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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어린 시절 시골에 살면서 길가에 피어있는 자그마한 꽃들과 나무들 그리고 수많은 종류의 식물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곳에서 이렇게 자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만 있었지 깊이 파헤쳐볼 생각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신혜우님의 “이웃집 식물상담소”를 읽다보니 조금씩 그 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식물에 대한 새로운 시선도 생기고 책 속에 모르는 식물 이름이 나올 때마다 인터넷을 찾아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오로지 식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상담소가 아닌 식물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알게되는 그들의 경험과 철학적인 관점에 대해 대화를 주제별로 정리하여 총 4부와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야기기 나누어져 있다.
1부. 우리 곁의 초록에서 발견하는 눈부신 기쁨
p25 : 자신이 키우고 있는 식물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 식물의 꽃과 열매를 본 적 있나요?” “그 식물의 진짜 이름과 고향을 아세요?” 라고 물어보고 싶다.
어느 상담자가 “잡초의 역할이 있을까요?”질문 하였을 때 나 또한, 저자처럼 생각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잡초는 식물학적 용어가 아닌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간중심적 용어라고 한다.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 중에 식물이 인간보다 먼저 탄생했다. 어쩌면 또 다른 생명체 입장에서는 인간 또한, 하나의 잡초 일 수 있다는 말에 왠지 숙연함을 느낄 수 있었다.
p52 : 식물을 사랑한다면 사랑을 줄여보세요... 초보 식집자(식물을 키우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들이 알아야 할 내용 ^^
육상식물은 뿌리가 물을 흡수하는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뿌리에 물을 주어야 제대로 물을 흡수할 수 있다. 분무기로 잎에 물을 뿌리는 것은 식물의 갈증을 해소 할 수 없기에 헛된 사랑의 표현이 될 수밖에 없으니 잘 기억하셔야 해요.
2부. 마음이 추울 때 가고 싶은 곳
P128 : “식물은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3부. 내일을 준비하는 식물이 가르쳐준 것들
P144 : 식물의 겨울눈은 겨울이 끝나자마자 급히 꽃을 등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겨울눈은 늦여름부터 만들어진다. 내년에 피울 꽃과 잎을 작지만 완벽하게 만들어 놓은 상태로 아주 오랜 시간 준비한 노력의 결과다.
이 글에서 말하듯 삶이란 끊임없이 생장하고 준비하는 식물처럼 그리고 그에 맞춰 계획하고 움직이는 농부처럼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은 없기에 꾸준한 노력과 실천을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항상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결국엔 나 자신을 되돌아봐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신기한 힘이 있는 “이웃집 식물상담소”...
4부. 소중한 순간을 지켜주는 이야기
P204 : 식물상담소를 찾은 많은 분들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며 잊고 있던 자연을 향한 마음을 되새길 수 있길 바랐다.
P224 : 식물에는 국경이 없다. 어떤 나라의 소속이라고 식물을 편 가르는 건 무의미하다.. 식물은 각각 자신만의 영역이 있을 뿐이다.
에피소드.. 식물상담소에 찾아온 이들의 소소한 이야기
이 “이웃집 식물상담소”의 또 다른 매력은 저자가 그려 놓은 그림이었다.
내가 어릴 적 시골에서 보았던 식물들이었건만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도시 생활에 익숙해져 가물가물하던 수많은 기억들을 다시 떠오를 수 있도록 매우 정확이 그려져 있어서 “아.. 이렇게 보니 기억이 난다. ”라는 정말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식물이란 건 그냥 들이나 숲에 흔히 있는..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움직이지 않는 생물이지만 그 안에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그 식물을 지켜보는 수많은 인간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철학으로 식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식물을 사랑하고 자연을 좋아하는 이들... 그리고 정서가 메말라가고 있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는 모든이에게 이 책 “ 이웃집 식물상담소”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