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팔아라
최준식 지음 / 시공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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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을 넘어선 한국 비판에 앞장서는 행태를 ‘문화천민 의식’이라고 일갈했던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사계절)의 지은이 최준식 교수(이화여대)가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 안으로는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밖으로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알리자고 제안한다.

한국인이 자신을 지나치게 매도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경외하는 것은 모두 한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지의 소산일 뿐이라고 냉정하게 지적하는 행동하는 인문학자 최준식 교수는 최근 나온 책 「대한민국을 팔아라」(시공사 펴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우리 사회를 대 혼란에 빠뜨린 가장 큰 이유는 전 국민을 하나로 묶어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징이나 영웅, 또는 한국적 이미지의 부재라고 말한다.

이것이 정리되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경제 개발도, 올바른 정치 문화의 정착도, 진정한 교육 개혁도 가능치 않다고 그는 잘라 말한다.

사실 한국에 대한 밖에서의 이미지는 개고기나 분단국가, 김치 등 단편적인 것이 고작이었다. 아울러 안에서의 이미지 역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 나라”나 “가능한 한 빨리 이민 가고 싶은 나라” 또는 “거짓말을 해야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나라”라는 식으로 부정적이다.

그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전체주의적이고 획일적인 전근대적인 국가 통합을 주장하느냐며, 군사독재 시절이나 먹힐법한 우국지사 또는 민족주의자, 국수주의가 같은 주장이 가당키나 하느냐고 비판한다.

여기에 대해 그는 이같은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사회과학을 전공한 이들이라며, 이들은 항상 뒷전에서 팔짱을 끼고 서서 사회 현상을 분석만 하지, 사회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응수한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의 부재 혹은 부정적 이미지의 범람은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그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 감으로 문기(文氣)와 신기(神氣)를 제안한다.

문기라 함은 ‘훈민정음’이나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설’, ‘팔만대장경’ 같은 문자나 책의 이미지, 즉 문화의 요체인 책이나 문자를 통해 문화가 발전해가는 그 기운을 말한다.

신기라 함은 변화에 대한 강한 적응력과 뭐든지 빨리빨리하는 전광석화의 정신, 화끈한 일처리 방식, 게다가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기운을 말한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월드컵을 통해 좋은 기회가 주어진 지금, 즉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는 이 때 신명나는 상승세를 탄 우리 대중문화와 찬란한 문화유산을 통해 더 이상 국민들이 이민가고 싶다고 외치지 않아도 되는 한국을 만들자고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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