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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백 가지 이야기 - 갑골문 금문학의 대가 사라카와 선생의 한자 이야기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심경호 옮김 / 황소자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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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시즈카(白川靜) 선생의 『한자 백 가지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새삼스레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 책은 본래 한자의 기원과 한자가 사용되어 온 문화적 배경을 평이하게 설명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문자학과 한문 고전의 연찬에서 일가를 이룬 선생의 학문 세계를 생생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어 거장의 풍모를 느낄 수 있다.

선생은 1981년에 릿츠메이칸(立命館) 대학 명예교수직까지 그만 둔 뒤 문자학 사전인 『자통』(字統), 『자훈』(字訓), 『자통』(字通)의 3부작을 차례로 집필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전집 12책을 내었고, 『설문신의』(說文新義) 8책, 『금문통석』(金文通釋) 10책, 『갑골금문 자료집』 9책을 재차 간행하였다. 강연도 계속하고 있다. 문자학연구소 설립을 위해 기금도 내어 놓았다. 95세의 노인이 이토록 정력적으로 학문을 계속할 수 있을까, 정말 외경하지 않을 수 없다.

시라카와 선생은 한자가 상고 시대 제의(祭儀)의 상징이라고 풀이한다. 한자는 단순한 상형이 아니라 의미 체계를 갖춘 상징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결론은 갑골문자와 금석문에 대한 실로 오랜 연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일차 자료에 대한 면밀하고도 풍부한 고찰이 그 배후에 놓여 있다.

어린 시절, 동녘 ‘東’은 해가 나무에 걸려 있는 모습이라고 배웠다. 한자는 정말 쉽구나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의문이 들었다. 저녁 해는 서쪽 나무에 걸려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해가 나무에 걸린 모양을 두고 꼭 동쪽이라 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 뒤 『설문해자』(說文解字)(서기 100년, 허신 지음)를 공부하면서, 그 나무가 ‘부상’ 나무를 뜻한다는 것을 알았다. 2000년 전 사람들은 해가 동쪽의 부상 나무를 기어올라 하늘을 운행하여 서쪽의 함지라는 못으로 빠진다고 상상했다. 그래서 『설문해자』는, 해가 부상에 걸려 있는 모습을 본떠 동녘 ‘東’자를 만들었다고 해설하였다. 이것은 오랫동안 정설이 되어 왔다.

『설문해자』는 글자체 가운데 소전(小篆)을 기준으로 한자의 뜻을 설명해 두었다. 그 책은 중국인의 사유 방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하다. 필자는 그 해설서로 『한자학 : 설문해자의 세계』(이회문화사, 1996)를 번역한 바 있다. 하지만 1900년경에 갑골문자와 금문(옛 청동기에 주조된 문자)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설문해자』 가운데 틀린 내용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갑골문자를 보면 동녘 ‘東’은 주머니 탁()을 형상한 글자였다. 청동기에 새겨진 금문에서는 무거울 중(重)과 모양이 비슷하다. 그 글자가 ‘동쪽‘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은, 실은 ‘동쪽‘을 나타내는 어휘와 ‘주머니’를 나타내는 어휘가 비슷한 발음이었기 때문에 ‘갖다 붙인 것’이었다. 이렇게, 한자의 처음 형태와 처음 뜻을 알고 거기서부터 음과 뜻이 파생되어 나온 과정을 이해하려면 갑골문자와 금문의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시라카와 선생은 바로 갑골문자와 금문 연구의 석학이다. 시라카와 선생은 『설문해자』의 오류를 바로잡고, 한자란 고대인의 제례를 자형을 통해 영상화한 것이란 사실을 체계적으로 밝혔다. 흔히 한자를 상형에서 기원한다고 말하지만, 한자의 상형은 회화나 모사가 아니라 상징이라고 주장하였다.

사실 한자는 대상에서 독립하여 상징으로서의 표현력을 지닌다. 이를테면 이름 ‘名’은 지금까지 ‘저녁에는 입으로 이름을 말한다’는 식으로 풀이해 왔다. 하지만 갑골문이나 금문에서 보면, 아래의 네모꼴은 입의 모양이 아니라, 제사 때의 축문이나 부적을 담는 그릇이다. 윗부분은 제육을 가리킨다. 원시, 상고 시대에는 아이가 일정한 나이에 이르면 씨족원으로서 이름을 부여하고 조상 신령에게 보고하였다. 이름을 지을 때 조상 신령으로부터 승인을 받는 의례를 영상으로 표시한 모양이 바로 ‘名’이다. 그렇기에 옛날 사람은 이름이 그 사람의 실체와 분리될 수 없다고 여겼던 것이다. 이렇듯 상형은 구상(具象)이라기보다 오히려 추상에 가까우며, 그런 까닭에 상징성을 지닌다.

