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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기 -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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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를 보다 가끔 무심결에 넘어가는 내용들이 있었다원전 마피아저축은행다단계부동산재건축 등등우석훈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나간 여러 사건들을 되짚어준다그리고 그 사건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자신만의 대안을 생각해본다재미있는 책이었다.

 

우석훈 박사는 ‘88만원 세대라는 책을 통해 알려진 사람이다정부부처와 기업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한다이번 국가의 사기를 출간하면서 독자들에게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책은 구성이 다채롭다부산 저축은행 사건원전 마피아기재부, 4대강부동산과 재건축 문제주식 등 우리 실생활을 비롯해 기사에도 한 번씩은 언급된 사회적 이슈들을 불러온다그리고 비유 가능한 사항들을 통해 각 사안들을 쉽게 설명한다.

 

또한말미로 갈수록 작가가 이 사안들을 거론하는 이유가 나온다예비타당성(이하 예타제도의 완비국가가 500억 이상의 사업을 시행하려 할 때 사업의 정당성을 점검하는 예타그 제도를 잘 구축해야 국가가 하는 사업들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예타를 구축하기 위해 행정기관 뿐 아니라 시민들의 사회적 관심을 필요로 했다시민단체개인 등이 국가의 사업들에 관심을 가져야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국가의 사기를 통해 무심코 넘어갔던 사안들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현실세계와 맞닿은 책은 오랜만에 읽은 것 같은데 영양가 넘쳤고 재미있는 책이었다우리 실생활과 맞닿은 주제들부터 시작해서 국가의 내부 구조를 다룬 책이기에 주변 사람들이 찾아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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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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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통념을 흔드는 책. 사피엔스를 한 줄로 요약하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사피엔스의 표지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유추되는 손도장이 찍혀있다. 아주 매력적인 표지다. 왼손으로 이 책을 집으면 손도장과 같은 모습으로 잡게 된다. 마치 이것은 너의 책이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책의 주제와 표지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사피엔스는 우리, 즉 사피엔스에 대한 거시사를 다룬 책이기 때문이다.

 

원시 인류부터 현세 인류의 모습까지. 하라리의 책은 역사 교과서와 시간적 흐름은 같지만 그 궤를 달리한다. 개개의 내용들과 마주칠 때마다 독자들은 혼란을 겪을 것이다. 인류가 세계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계기에 대해서, 농업 혁명에 대해서, 일신교와 다신교 체제에 대해서, 제국주의에 대해서, 핵무기에 대해서 말하는 하라리의 주장은 다분히 논쟁적이다. 하지만 그래서 새롭다.

 

저자에 말에 공감하는 내용들도 있을 것이고, 공감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을 접함으로 기존에 당신이 인지하고 있었던 역사관이 흔들리기를 바란다. 그리고 흔들린 뒤의 당신이 조금은 다양한 관점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가 사피엔스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은 기존의 역사관이 틀렸고, 이것이 맞다가 아니라, ‘그동안 일관되게 바라봤던 역사관을 한 번 다르게 생각해보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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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사랑의 대화
김형석 지음 / 김영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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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년을 맞은 #그랜드마스터클래스 (이하 GMC). GMC는 각 분야의 연사들이 수많은 군중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 청중들과 질의응답의 시간을 갖는, 소위 지식인들의 축제다.


이번 GMC의 라인업 중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근 100년을 살아온 철학자’ 김형석. 100년을 산 현인은 어떤 생각을 할까. 마침 그의 책을 접할 기회가 생겨 읽었다.


이 책은 작가가 1960년대에 출판한 책이다. 대한민국 1세대 에세이였고,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부수인 60만부를 판매하였다고 한다. 과연 그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후, 전체적인 감상평을 한 줄로 말하라면


현인의 깊은 마음을 범인은 헤아리지 못하겠다.


였다.


책의 내용은 전형적인 근대식 구조였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살아라.’ ‘겸손해라.’ ‘애국해라.’ ‘검소해라’ 등등의 조언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책에서 나를 멀어지게 만들었다.


물론 그는 말뿐인 사람은 아니었다. 에세이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종교적인 부분을 다룰 때 저자의 삶을 볼 수 있다. 글에 묻어나오는 그의 삶은 무척이나 청빈하다. 하지만 그 청빈함의 모습은 마치 고행자의 모습과도 같았다.


일례로 부인이 선물 받은 반지를 끼자 ‘귀부인이 되었다’라며 ‘예수의 가족처럼 가난하게 사는 게 제일이다’라고 타박하는 내용이 있다. 그 부분을 보면서 나는 ‘일반인들이 그와 같은 삶을 살기란 너무나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품었다.


