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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 상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라는 부제를 달고 등장한
이 소설,
<응답하라,
1994>와 약간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 제목이다.
90년대 청춘의 시기를 보낸
나였기에 어쩌면 제목이 주는 느낌이 낯설지 않았는지도...
저자의 네이밍이 독특하다. 용감한
자매??
오래전부터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를
써왔는데 올해부터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하기로 한 까닭은 다름아닌 빼어난 외모 탓이라고 하는 엉뚱하고도
정말이지 용감한(?) 자매인 듯하다.
20년 전 '줄리아나'라는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좀 놀았던 다섯 대학생,
진희, 은영, 세화, 정아,
지연의 청춘 이야기와 그녀들의 현재 이야기를 넘나드는 솔직, 발랄한 이야기로, 현재 그녀들이 겪고 있는 주부의 삶, 결혼에 권태를
느끼는 삶, 노처녀의 삶 등 나름 파란만장함 또한 녹아들어 있다.
화자는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이후
남편과의 관계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지연,
지연은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는
여자로, 결혼생활에 한껏 권태를 느끼고 있다.
그러던 2013년,
문학 소녀 송지연이 썼던 책
<줄리아나 1997>을 추천한 유명한 재즈 여가수 덕(?)에 지연은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다.
그것을 계기로 만난 남자,
진수현은 유명 남성 패션잡지 편집장인데,
자신을 누나로 부르며 서서히
다가오는 이 남자에게 점점 마음이 사로잡힌다.
지연의 친구 정아는 진수현이
선수인 것 같다며 조언을 하지만
지연의 마음은 이미 수현에게
빼앗긴 상태..
문자로 마음이 오가고 점점 생활
깊숙이 서로에게 관여하며
둘만의 은밀한 정사 장면까지
디테일하게 묘사되고 있다.
글쎄, 둘 다 거리낌없이 사랑을
즐길(?) 수 있는 쏠로들이라면
그런 장면에 나 역시 가슴이
콩닥거릴지 모르겠으나
둘은 엄연한 불륜...그냥,
영화나 막장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 건, 내가
너무 폐쇄적이어서일까?^^
이십대 초반 그야말로 우리나라
최고의 여대 이화여대를 누볐던 다섯 언니들의 청춘과
현재 41살의 여인으로 살고 있는
자칭 오자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얽힌 남자관계로 인한
질투, 부부의 불륜...
어쩌면 권태로운 결혼생활에
불륜이란 것은 또다른 신세계로 다가올 수 있으나
그것이 로맨스로 치부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일탈은 그저 말
그대로 일탈일 뿐이기에..
일탈이 일상이 될 수 없기에..
하지만 막장 아침 드라마가
전하는 중독성을 맛보듯
이 책 역시 한장한장 흡입력 있게
읽어 내려가긴 했다.
어쩌면 내가 주인공들의 나이와
같기에 더욱 그들을 마음 일부를 공감할 수 있었을지도..
앞으로 지연과 수연은 어떤
만남으로 이어질지
화자인 지연 역시 궁금하다는 말을
남기며 끝맺고 있다.
나 역시 이 둘의 위태로운 사랑의
미래 진행 상황이 궁금해진다..
어찌되었건 발칙하고 아쌀한
이야기로 한여름 더위를 잊고
잠시나마 나의
1997년,
그때의 청춘시절을 희미하게
떠올렸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