또한 한자는 상징을 넘어서 사유와 철학의 세계를 낳았다. 眞(진)이란 글자는 본래 변사자의 모습이었다. 윗부분의 化(화)는 변화해 버렸음을 뜻한다. 그 아래의 모양은 머리가 거꾸로 매달린 모습이다. 그런데 장자는 죽음이란 현상 속에서 영원한 생명이라든가 진실이라든가 하는 문제를 탐구하게 되었다. 이것은 두드러진 예이다.

시라카와 선생은 『한자 백 가지 이야기』에서, 동아시아 가운데 일본이 한자와 한문을 받아들여 자국어를 풍부하게 발전시켜 나온 과정도 고찰하였다. 사실 일본보다도 우리나라가 더, 한자나 한문을 이용해서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문학으로 형상화한 시문을 많이 남겼다. 현재의 우리가 늘 사용하는 말이나 문장 가운데도 한자어가 많다. 그렇기에 우리도 한자와 한문이 우리의 사유나 문학에 끼친 영향을 계통적으로 깊이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거늘 현대의 우리들은 한자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원이나 개념을 잘못 유추하는 일이 많다. 국민연금의 ‘연금’을 ‘捐金’으로 아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도 그 한 예다. ‘횡단보도’를 ‘행단보도’로 표기하기도 한다. 그뿐인가 일본식 한자표기어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런 형편이기에, 앞으로 우리의 문화 전통을 재해석하는 일이 무척 어렵게 될지 모른다. 이러한 우려 때문인지, 학자들이나 일반인들 사이에서 최근 들어 한자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자의 학습과 교육은 올바른 문자학 지식을 토대로 하여야 한다. 우리 나름의 문자학을 수립하기 위해서라도, 시라카와 선생의 문자학설을 참조하고 그것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한자 백 가지 이야기』는 한자의 세계를 즐길 수 있게 하는 책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각성시키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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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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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좀 특이하게 리뷰를 써보겠습니다.이책과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에 대하여 써보겠습니다.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한다. 그 사이에서 우리는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즉 인간 관계는 그래서 모든 인간에게 중요한 주제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인간 관계에 있어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보다 원만한 인간 관계의 비결을 알고자 하는 경우에도 우리는 책에서 적절한 도움을 구할 수 있다.

관계의 출발점은 가족이다. 가족은 미우나 고우나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그래서 늘상 사랑과 오해가 공존하는 아이러니컬한 운명 공동체이다. 이러한 가족의 모습을 『사랑한다면 그렇게 말하지 마』에서는‘압력솥’으로 비유하고 있다.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서는 적정의 ‘압력’이 필요한데, 그 압력 조절의 핵심 기술로 ‘대화’를 꼽는다.‘다 널 사랑해서 하는 말’이라는 친밀감을 가지고 엄마가 딸에게‘머리 모양이 그게 뭐니’라고 말했을 때 ‘이제 그만 좀 하세요’라는 식으로 반항하는 딸의 모습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친밀감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 하는 엄마와, 엄마의 말에 담긴 친밀감의 의미는 보지 않고 무조건 그것을 통제의 언표로만 받아들이는 딸이 동시적으로 만든 오해와 갈등이다. 『사랑한다면 그렇게 말하지 마』는 그러한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자세하게 알려 주고 있다. 가족의 평화를 원하는 모든 이들, 그리고 행복한 인간 관계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그렇지만 가족의 문제가 대화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해도 해도 넘쳐나는 빨래와 설거지, 막힌 하수도, 고장난 가전 제품 등 매일매일 발생하는 사소한 일들이 스트레스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질구레한 가정 일은 곧잘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101가지 이야기』는 그러한 일들에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해갈 것인가를 알려 주고 있다. 예를 들면 집안 일은 ‘정돈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정리중’이라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할 것, 엉망이 될 것이라고 미리 각오를 할 것, 만족감은 잠시 미뤄 둘 것, 나아진 점을 찾아 볼 것 등과 같은 인식의 변화를 통해 보다 즐거운 가정을 만들 수 있다는, 평범하지만 아주 중요한 이야기들을 전해 주고 있다.

