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 빅뱅부터 2030년까지 스토리와 그래픽으로 만나는 인류의 역사
김민주 지음 / 김영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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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책의 본격적인 소개에 앞서 크게 4가지 카테고리의 분들에 책을 추천 드리고 싶다.

1. 세계사에 기록되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좋아하시는 분들

2. 혹은 다양한 국제 통계자료가 필요하신 분들

3. 인문학, 사회학, 경제학을 포괄하는 새로운 역사학을 접하고 싶으신 분들

4. 조지오웰의 말처럼 과거를 지배하여 미래를 지배(?)하고 싶으신 분들

 

예쁜 노랑색 컬러의 이 역사책은 저자가 표현하듯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처럼 흥미로운 시공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여행의 방식은 2가지이다.

 

첫 번째는 인류의 자랑스러운 업적과 번영이 남아 있는 곳을 찾아가보는 브라이트(Bright) 투어이고, 두 번째는 반대로 인류의 어두운 흔적을 찾아가 반성을 하고 교훈을 얻는 다크(Dark) 투어이다. 두 여행 모두 나름의 깊이와 재미가 있다.

 

책의 특징과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모든 서술이 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으로 구성된다.

 

이는 문제점을 확실히 보이게 하기 위함인데, 저자의 말대로 인문학의 핵심은 () 방대한 지식의 양이 아니라,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에 있다. 그래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고민해볼 것을 권한다. 질문에 정답은 없다. 그저 자신의 생각과 의견에 적절한 논리와 근거를 붙이는 것에 있다.

 

2. 기존의 서양 중심사의 역사 서술을 비판하고, 동서양의 균형을 의식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래에 세계패권을 거머쥘 날이 올까?”라는 핵심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는 단순히 내용의 양이 균형을 이루었다는 것이 아니라, 동서양의 관점을 동시에 다루고, 각각의 인과관계를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균형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3.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어 스토리 그래픽(Story graphic)을 보여준다.

 

다양한 통계자료는 각 역사적 배경 및 사건의 규모나 영향력을 정확히 보여줌으로써 독자의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여준다.

 

4. 함께 보면 좋을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함께 소개한다.

 

브라질의 다큐 사진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노동자들 Workers : An Archeology of the Industrial Age을 보면 처참한 환경에서 사역하는 노도자들의 리얼한 군상을 담아낸다. 그 어떤 텍스트나 영상매체로 보는 것보다 자본주의의 어두운 모습을 여과없이 볼 수 있다. 역사가 꼭 글로만 기록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주제를 바꾸어 우리는 역사를 의무교육으로 배우면서도 그 필요성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저자가 주장하기로 역사학자의 연구범위는 역사뿐 아니라 물리학,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을 포함해야 한다. 폴리매스(Polymath), 즉 심도 있으면서 박식한 존재가 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역사학자가 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유명한 표현이 말해주듯이 역사는 과거를 반추하며 현재에 살아남고, 미래를 개척하는 데에 밑거름이 된다.

 

따라서 역사의 진정한 목적은 단지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투영하는 것에 있다. 다만 그 투영의 방식은 각 사회와 문화마다 나름의 방식과 가치가 존재할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둔필승총(鈍筆陞總)

둔한 기록이 총명한 기억보다 낫다는 의미로, 기록하지 않은 것은 모름지기 기억되지 않는 법이다.

 

조지 오웰이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고 표현한 것은 현재의 지배자가 어떠한 형태로든 과거를 왜곡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왜곡된 역사를 정사(正史)라고 열심히 배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왜곡된 역사책을 통렬하게 비판하거나 여러 매체를 통해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것, 혹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아예 새로운 역사책으로 쓰는 것이다. 어느 것이 더 낫다는 정답은 없으니 각자의 방법을 실천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사를 보면 유럽인들은 산업혁명에 의한 호경기 시대를 아름다운 시대라는 의미에서 벨 에포크(Belle epoque)’라는 이름을 붙였다. 반대로 9~10세기의 시대는 암흑기라는 의미로 다크 에이지(Dark age)’라는 이름을 붙였다.

 

100년이 지난 후 한국사회가 벨 에포크라 평가 받을지 다크 에이지라 평가 받을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다만 불행한 시기로 평가받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저자가 설명하듯이 한국은 4번의 르네상스를 경험했는데, 최근 BTS를 필두로 하는 한류 열풍을 보면 조심스럽게 제 5의 르네상스가 기대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흐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생산적으로 발전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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