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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평점 :
결국 휴지를 본격적으로 옆에 갖다두고 읽어 나갔고, 다 읽고나서도 쉽게 잠에 들지 못 했고, 몇 시간 못 자고 눈을 떳다.
머지않은 과거에 김하나의 책읽아웃에서 들었던 그 최은영 작가님?
최은영 작가님의 책은 전자책으로 사기가 싫다...
<씬짜오, 씬짜오>
이제 나는 사람의 의지와 노력이 생의 행복과 꼭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엄마가 우리 곁에서 행복하지 못했던 건 생에 대한 무책임도, 자기 자신에 대한 방임도 아니었다는 것을.
<한지와 영주>
"기억은 재능이야. 넌 그런 재능을 타고났어."
할머니는 어린 내게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건 고통스러운 일이란다. 그러니 너 자신을 조금이라도 무디게 해라. 행복한 기억이라면 더더욱 조심하렴. 행복한 기억은 보물처럼 보이지미나 타오르는 숯과 같아. 두 손에 쥐고 있으면 너만 다치니 털어버려라. 얘야, 그건 선물이 아니야."
하지만 나는 기억한다.
불교 신자였던 할머니는 사람이 현생에 대한 기억 때문에 윤회한다고 했다. 마음이 기억에 붙어버리면 떼어낼 방법이 없어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느 법이라고 했다.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떠나도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라고, 애도는 충분히 하되 그 슬픔에 잡아먹혀 버리지 말라고 했다. 안 그러면 자꾸만 다시 세상에 태어나게 될 거라고 했다. 나는 마지막 그 말이 무서웠다.
<먼 곳에서 온 노래>
당시의 나는 사랑할 수 있는 힘이 없었다.
선배의 심장은 2009년 여름밤, 아무 이유 없이 정지했다. 논문심사를 앞두고 있었고, 평소 만성적으로 피로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건강상의 문제도 없었다. 서른두 살의 객사였다. 순간적인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므로 아무 고통도 없었으리라고 의사는 말했다고 한다.
<비밀>
바깥공기도 쐬고, 변하는 풍경도 보고 하면 서러운 마음이 잦아든다는 것을 말자는 알았다. 말자는 지민이 서러움을 모르는 아이로 살기 바랐다. 흘릴 필요가 없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면,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했다. 삶에 의해 시시때때로 침해당하고 괴롭힘당하지 않기를 바랐다. 지민은 삶을 견디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기꺼이 누리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너가 어른 되면 남자고 여자고 없다. 너가 여자여서 안 된다는 소리 듣거들랑 무식한 소리구나 하구 비웃어버려. 넌 뭐든 다 되고 뭐든 다 할 수 있다. 너 땐 남자구 여자구 마음 바른 사람이 잘 살 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