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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국가들 - 누가 세계의 지도와 국경을 결정하는가
조슈아 키팅 지음, 오수원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태평양 한가운데에 전에 없던 섬 하나가 톡 튀어나왔다면?
내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조난당해서 그 섬에 우연히 살게 된다면?
내가 나무 한 조각 꽂고 생선을 구워 먹다가 배 한 척에 의해 발견된다면 나는 과연 그 섬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아니, 그 섬은 하나의 나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도대체 세계적으로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으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 것일까?
ㄱ는 ㄴ을 국가로 인정한다. ㄴ도 역시 ㄱ을 국가로 인정한다.
ㄱ은 ㄷ를 국가로 인정한다. ㄷ도 ㄱ을 국가로 인정한다.
ㄴ은 ㄷ를 국가로 인정한다. ㄷ은 ㄴ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때 ㄱ은 ㄴ, ㄷ로부터 국가로 인정받는다.
ㄴ은 ㄱ으로부터 국가로 인정받는다.
ㄷ은 ㄱ, ㄴ로부터 국가로 인정받는다.
그렇다면 ㄴ은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ㄴ가 국가라면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ㄷ의 의견은 필요 없을까?
만약 ㄴ가 국가가 아니라면 ㄴ로부터의 국가로의 인정은 필요 없는 걸까?
이 책의 내용에 따르면 국가의 지위가 인정받기 위해서는 몬테비데오 협약의 일부를 인용한다고 한다. 이 협약에서는 '인구의 영속성, 규정된 영토, 정부,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맺는 능력을 소유한 실체'로 국가를 정의한다. 대부분의 국가는 이를 전부 만족하지만 일부 국가는 이들 중, 하나 이상을 불만족하기도 한다. 또한 국가로 지위를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이들 중에서 일부는 위의 조건들을 전부 만족하지만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다.
도대체 왜 이런 모순이 생기는 것일까?
한 번이라도 이러한 의문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대신 당신의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기를 바란다.
거창하지 않다.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라는 나라가 안정화되기까지의 흐름에 대한 지식, 미국의 행보, 그리고 유럽의 여러 나라들의 관계에 대해 알고 있다면 이 책을 아주 흥미롭고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네이버에 조지아를 검색하고, 소말린랜드를 검색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