김형석 교수는 좋은 선생이다. 그리고 그의 말과 글이 당시에 큰 인기를 끌만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인기가 예전만 못할 것 같다.


어른의 말씀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것에 반발심이 드는 것은 아직 부족한 나의 생각과 경험 때문이라 믿고 싶다.


p.s 마지막 장인 ‘어느 구도자의 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여운을 남긴다. 이 부분은 정말 친구의 일기였을까. 나는 ‘S가 친구라는 이름을 빌린 저자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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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 깊은 문장


그가 어떤 사람인가는 그가 어떤 문제를 지니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22p


인생이란 참으로 고독한 것이다. 때로는 부모와 처자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충을 오래 간직하고 사는 것이 우리의 일생이다. 그러므로 언제든지 그립고 찾게 되는 것은 참된 친구다. 68p


사람은 비밀을 지키려고 한다. 그러나 그 비밀은 특별한 누군가에게만 얘기하고 싶어 감추어두는 것이 아닐까. 만일 아무에게도 말해서는 안 되는 비밀을 지닌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저주받은 인간이 아닐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란 그 앞에서는 아무 비밀도 지킬 필요가 없는 사람이 아닐까? 336p


나는 아무도 없는 사막 모래밭 위를 혼자 걷고 있는 것 같았다.

어디선지 애조를 띤 유행가 소리가 라디오를 통해 들려왔다.

나는 슬퍼졌다. 눈물이 자꾸 쏟아졌다. 햇볕은 여전히 따가웠다.

영원한 것에 대한 그리움이 없었던 들 누가 내 발을 일보라도 옮겨놓을 수 있었을까? 4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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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에레혼
새뮤얼 버틀러 지음, 한은경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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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의 책은 에레혼의 일부이자 전체이다.‘

 

 

이 책은 19세기에 뉴질랜드로 워킹 홀리데이(=현대식)를 떠난 청년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중 에레혼이라는 나라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겪은 일을 적은 회상형 탐험소설이다. NOWHERE의 반댓말인 에레혼(EREWHON). 기계의 발전으로 인한 미래의 모습을 디스토피아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소설은 청년이 호기심에 산 너머로 탐험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강을 건너며 협곡을 지나는 내용이 40페이지에 달한다묘사는 과도하게 상세했고 지루했다. (청년이 가지고 간 꾸러미의 길이가 2미터, 직경 15센티미터인 것까지 내가 알게 뭐람.)

 

또한, 주인공이 에레혼에 당도해 겪는 이야기들도 그렇게 흥미롭진 않았다. 에레혼은 비논리와 비이성의 체제를 갖춘 나라다. 사람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육체적 질병을 죄로 만들었다. 반대로 횡령과 같은 비도덕적 행위는 누구나 가볍게 겪는 질환이었다. 질병을 얻은 자는 감옥에 갔고, 비도덕적 행위를 한 자는 병원에 갔다.

 

일부 사람들은 음악은행이라는 곳에서 자신의 돈을 바친다. 이러한 모습은 종교를 비롯한 자신의 시대를 풍자한 모습이었지만 내용들이 혼재되어 있어 지저분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세계를 설명하는 저자의 구현능력에도 의문이 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불만이 이야기의 후반으로 가면서 풀렸다. ‘한 신사를 만난 청년은 그에게서 기계의 책이라는 논문을 받는다. 논문을 작성했던 시기는 과거 에레혼이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발전하고 있던 때였다.

 

논문의 저자는 기계의 발전으로 일어날 변화를 예언한다. ‘인간은 여태 누려왔던 자신들의 지위를 기계들에게 내줄 것이다. 기계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치는 인간도 나타나고, 사람들은 기계왕국의 발전을 위해 살아간다. 기계는 우리의 주인이 된다. 그리고 수차례의 발전 뒤에 언젠가 의식을 가진 기계가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막기 위해 지금까지 만든 기계들을 모두 없애자는 대안을 제시한다. 행동의 결과가 지금의 에레혼이다.

 

그제서야 질병이 범죄인 이유가 끄덕여진다. 혁명을 이끈 세력은 사람들이 기계를 만드는 생각을 막아야 했다. 이성적 사고에 기반을 둔 학문, 그 중에서도 의학이 발전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후 청년은 열기구를 만들어 이곳에서 알게 된 여인과 함께 에레혼을 떠난다.

 

기계의 책은 이 책의 일부지만, 반대로 이 책의 전체다. 새뮤얼 버틀러는 기계의 책을 독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어설프게라도 소설 속 세상을 만들고 구현했다. 기계의 발전을 진화론의 관점으로 구성한 그의 논리는 튼튼했다. 설명을 위해 예견하는 예시는 예언이 되고 있다. 책의 진가는 이 부분이었다.