인간 관계 중에서 가장 내밀한 관계는 남녀의 관계이며, 내밀한 만큼 섬세함을 필요로 하기에 어려운 것 또한 남녀 관계다. 『사랑의 기술』에서는 사랑을 무조건 받는 것의 문제로 생각하거나, 사랑의 본질적인 감정보다는 대상의 외형과 사회적 위치에만 집착하는 태도, 그리고 사랑은 배울 필요가 없는 것으로 여기는 태도 등이 엄청난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시작한 사랑을 결국 실패로 내모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술이 뛰어나지 않은 피아니스트의 서툰 연주는 듣는 이의 귀를 괴롭게 한다. 마찬가지로 사랑도 기술이 없다면 괴롭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메시지이다.

장마철 날씨처럼 예측하기 힘든 남녀 관계에서 두 사람 사이의 문제는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남녀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책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능력과 효율과 업적을 중시하는 화성인과, 사랑과 대화와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금성인의 가치관은 분명 차이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를 통해 그 차이를 아름답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물론 서로에 대해 슬슬 지겨움을 느끼기 시작한 커플들에게도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 하는 여자』는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에 대한 과학적 보고서라 할 수 있다.‘과학적’이라는 수식 때문에 딱딱한 내용이 아닐까 추측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읽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게 만든다. 그렇다고 웃음만 앞세우고 내용이 변변치 않은 것도 아니다. ‘아, 이건 내 얘기야’라고 느낄 정도의 생생한 예시와 대화가 책장에서 손을 놓지 못 하게 만든다.

우정의 특별한 형태가 바로 사랑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정은 남녀의 사랑을 제외한 모든 인간 관계의 흐름을 주도하는 힘이며 삶의 귀중한 자산이다. 우정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우정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우정의 요소』이다. 막연한 설교와 같은 내용으로 흐르기 쉬울 주제이지만 아주 현실적인 제안과 충고를 통해 우정을 만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가족과 연인 그리고 친구는 한 개인의 실존적 관계 속에서 형성된 인간 관계의 그물망이며 내밀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반면 사회적인 관계는 일정한 목적을 바탕으로 해서 형성된다. 그 목적은‘성공’(정치적, 경제적)이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내밀성(상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희생과 같은 행동)보다는 동일한 이해 관계에 근거한 사회적 친밀성이 강조된다. 따라서 사회적인 인간 관계에서는 무엇보다도 친밀성의 유대 관계를 만들어가는 기술(협상, 설득, 토론, 칭찬, 대화)이 중요시된다.

인간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현해가는 데서 만족감을 느낀다. 진정한 성공은 목적과 수단이 모두 정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부와 명예를 얻어도 사기꾼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 특별함은 새롭거나 신기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보편적인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원칙 중시와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한 성공의 실현 방식에 대해, 『카네기 인간 관계론』은 사람을 만나는 기술을 통해 리더가 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남에게 호감을 사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두 책 모두 성공학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읽고 나면 분명 확실한 소득이 있는 책들이다.

인간 관계는 대화를 통해 구체화된다. 인간 관계를 형성해간다는 것은 곧 대화의 기술과 방식을 넓혀간다는 뜻과 상통한다. 남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고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 한다면 올바른 인간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대화의 기술』은 10단계의 프로그램을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특히 여성들에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화의 적절한 예를 통해 그동안 나의 표현이 얼마나 모호하고 단호하지 못 했던가를 여실히 느끼게 해 주고 있으며, 표현의 자신감이 곧 인간 관계의 자신감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고 있다.

