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미래전략 2019 - 기술변화부터 국제정세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메가트렌드 전망과 전략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지음 / 김영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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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미래전략 2019

 

선진국의 기준은 무엇일까?

 

책에 따르면 미래를 향해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앞서가는나라이다.

따라서 한국이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유의 미래 선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민간 싱크탱크 그룹의 활성화인데, 분야별 싱크탱크 그룹이 정권을 초월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기관의 특성이나 정권의 주기적인 교체를 고려할 때 관련기관이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런 문제상황에서 순수 민간 싱크탱크인 KAIST의 국가미래전략 보고서는 의미가 있다.

직접적인 실행력은 갖추지 못하여도 집단의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대중에게 소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의미있는 것은 내용과 함께, 그 과정에서 많은 구성원들의 참여와 공감을 이루었다는 점일 것이다.

 

두 번째는 집필진은 자신들이 연구에 임했던 자세를 표현하는 선비정신이다.

선비는 정치와 무관하게 오리지 나라와 국민을 위하여 발언하기 때문인데, 선비정신만이 혼탁한 현대사회에서 중심을 잡고 오로지 국가와 민족을 위한 전략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책에서 표현하는 것처럼 물결처럼 밀려오는 많은 한국사회의 과제들이 우리의 선택과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멋진 도약이 될 수도, 혼란과 갈등이라는 퇴보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본문에서 제시하는 한국사회의 6대 절대과제는 다음과 같다.

 

1. 저출산 고령화

2. 사회통합, 갈등해결

3. 평화(통일)와 국제정치

4. 지속적인 성장과 번영

5. 지속가능한 민주복지국가

6. 에너지와 환경문제

 

집필진이 강조하듯이 국가가 처한 위기에 대응하고 해결하는 주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정치이다. 정치가 최고 권력을 가지고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이끌고 나가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는 반드시 구성원들의 신뢰를 확보해야 하며, 새로운 질서는 신뢰사회를 전제로 해야 한다.

 

다음으로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이 있었다.

 

손가락으로 어떤 방향을 가리키면 손가락이 아니라 그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

 

기술을 기술 관점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되며 기술변화가 가져오는 보다 더 근본적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거시적인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기술 자체보다는 그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변화의 가능성과 새로운 질서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인간성이다. 4차 산업혁명이건, 디지털 전환이건, 첨단과학기술이건,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어야 한다. 기술에 대한 사회문화적 관점, 인간 중심적 관점이 필요한 이유다.

 

책에서 강조하듯이 모든 발명과 발견이 사회변동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사회 속에 수용돼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하며, 과학기술이 문화가 되려면 사람들이 인식하고 이해하고 일상에서 널리 사용해야 한다.

 

조금 어렵고 전문적이었던 책의 내용을 3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위기는 위기로 인식하는 순간,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

 

2. 미래전략은 미래의 눈을 가지고, “현재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3. 우리는 예지력을 갖고 미래를 알아맞힐 수는 없지만,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대응할 수는 있다.

 

이것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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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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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 “세상의 모든 지식

tvN - “지금 여기, 즐거움의 시작

SK텔레콤 - “사람을 향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기업들의 문구 뒤에는 항상 카피라이터가 존재한다.

 

나는 그들이 만든 문장을 볼 때마다 어떻게 그렇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아름다운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지 호기심과 부러움이 생길 때가 많았다.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작가는 아이디어, 이렇게 시작하면 어떻습니까?”라고 대답해주는 것 같다.

 

(부족하지만 저자의 메시지를 요약해서 핵심을 전해드리면)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 중요한 첫 번째는 유연성(flexibility)’ 이다.

 

지식의 저주라는 표현이 있다. 지식은 자칫 지혜로 이어지는 통로를 가로막는 벽이 되곤 한다. 지식과 지혜는 트랙이 좀 다른데, 그 다른 궤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태도가 바로 유연성이다.

 

끝없이 새로움에 열려 있고, 자기가 아는 지식을 계속해서 수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지혜로운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두 번째는 '연결(connection)' 이다.

 

다양한 소재의 연결을 위해서는 그 재료인 문학, 음악, 미술, 정치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말은 아니다.

 

저자는 티셔츠를 정리하다가 프랑스 혁명을 떠올리는 특이한 사람이다.

 

하지만 농담처럼 아이디어를 툭 던져놓고는 거짓말처럼 그 아이디어로 반짝이는 일상을 완성한다. 이것은 그에게 무척 재미있는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진짜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글자가 아니라 문단과 문단 사이에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는 교양지식이 아니라 유연성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질문을 하거나 또 그에 답해왔고 그 때문에 우리에게는 일종의 패턴이 형성되어 있다. 그 인과관계의 프레임을 툭 깨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생각은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저 섬세하게 일상을 바라보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조합해보거나,

진지하고 무거운 고민을 단순화시켜보거나, 반대로 가벼운 일상에 필요이상으로 진지하고 무겁게 문제의식을 던지는 자세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바로 웃음이다. ^-^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좋은 농담은 언제나 무언가를 부순다. 관습과 인과관계의 벽으로 둘러쳐진 상자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곳으로 미끄러진다. (게다가 우리를 웃게 한다.)