 

이 챕터를 읽으며 은연 중 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무의식의 존재가 의식을 가지는 존재로 진화하는 것을 말하는 과정에서 다윈의 진화론이, 인간이 기계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발생의 촉매로서 움직이는 존재라는 의견에서는 리처드 도킨스가 DNA와 인간의 관계를 말했던 구조가, 그것에 반대되어 기계는 인간의 손, 발의 확장형이라는 견해를 보았을 때는 미디어를 바라보는 마샬 맥루언의 발언 등 여럿 학자들의 주장이 떠올랐다.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고 기계가 자의식을 가질 경우 인간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은 수많은 학계, 정치, 언론 등 사회에서 언급되었다. 김영사는 그 대답 중 한 가지 견해를 거론하기 위해 이 책을 가져온 듯하다. 아니 어쩌면, 거론이 아니라 예언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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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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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두 작가의 공상과학 소설을 읽었다.

테드 창, 그리고 앤디 위어.

두 작가는 모두 SF작가다.

그리고 그들의 소설은 모두 영화화된 적이 있다.

재미있게도 그들은 공통된 것을 추구하기도 하는 한편, 소설을 쓰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먼저 공통적인 면모는 SF작가로서 추구하는 발언권이다.

 

앤디 위어의 『아르테미스』 주인공 재즈 바샤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생이다.

작가는 소설 속 인물들의 계열을 자주 발언한다.

홍콩계, 라틴계, 노르웨이, 헝가리,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등등

 

달은 아무도 살지 않았던 땅.

그렇기에 그곳은 어떤 인종의 사람들이 와도 문제가 없는 곳이다.

달의 도시에서 자신의 피부색을 가지고 누군가를 핍박하는 이는 없다.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행세할 뿐.

 

그것 뿐이랴.

주 내용은 아니지만, 주인공 재즈는 남자친구를 '동성애자'에게 빼앗긴다.

 

'아르테미스'를 관리하는 행정관은 '여자'다.

아, 참 주인공도 성별이 여자임을 미리 말 못했네.

 

감이 오는지?

앤디 위어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고,

'앞으로' 논란이 될 사회의 이슈들을 가지고 왔다.

 

SF라는 이름으로 큰 주제를 이끌어가면서 위에 말한 이슈들을 곁가지로 가져왔다.

뭐 어떠랴. "이건 그냥 SF소설이랴" 라고 말하면 끝인데.

 

 

그렇다면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테드 창은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 정도 중단편 소설만을 다루는 작가다.

 

그는 SF를 이용해

'신은 과연 선한 존재인가?'

'자본주의는?'

'외모지상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해 미(美)를 인식할 수 없는 기계가 생긴다면?'

 

테드 창은 앤디 위어와 마찬가지로 스토리의 곁가지 속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넣어 놓는다.

뭐 어때? "SF소설인데"

 

두 작가의 다른 점도 있다. SF소설의 구성방식이 정반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아르테미스』의 주인공 재즈가 우주 공간에서 토치를 쓰려고 했는데 안 된다.

부싯돌을 사용했는데도. 왜?

 

그건 산소가 우주 공간에 없기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즈는 자신의 여분 산소통을 활용해 압축된 산소를 뿜어냄으로서 토치를 사용한다.

 

'폭탄은 어떤 물질들을 섞어서 터뜨릴지'

'광케이블은 어떤 물질들을 혼합해서 만드는지'

'달의 중력이 지구보다 약하기에 관절염, 혹은 하반신 마비인 사람들이 살아가기 좋다'는 설정은

체험형 SF다. 체감할 수 있고, 주인공의 동선을 따라 과학적 분석을 들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사용하는 언어체계에 따라서 그 생명체의 사고방식이 결정된다는 '샤이어-워프' 가설

빛이 어디로 가야 최단시간에 갈지 안다는 '페르마의 최단시간의 법칙'

이 우주가 끝도 없이 올라가면 다시 밑바닥으로 도는 휴지심 구조의 차원 분석 (상상)

우리가 알던 수학법칙이 사실은 거짓이었다는 것을 발견한 수학자(상상)

미(美)를 판단하는 신경부위에 마비를 일으켜 사람들이 외모로 차별하는 세상이 사라진다면?


거시적이고 이론적인 구조를 가져와 그 토대 속에서 상상력을 뿜어낸다.

그래서 테드 창의 소설은 하드 SF소설이라고들 한다.



둘의 전개방식이 다르지만, 무엇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각자의 재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교해서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독자들이 두 책을 모두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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