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회계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인터넷 강의도 들어보고 관련 책도 많이 읽어봤는데요, 대부분 개념 설명에 치우치고
실생활과 연결된 사례는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숫자나 공식보다는 '왜 이렇게 처리하는지', '이 회계 방식이 실제 경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와 같은 현실적인 관점이 궁금했는데, 그런 갈증을 채워주는 책이었습니다.
단순한 이론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실제 기업 운영 사례를 통해 회계 논리를 설명해 주는 점이 유익하다고 느꼈고, 읽는 내내 즐겁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어요.
이 책은 <하마터면 또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를 저술한 저자 3인이 다시 뭉쳐서 쓴 후속작입니다. 단순한 회계 이론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마주할 수 있는 실제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어요.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재무제표를 설명하고 있다는 게 이 책의 특장점인데요,
이마트와 G마켓, 현대건설, 쿠팡, 메가스터디, SK하이닉스, 카카오 등등..
익숙한 기업들의 재무제표가 어떻게 다르고 왜 그런 방식으로 회계 처리를 했는지를 하나하나 짚어줍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재무제표 속에 이런 숫자가 왜 나오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회계는 돈의 언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회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돈의 흐름을 숫자로 드러내고, 흩어진 거래의 조각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회계를 이해하는 순간 재무제표 숫자들이 보내는 신호가 감지된다고 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돈의 언어를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들이 몇몇 있는데요,
우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관련 이야기입니다. 책 77쪽부터 설명되는데요,
항공사가 고객에게 마일리지를 소진해 달라고 하는 이유가 단순히 마케팅이 아니라 이연수익 부채라는 회계적 개념과 연결되는 거였대요.
항공권은 이미 판매되었지만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채는 장부에 계속 남아있고
이는 기업 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거죠.
고객 충성도와 회계가 만나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책 185쪽에는 저가법으로 재고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법이 나오는데요, NRV(순실현가능가치)를 반도체 기업을 예시로 들며 설명했는데, 복잡하게 느껴졌던 재고평가 개념이 훨씬 쉽게 다가오는 것 같았어요.
재고는 단순히 창고에 쌓인 제품이 아니라 손익을 결정짓는 변수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 다가오는 K-IFRS 18 회계기준 변화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데요, 실무적인 이해를 돕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기존 기준에서는 4608억 원이었지만, 새 기준에서는 1조 4214억 원 적자로 바뀌는 사례를 보면,
회계 기준 하나로 기업의 재무제표가 주는 인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자나 실무자는 물론 일반 독자도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인 듯합니다.
책은 총 43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이 하나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매출 인식의 차이(GMV, 손익계산서 매출), 감가상각비가 실적에 끼치는 영향, 개발지 자산화 이슈, 영업권 상각, 리스 회계까지
다양한 주제를 흥미롭고 실용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볼 수 있었어요.
저처럼 회계 공부를 몇 번이고 시도했다가 늘 헷갈리고 포기했던 분들에게 괜찮은 참고서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이론에서 막혔던 이해가 사례와 맥락에서 하나하나 연결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숫자들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읽히는 경험을 하게 되실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