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두 작가의 공상과학 소설을 읽었다.
테드 창, 그리고 앤디 위어.
두 작가는 모두 SF작가다.
그리고 그들의 소설은 모두 영화화된 적이 있다.
재미있게도 그들은 공통된 것을 추구하기도 하는 한편, 소설을 쓰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먼저 공통적인 면모는 SF작가로서 추구하는 발언권이다.
앤디 위어의 『아르테미스』 주인공 재즈 바샤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생이다.
작가는 소설 속 인물들의 계열을 자주 발언한다.
홍콩계, 라틴계, 노르웨이, 헝가리,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등등
달은 아무도 살지 않았던 땅.
그렇기에 그곳은 어떤 인종의 사람들이 와도 문제가 없는 곳이다.
달의 도시에서 자신의 피부색을 가지고 누군가를 핍박하는 이는 없다.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행세할 뿐.
그것 뿐이랴.
주 내용은 아니지만, 주인공 재즈는 남자친구를 '동성애자'에게 빼앗긴다.
'아르테미스'를 관리하는 행정관은 '여자'다.
아, 참 주인공도 성별이 여자임을 미리 말 못했네.
감이 오는지?
앤디 위어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고,
'앞으로' 논란이 될 사회의 이슈들을 가지고 왔다.
SF라는 이름으로 큰 주제를 이끌어가면서 위에 말한 이슈들을 곁가지로 가져왔다.
뭐 어떠랴. "이건 그냥 SF소설이랴" 라고 말하면 끝인데.
그렇다면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테드 창은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 정도 중단편 소설만을 다루는 작가다.
그는 SF를 이용해
'신은 과연 선한 존재인가?'
'자본주의는?'
'외모지상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해 미(美)를 인식할 수 없는 기계가 생긴다면?'
테드 창은 앤디 위어와 마찬가지로 스토리의 곁가지 속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넣어 놓는다.
뭐 어때? "SF소설인데"
두 작가의 다른 점도 있다. SF소설의 구성방식이 정반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아르테미스』의 주인공 재즈가 우주 공간에서 토치를 쓰려고 했는데 안 된다.
부싯돌을 사용했는데도. 왜?
그건 산소가 우주 공간에 없기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즈는 자신의 여분 산소통을 활용해 압축된 산소를 뿜어냄으로서 토치를 사용한다.
'폭탄은 어떤 물질들을 섞어서 터뜨릴지'
'광케이블은 어떤 물질들을 혼합해서 만드는지'
'달의 중력이 지구보다 약하기에 관절염, 혹은 하반신 마비인 사람들이 살아가기 좋다'는 설정은
체험형 SF다. 체감할 수 있고, 주인공의 동선을 따라 과학적 분석을 들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사용하는 언어체계에 따라서 그 생명체의 사고방식이 결정된다는 '샤이어-워프' 가설
빛이 어디로 가야 최단시간에 갈지 안다는 '페르마의 최단시간의 법칙'
이 우주가 끝도 없이 올라가면 다시 밑바닥으로 도는 휴지심 구조의 차원 분석 (상상)
우리가 알던 수학법칙이 사실은 거짓이었다는 것을 발견한 수학자(상상)
미(美)를 판단하는 신경부위에 마비를 일으켜 사람들이 외모로 차별하는 세상이 사라진다면?
거시적이고 이론적인 구조를 가져와 그 토대 속에서 상상력을 뿜어낸다.
그래서 테드 창의 소설은 하드 SF소설이라고들 한다.
둘의 전개방식이 다르지만, 무엇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각자의 재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교해서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독자들이 두 책을 모두 읽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