 

작가가 제시하는 지혜롭고 유연한 삶의 연료는 웃음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이 여러분의 삶에 좋은 농담처럼 깃들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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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과 소설가 - 대충 쓴 척했지만 실은 정성껏 한 답
최민석 지음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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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 참 단순하지만 친절하다고 생각한다.

 

표현 그대로 한 명의 소설가가 대학생들의 고민상담을 해주는 내용이다.

 

카테고리는 자아, 사랑, 관계, 미래로 나누어지며, 고민의 내용은 글만 읽으면 졸려요같은 가벼운 고민부터 한국 사회의 사람들이 싫어지고 있어요와 같은 진지하고 색다른 고민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책을 다 읽지 않더라도, 목차에서 자신과 같은 고민을 찾아 띄엄띄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가가 만든 단어인 호모 고미니우스는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고민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작가의 표현대로 고민은 절연하기 어려운 가족 중 가장 골치 아픈 존재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고민을 통해 분명 성장해왔고, 앞으로 성숙해져 가야만 한다.

그것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이 책을 읽고 지난 학기에 들은 한 수업에서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고민력이란 단어가 생각났는데, 좋은 내용이라 (책의 내용과 함께)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소개해드리고 싶다.

 

고민력이란 이렇다.

 

무조건 많이 고민을 많이 하라는 것도 아니고, 고민의 결과가 중요하다는 의미도 아니다.

 

고민과 함께 해결을 위한 실천이 동반되어야 하고, 자신의 내린 결론과 선택에 대해 논리적인 근거와 주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작가는 이에 덧붙여 말하는 듯하다.

 

다만 초보 어른으로서 구축한 태도와 자세는 허물 수 없는 성벽이 아니라, 흐르는 물에 잠시 묶어둔 부표와 같기에 더 멋진 생각과 더 나은 자세가 발견되면, 이전에 묶어둔 부표를 새 흐름에 과감히 떠내려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게 작가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의 자세, 동시에 내가 생각하는 고민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책에서 쓰는 표현이 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작가다.”

 

인생이라는 원고지에 삶이라는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작가. 그리고 모든 이야기가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을 지니고 있듯, 우리들의 삶 역시 고유한 문체와 고유한 전개 방식으로 쓰일 때 아름다울 것이다.

 

때로는 모르는 것이 있기에 재미있고, 불안하기에 열심히 살아가는 것 아닐까?

 

저는 인생의 플롯을 미리 완벽하게 짜놓지 않았지만, 살아가며 매번 플롯을 수정하며 삶을 써나가고 있습니다.”

 

책에서 가장 힘이 되고 공감이 되었던 작가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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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데 예뻐서 - 일상, 그리고 쓰다
박조건형.김비 지음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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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지금 우리가 흘려보내는 여기, 이 시간도 언젠가 끌어안지 못해 안타까워할 그 무수한 시간 중 하나라는 걸 나의 신랑도 세상 모든 사람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대로 흘려보내지 말아야 할 여기 이 귀한 시간을 각자의 방식대로 다시 또 멋지게 기록하고 간직할 수 있기를 말이다.”

 

-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프롤로그 -

 

 

제목부터 호기심과 설레임을 불러 일으키는 이 책은 모든 사람들의 삶은 가치 있기에 기록되어야만 한다는 작가의 아름다운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누구의 삶을 어떻게기록했을까?

 

이 책은 다양한 삶의 풍경을 드로잉으로 담아내는 박조건형 작가와,

자신을 우울 여행자의 아내라고 표현하는 김비 작가 부부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이 책을 남편은 우울이란 여행을 하며, 아내는 기다림의 여행을 계속하는 최초의 여행기라고 불러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작가는 책에서 자신의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과감하게 고백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단순히 무기력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의 느낌이 아니라, 공기라는 바위에 깔린 사람처럼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그는 혼자만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혼의 몸을 버둥거린다. 아내의 표현처럼 그는 자기 자신은 물론 세상의 모든 편견과도 맞서 싸우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드로잉은 화려하진 않지만, 자신의 눈에 아름답고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존재들과 순간을 담아냈음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그래서 그의 드로잉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

 

자주 휘청거리는 사람이지만 자신과의 다짐이나 약속은 쉽게 저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랜 고난과 아픔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의 삶을 그림으로 기록한다.

 

나는 그래서 그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기를 바란다.

 

다른 표현을 쓰자면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남으려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화목하지 않은 가정환경과 불우한 어린시절을 거쳤고, 그로 인한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10년 째 공장에서 생산직 근무자로 일하며, 임대 아파트에 월세로 생활한다. 무엇보다도 시한폭탄처럼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뇌종양을 안고 살아가야만 한다.

 

다만 이 부부가 자신들의 과거와 환경을 고백할 때 느껴지는 감정은 측은함이나 슬픔이 아니라, ‘공감위로에 가깝다.

