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준지의 고양이일기 욘&무
이토 준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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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준지라 함은 공포만화의 대가요, 드라큘라나 미라, 늑대인간같은 뭔가 동떨어진 세계의 거창한 공포물은 아니지만, 자신의 주변에서 어느정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되서 그럴까, 공포영화 몇편 보는것보다 이토준지만화 한편을 보는편이 밤을 새는데 도움(?)이 되곤 했다. 이토준지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학창시절에 '토모에'라던지 '소용돌이'는 한두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 작가가 공포가 아닌 장르로 돌아온다는 사실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작품 자체는 말그대로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있었던 일기다. 일기라고는 하지만 매일 쓴것은 아니고 자신의 기억상 중요한 일들이라 생각했던거....라기보단 '나삐졌어, 일기에 적어둘꺼야, 엄마한테 이를꺼야'정도의 일기에 가깝다. 신랑이 만화가이며 개파(개와 고양이중 개를 선호하는 파)인 신혼부부의 생활에 고양이 2마리가 들어오며 일어나는 일들인데,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그렸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은 내용으로 웃긴다기 보다는 그림으로 웃기고 있다. 다른 사람으로 그렸다면 정범 평범했을 이야기에 조금의 과장과 이토준지 특유의 그림(눈없는 인물이라던지, 선으로 가득한 그림들, 그리고 눈가의 음영)으로 사람의 웃음을 이끌어낸다.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개그를 이끌어내고, 그 사이사이에 자신이 호러만화가임을 느낄 수 있게 해두었다.

이권이 처음이자 마지막권이라 아쉬워 하는 사람들이 좀 있던데 솔직히 1권으로 끝나는 것이 오히려 더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토준지의 그림은 가끔 볼때 호기심을 시작으로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게 해 주지만, 지속적으로 보고싶은 그림채가 아니다. 또한 내용이 생활이다 보니 여러권이 나올 경우 질리거나, 지루해지거나 둘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다른 장르에 이렇게 도전하는 작가의 모습은 종종 보고싶다는 생각이든다.

PS. 이토준지가 처음 순정만화를 그리다 잘 안팔리자 공포에 도전했는데, 우연히 대박이 나서 공포물을 계속 그렸다는 말이있다. 사실 그는 치기공사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데뷔작인 토미에를 순정만화잡지에 연재했다고 한다. 아무튼간에, 그 그림채로 개그 뿐만 아니라 순정에 도전해봐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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