에서 춤추는 유빈이, 정체모를 소리에 사로잡힌 나래, 반 아이들에게 소외 될 까봐 왠지 소름 돋는 아이로 변해가는 승애의 이야기까지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본 듯한 이야기와 우리의 내면속의 두려움을 살짝 건들어 주며 동심의 경험을 생각나게 한다. 이들의 일은 과연 누구의 소행일까? 정말 귀신일까?
초등학교 땐 학교의 과학실이 그렇게 무서웠는데 그 땐 왜 그랬는지.. 과학실에 가면 동물의 표본이나 과학실에서 나는 쾌쾌한 냄새들이 기분을 오싹하게 하곤 했다. 또 밤 12시에 칼을 입에 물고 거울을 보면 미래의 남편을 볼 수 있다는 정말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돼는 기괴한 소문에 휩쓸릴 때 가 있었다. 첫번째 이야기에 나오는 유민과 지연 또한 서로 경쟁하고 누가 더 예쁘고 매력이 넘치는지 시기와 질투로 친구를 미워하게 된다. 자기의 얼굴이 점점 밋밋하게 보이고 공부도 그저 그렇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유민이는 우연히 빈 교실에서 이상한 춤을 추고 있는 지연을 보게 된다. 눈에 틔는 아이를 이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유민이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지연의 말에 빈 교실에 들어가게 된다. 유민이는 친구의 말처럼 소원을 이루게 되었을까?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웃지도 말고 율지도 말고 움직이지 마.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움직였다. 내가 그대로 멈추라고 했잖아
친구야 오랜만이야
너에게 행운을 줄게.
이 편지를 7명의 친구에게 보내 .......4일 안에
학창시절 한 번쯤은 받아보고 또 보내봤을 ‘행운의 편지‘ !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했다는 이 편지의 서두를 시작으로 4일 안에 7명에게 행운이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보내라는 글로 마무리 된다. 처음 그 행운의 편지를 직접 받았을 때는 ‘뭐야.. 이런 거짓말 같은 말이 무슨 행운을 준다는 거야?‘ 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글을 천천히 읽어 보면 정말 편지를 쓰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때는 핸드폰이 없을 때라서 직접 손으로 편지지에 꾹꾹 눌러서 썼던 기억이 난다. ‘진짜 행운의 편지‘-행운이라는 이름의 불운과 편지처럼 소박한 악의를 띤 이 행운의 편지가 시작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2반 해지의 반에서 부터 였다. ‘친구야‘ 라는 말로 친근하게 시작하는 편지지만 행운의 편지는 친근하지도 그리고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고 끔찍했다. 지금은 중학생으로 뿔뿔이 흩어졌지만 3년전 끔찍 할만큼 불길한 아우성으로 가득 찬 교실과 광기로 곤두선 아이들과 아직도 그 일과 관련이 깊고 행운의 편지에 목숨을 걸고 있는 노정이라는 친구 그리고 6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의 금기어 다인이의 죽음.
˝행운이 오면 좋은 거 아냐? 그래서 나는 너한테 보냈는데 .˝
˝불운은 다인이한테 다 주자. 어차피 재수 없는 애니까 다인이 다 가져가는 거야. ˝
처음 해지에게 행운의 편지를 보낸 사람이 노정이었고 그 편지를 처음 접했을 때 불쾌한 기분을 선명히 기억하는 해지는 친구가 보낸 편지에 당혹과 배심감이 가득하다. 그리고 계속 해지를 미행하는 수상한 여자 아이는 누구일까? 그리고 이 행운의 편지는 끝은 있는 걸까? 책을 읽는 내내 친한 친구까지 서로 믿지 못하고 행운의 편지를 받지 않기 위해 친구를 버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갑고 현실감이 느껴졌다. 서로가 어리석은 선택이라는 걸 아면서도 이 악순환을 해결 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결국 모든 친구를 차단하고 핸드폰을 없애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해지의 모습은 내가 해지 엄마라면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사실 이책의 연령은 초3이상으로 되어 있지만 아이에게는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겁이 많은 아이들은 조금 더 기다렸다 보는 것을 추천한다. 미스터리와 공포물을 좋아하는 작가답게 글의 내용이나 주제 자체가 아이들이 약간의 공포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행운을 준다는 말을 진짜 믿는 것이 아니라 행운의 편지를 보내지 않았을 때 닥칠지 모르는 불운이 더 무서워서 아이들은 편지를 보냈을 것이다. <너에게 행운을 줄게>는 무섭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 있을 법한 우리 아이들의 시기와 질투 그리고 친구들의 무리에서 이탈하고 싶지 않은 속 마음들이 잘 들어나있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건지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준다. 친구와의 고민과 관계에서 우리 아이들이 고민하고 실제로 겪을 수 있는 내용이라서 책을 통해 자신과 친구의 입장을 이해하며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