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도서들을 두루 읽어오기는 했는데요, 환율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경제 뉴스에서 달러 강세, 엔화 약세, 금값 상승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 '아, 그런가 보다'하고 넘기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사람들의 관심사가 변하고 있다고 해요. 2~3년 전 저자는 부동산, 주식, 채권과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요즘은 달러, 엔, 금 같은 외환 투자나 대체 투자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환율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환율이 얼마 이상, 얼마 이하가 되었다고 해서 '싸다, 비싸다'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었어요. 저는 원래 환율이 1000~1100원 수준인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200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원화가 안정적이었던 건 중국 특수 덕분이었다고 해요. 한국이 대중 수출로 엄청난 무역 흑자를 기록하면서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던 거죠.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앞으로 환율이 과거처럼 내려가긴 어려울 거라고 봐요. 1400원이 넘었다고 해서 'IMF급 경제 위기, 경제 붕괴'라고 볼 게 아니라, 시대에 따라 환율의 기준 자체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거죠. 이런 변화의 흐름을 생각해보니 환율도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에서는 무엇보다도 금리 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금리가 오르거나 내릴 때 어떤 식으로 환율이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요. 특히 트럼프 제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환율이 한 방향으로 계속 가는 것보다 위아래로 변동성이 커질 거라는 분석이 흥미로웠습니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무역 환경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요, 그러면 달러가 강세로 보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미국의 대외 정책에 따라 급격한 변동성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해요. 무조건 달러가 강세로 갈 거라고 판단하기보다는, 변동이 심해질 거라는 걸 염두에 두고 투자 전략을 짜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 저자는 엔화가 그동안 약세 흐름을 보였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다만 일본은행이 엔화 강세를 빠르게 유도하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어요. 너무 빠른 변동보다는 점진적으로, 안정적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흐름을 만들거라는 거죠.
금 투자에 대해서는, 금리와 경제 불확실성이 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단기적인 흐름을 쫓기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책 전체를 통틀어서 저자는 단순히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지 않아요. 대신 환율과 금의 흐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장기적인 추세를 읽는 법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이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에서 성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에요. 장기적인 추세에 주목하면서 단기적인 흐름도 챙겨갈 것을 추천합니다. 책에는 경제 기사와 저자의 해석이 충분히 실려있습니다. 경제 뉴스가 어려워서 혼자 읽기 어려웠던 분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훈련이 될 것 같아요. 스스로 환율 관련 기사를 읽고 해석하는 근력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통화 분산도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 일본이나 대만처럼 한국도 외국 투자 활성화의 길로 접어드는 양상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환율 관련 기사를 해석하기 어려워서 접근을 못하고 있었는데요, 앞으로는 좀더 자신감을 읽고 기사들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