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딸들
D. H. 로렌스 지음, 백낙청 옮김 / 창비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로렌스의 단편소설, 전에 '챠탈레부인의 사랑'을 읽으며 매료되었던 터라, 기대감에 부풀에 읽었다. 역시나 너무 반갑다. 그의 출신이 광부의 아들이어서 그랬을까. 그의 소설은 계급적인고 물적인 토대를 비껴가지 않고 벗어나지 않는다.

하층 계급의 자의식을 가진 자와, 상층 계급의 하층계급에 대한 계급적 적대감이 현실에서 부딪치는 것이 그의 소설의 주요 동력이다. 그는 출신 계급으로부터 출발하는 의식을 쉬이 무마시키거나 덮어두지 않는다. 소설은 그 계급적,신분적 차이에서부터 출발하고, 그 계급적 차이를 쉽게 화해하지 않는다.차라리 상층이 하층에 동화되어 가는 것으로 귀결되기도 하는 듯하다.

그는 노동자 계급의 건전성을 옹호한다. 그것은 성적인 우월성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건강한 노동의 육체미로 형상화되거나 미회되기도 한다. 그가 그리는 상층계급은 위선적이고 무기력하다. 뭔가 기운을 가지고 있는상층의 여자는 상층계급사회의 그런 위선과 무기력을 수긍하고, 하층의 자의시 강하고 합리적이고 실증적인 남자에게 매료되는 것이 주요 모트브이다. 그런 줄거리로 빚어내는 그의 문체는, 문체 자체가 그 둘 사이의 차이와 대결인듯이 느껴진다.

목사와 딸들은, 한 문장을 읽는 것 만으로도, 그 한 문장에 작가의 온 시선과 주제의식이 담겨있어서 행복하다. 그러면서도 타협하지 않는 현실의 삶의 지향을, 소설가가 어떻게 문장으로 드러낼수 있는가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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