사회적인 인간 관계 속에서 대화의 역할은 주로 협상과 설득이라는 점으로 귀결된다. 세계 최고의 협상가로 알려진 허브 코핸의 『이것이 협상이다』, 그리고 이책 남들이 더 이상 알지 못 하게 이 책이 빨리 절판되었으면 좋겠다는 독자의 서평까지 끌어내고 있는 『설득의 심리학』, 일방적이고 직설적인 대화의 방식이 아니라 이야기의 위력을 통해 새로운 대화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스토리텔링』을 적극 추천한다. 반면 토론은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공공성이 강조된다. 그런데 정작 토론을 시작하면 중구난방 자기 이야기만 하다가 끝내는 감정 싸움으로 끝나는 것이 우리 나라 토론 문화의 현주소이다. 그러한 현상은 토론의 절차와 방식을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새로운 민주 시민 교육 방법』은 실제 사례를 근거로 해서 토론의 진행 방식에 대한 자세한 소개(사진과 도표를 사용해서)를 하고 있어 학교, 기업, 관공서에서 적극 활용하면 좋을 책이다. 『쇼펜하우어의 토론의 법칙』은 실제 토론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사용할 수 있는 38가지의 토론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기술을 강조하는 책으로 읽혀질 수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토론중 상대방의 기만술을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칼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따라 살인자와 의사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인류의 성인들이 설파한 사랑의 정체는 바로‘관용’이다. 관용은 모든 인간 관계의 위대한 정점이다. 내 이웃을 사랑하는 것, 원수를 사랑하는 것, 그것은 바로 관용의 정신이다. 『똘레랑스』는 관용이라는 단어를 축으로 해서 로마의 집정관 시마쿠스, 율리아누스 황제, 에라스무스, 라블레, 볼테르, 디드로, 스피노자, 레싱을 관용(똘레랑스)의 대명사로, 콘스탄티누스 대제, 개신교의 종교 개혁을 불관용(앵똘레랑스)의 대명사로 다루면서 서양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역사책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인간의 가장 위대한 정신인 ‘관용’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 관계의 지고함을 배울 수 있다. 『똘레랑스』에서는 관용이 넓은 의미에서 늘 지성이 풍부한 사람들만 가질 수 있었던 사치품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견 타당성이 있다. 그렇다면 지성이 풍부하지 못 한 사람은 관용을 모르는가?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는 ‘칭찬’이라는, 보다 아기자기한 관용이 있다. 그렇게 본다면 칭찬과 관용은 한 뿌리에서 나온 두 줄기라고 할 수 있다. 『칭찬의 기술』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바로 그 칭찬의 위력과 필요성을 알려 주고 있는 책이다.

모든 인간 관계의 핵심은 ‘관용과 칭찬’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인간 관계를 이익 실현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인간을 가장 비참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랑’이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기회가 되시면 제가 설명해 놓은 책들도 접해 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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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학 2005-11-05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님께서 설명한 책들도 한번 봐야겠군요^^좋은 정보 감사 합니다.
 
사도세자의 고백
이덕일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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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사에서 가장 처절한 죽음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사도세자일 것이다. 1762년 윤 5월 13일 영조의 명령으로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는 여드레 후에 죽었다. 세자빈 혜경궁 홍씨는 이 애통함을 『한중록』에 옮겼고, 여기에서 사도세자는 정신병을 앓아 죽임을 당한 것으로 묘사되었다. 정말 정신병 때문에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게 만든 것일까?

저자는 『한중록』과는 달리 『영조실록』에서는 사도세자가 성군의 자질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 점을 발견하였다. 또한 정조 즉위 이후 혜경궁 홍씨와 풍산 홍씨 가문이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주범으로 지목되어 몰락의 길을 걸었음에 주목했다. 이러한 사실은 『한중록』이 정치적인 의도에서 씌어진 것임을 반증해 준다.

사도세자의 죽음의 비밀을 파악하기 위해 저자는 『영조실록』을 바탕으로 경종과 영조, 영조와 사도세자, 사도세자와 노론과 소론 등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풀어내고자 하였다. 혜경궁 홍씨의 기록과는 달리 영조는 사도세자를 무척 아끼고 사랑했으며, 대리청정을 통해 사도세자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해 주고자 하였다. 그렇다면 사도세자가 죽음으로 내몰린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딱딱한 문어체를 지양한 소설적인 기술과 정황 설명, 심리 묘사가 돋보여 흥미와 감흥을 살려 주고 있는 이 책에서 그 진실을 찾아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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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회사를 살리는 변화와 혁신의 원칙 - 개정판
김찬배 지음 / 시대의창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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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당신의 귀에대고 큰소리로 외친다.
"당신과 당신의 회사가 죽어가고 있다. 정신차려라!!"
변화와 혁신이라는 말이 절대선처럼 추앙받고 있는 세상이지만 그 실체는 미사여구와 구호속에 묻혀버리거나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가기가 일쑤이다. 이 책 「변화와 혁신의 원칙」(김찬배 지음·시대의창 펴냄) 역시 변화하라, 새롭게 변화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목소리가 무척 명확하고도 신랄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개인과 조직의 잘못된 관행들, 불필요한 관습 등을 구석구석 들춰내고 비난함으로써 혁신을 촉구한다. 항목을 세부적으로 나누고 리더쉽 수준, 시간관리 수준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진단표를 함께 넣는 등 성공, 아니 성공보다는 생존을 위한 지침서라는 느낌을 준다.