 

무엇보다 나는 이 부부의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가 지쳐 누워있는 서로를 무조건 일으켜 세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서로의 약속을 지키며 믿음을 갖고 기다려준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삶을 말할 때, 그리고 죽음을 말할 때, 그 어떤 순간에도 가벼이 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준다.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어제 서있었던 곳보다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고, 나만의 몫이었던 시간을 무엇으로든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작가는 기록이란 시간을 거역하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나의 삶에 대한 기록이 있어야만, 시간이란 삶과 나란히 서서 함께 당당히 걸어갈 수 있는 것이다.

 

평범한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아직 우리에게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고, 그만큼 많은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물론 우리의 시간은 별것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기록 방법은 나의 삶에 가치를 더해 줄 것이고, 오늘 하루도 고생한 나에게 최고의 보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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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 빅뱅부터 2030년까지 스토리와 그래픽으로 만나는 인류의 역사
김민주 지음 / 김영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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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책의 본격적인 소개에 앞서 크게 4가지 카테고리의 분들에 책을 추천 드리고 싶다.

1. 세계사에 기록되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좋아하시는 분들

2. 혹은 다양한 국제 통계자료가 필요하신 분들

3. 인문학, 사회학, 경제학을 포괄하는 새로운 역사학을 접하고 싶으신 분들

4. 조지오웰의 말처럼 과거를 지배하여 미래를 지배(?)하고 싶으신 분들

 

예쁜 노랑색 컬러의 이 역사책은 저자가 표현하듯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처럼 흥미로운 시공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여행의 방식은 2가지이다.

 

첫 번째는 인류의 자랑스러운 업적과 번영이 남아 있는 곳을 찾아가보는 브라이트(Bright) 투어이고, 두 번째는 반대로 인류의 어두운 흔적을 찾아가 반성을 하고 교훈을 얻는 다크(Dark) 투어이다. 두 여행 모두 나름의 깊이와 재미가 있다.

 

책의 특징과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모든 서술이 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으로 구성된다.

 

이는 문제점을 확실히 보이게 하기 위함인데, 저자의 말대로 인문학의 핵심은 () 방대한 지식의 양이 아니라,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에 있다. 그래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고민해볼 것을 권한다. 질문에 정답은 없다. 그저 자신의 생각과 의견에 적절한 논리와 근거를 붙이는 것에 있다.

 

2. 기존의 서양 중심사의 역사 서술을 비판하고, 동서양의 균형을 의식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래에 세계패권을 거머쥘 날이 올까?”라는 핵심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는 단순히 내용의 양이 균형을 이루었다는 것이 아니라, 동서양의 관점을 동시에 다루고, 각각의 인과관계를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균형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3.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어 스토리 그래픽(Story graphic)을 보여준다.

 

다양한 통계자료는 각 역사적 배경 및 사건의 규모나 영향력을 정확히 보여줌으로써 독자의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여준다.

 

4. 함께 보면 좋을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함께 소개한다.

 

브라질의 다큐 사진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노동자들 Workers : An Archeology of the Industrial Age을 보면 처참한 환경에서 사역하는 노도자들의 리얼한 군상을 담아낸다. 그 어떤 텍스트나 영상매체로 보는 것보다 자본주의의 어두운 모습을 여과없이 볼 수 있다. 역사가 꼭 글로만 기록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주제를 바꾸어 우리는 역사를 의무교육으로 배우면서도 그 필요성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저자가 주장하기로 역사학자의 연구범위는 역사뿐 아니라 물리학,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을 포함해야 한다. 폴리매스(Polymath), 즉 심도 있으면서 박식한 존재가 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역사학자가 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유명한 표현이 말해주듯이 역사는 과거를 반추하며 현재에 살아남고, 미래를 개척하는 데에 밑거름이 된다.

 

따라서 역사의 진정한 목적은 단지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투영하는 것에 있다. 다만 그 투영의 방식은 각 사회와 문화마다 나름의 방식과 가치가 존재할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둔필승총(鈍筆陞總)

둔한 기록이 총명한 기억보다 낫다는 의미로, 기록하지 않은 것은 모름지기 기억되지 않는 법이다.

 

조지 오웰이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고 표현한 것은 현재의 지배자가 어떠한 형태로든 과거를 왜곡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왜곡된 역사를 정사(正史)라고 열심히 배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왜곡된 역사책을 통렬하게 비판하거나 여러 매체를 통해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것, 혹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아예 새로운 역사책으로 쓰는 것이다. 어느 것이 더 낫다는 정답은 없으니 각자의 방법을 실천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사를 보면 유럽인들은 산업혁명에 의한 호경기 시대를 아름다운 시대라는 의미에서 벨 에포크(Belle epoque)’라는 이름을 붙였다. 반대로 9~10세기의 시대는 암흑기라는 의미로 다크 에이지(Dark age)’라는 이름을 붙였다.

 

100년이 지난 후 한국사회가 벨 에포크라 평가 받을지 다크 에이지라 평가 받을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다만 불행한 시기로 평가받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저자가 설명하듯이 한국은 4번의 르네상스를 경험했는데, 최근 BTS를 필두로 하는 한류 열풍을 보면 조심스럽게 제 5의 르네상스가 기대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흐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생산적으로 발전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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