이 책의 부제는 'The Symptoms of Slow Death'
점진적 죽음의 증상이란 무엇인가? 개인에게 있어서는 생활 습관이나 의식 내부의 생활 양식, 기업에 있어서는 내부관행 등이 그것이 될 것이다. 일손부족이나 대리점 부도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기상황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처하겠지만 이런 점진적 증상들은 말기에 가서야 결정타를 날리기 때문에 신호를 보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거대한 차원의 혁신이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곳곳의 습관들을 신랄하게 들춰낸다.
평생직장도 연공서열도 사라져가는 지금의 세계에서 개인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글쓴이는 '몸값'이라고 말한다.
몸값을 키워라.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말라. 바빠서 못한다는 것은 핑계, 회식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끊임없이 능력을 개발하고 실무경력을 쌓으라는 것이다.

회사의 차원으로 보자면 더욱 많은 잘못된 관례들을 들춰낼 수 있다.
선물비용이나 경조금으로 회사의 예산을 낭비하고 직원들이 회사물건을 마음대로 쓰는 것을 철저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접대비를 용돈으로 쓰는 관행이나 회사물건을 슬쩍 집으로 가져다 쓰는 행동 등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의 지적사항들을 어쩌면 뻔한 이야기가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뻔하기에 한 편으론 감춰져있던 관행들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기에 직장인이라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다.
습관적인 회의,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회의로 회의하다 시간을 다 보내는 관행,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문서를 좋아하는 병폐, 회의나 결재 중에 길게 통화를 하는 등 다른 사람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행위 등 업무시간의 무원칙한 사용에 비판의 칼을 들이댄다.
'남 원망하지 말고 자신의 몸값을 열심히 올려라' '변화에 저항하는 관리자는 추방해라' 등 냉정하게 원칙을 말하는 이 책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신도 한 편으로는 글쓴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은지. 지금은 '정글의 시대'라고들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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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팔아라
최준식 지음 / 시공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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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을 넘어선 한국 비판에 앞장서는 행태를 ‘문화천민 의식’이라고 일갈했던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사계절)의 지은이 최준식 교수(이화여대)가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 안으로는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밖으로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알리자고 제안한다.

한국인이 자신을 지나치게 매도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경외하는 것은 모두 한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지의 소산일 뿐이라고 냉정하게 지적하는 행동하는 인문학자 최준식 교수는 최근 나온 책 「대한민국을 팔아라」(시공사 펴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우리 사회를 대 혼란에 빠뜨린 가장 큰 이유는 전 국민을 하나로 묶어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징이나 영웅, 또는 한국적 이미지의 부재라고 말한다.

이것이 정리되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경제 개발도, 올바른 정치 문화의 정착도, 진정한 교육 개혁도 가능치 않다고 그는 잘라 말한다.

사실 한국에 대한 밖에서의 이미지는 개고기나 분단국가, 김치 등 단편적인 것이 고작이었다. 아울러 안에서의 이미지 역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 나라”나 “가능한 한 빨리 이민 가고 싶은 나라” 또는 “거짓말을 해야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나라”라는 식으로 부정적이다.

그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전체주의적이고 획일적인 전근대적인 국가 통합을 주장하느냐며, 군사독재 시절이나 먹힐법한 우국지사 또는 민족주의자, 국수주의가 같은 주장이 가당키나 하느냐고 비판한다.

여기에 대해 그는 이같은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사회과학을 전공한 이들이라며, 이들은 항상 뒷전에서 팔짱을 끼고 서서 사회 현상을 분석만 하지, 사회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응수한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의 부재 혹은 부정적 이미지의 범람은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그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 감으로 문기(文氣)와 신기(神氣)를 제안한다.

문기라 함은 ‘훈민정음’이나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설’, ‘팔만대장경’ 같은 문자나 책의 이미지, 즉 문화의 요체인 책이나 문자를 통해 문화가 발전해가는 그 기운을 말한다.

신기라 함은 변화에 대한 강한 적응력과 뭐든지 빨리빨리하는 전광석화의 정신, 화끈한 일처리 방식, 게다가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기운을 말한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월드컵을 통해 좋은 기회가 주어진 지금, 즉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는 이 때 신명나는 상승세를 탄 우리 대중문화와 찬란한 문화유산을 통해 더 이상 국민들이 이민가고 싶다고 외치지 않아도 되는 한국을 만들자고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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