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속의 아버지는 무섭다기 보다는 딸에게는 한없이 약한 아버지셨다. 엄마가 학교 늦다고 깨우라고 하셔도.. 잠깨우면서 .. 짜증내는 그 모습을 안스러워 보지 못하고 .. 몇분만 더 잔다고 하는 얘기를 들어주시다 보면.. 우린 지각하기 일쑤.. 초등학교..등교길에 엄마가 주시는 용돈 100원.. 난 걸어다녔기에.. 100원이면 핫도그를 두개나 사먹을수 있었다. 그리고 급식받는 우유로 문구점에 가서 맛있는 과자와 바꿔 먹을수도 있었다. 그래두 학교앞.. 뽑기나.. 오락게임은 .. 날 유혹했고.. 엄마한테 백원만 백원만 하다가 엉덩이를 맞기 일쑤였다.아침부터 눈물훌쩍이며 나가는 내게 아빠는 오백원을 꾹..눌러 주신다 그러면 난 울었던 눈물도 뚝.. 하늘을 날아가는 거다. 이렇게 아빤.. 엄마의 눈을 피해 우리에게 엄마가 주는 짠돌이 용돈외에 뒷돈을 챙겨 주셨던 거다. 내겐 아빠에 대한 기억이 초등학교때 가장 많다. 중고등 학교땐..학교 다니고 학원다니고, 독서실가고 ..그래서 실질적으로 부모님과 마주할 시간이 별로 없다. 내 어릴적 기억엔 아빠가 .언니를 무지 아꼈다..똘똘하기도 했지만 몸이 약했기에.. 그래서 어린 나는 아빠가 언니를 편애 한다고 생각했고 어쩜 그때 부터 질투심이라는게 내 마음 한가득 큰나무로 쑥쑥 자랐는지 모르겠다. 언니와 동생 사이에서 자랐지만 막내처럼 하고픈거 다 하고 자란 나는 응석받이 막내나 다름이 없었는데 말이다. 언니가 몸이 약해서 아빠가..많이 신경을 쓰신거다 여리고 약한 언니에 비해 난 어릴때 부터 안가리고 잘먹고 잘컸다. 그리고 엄마곁을 떠나는걸 안좋아해서 아빠는 모임에도 언니를 줄곧 데리고 다니셨다. 그런 아빠가 언니랑 나와 싸울때 .. 언니 편을 들때면 ..난 어린 8살 9살 나이에도 ..비밀일기장에다가 그 섭섭함을 다 털어내곤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아침에 일어났더니.. 언니가 코피가 나서 얼굴이 범벅... 추정을 해보니..내발로 언니코를 찬거였다. 어릴때만 해도 360도로 회전하며 잠을 잤던 나는 몸부림이 심했다. 그래서 그날 정말 혼쭐이 났다 일요일 아침부터 .. 초겨울 ..난 잠옷바람으로 .내 비밀일기장을 슬며시 꺼내 옥상 계단에 앉아 울면서 또 일기를 썼다 .. 지금도 가끔 그때를 기억하면 철부지 내모습에 웃음이 난다. 고등학교때는 독서실끝나는 새벽두시에 맞춰 집에서 주무시다 학교앞 독서실까지 차를 태우러 오시고, 졸업하고 직장다닐땐.. 회식하고 늦을때면.. 새벽 한시두시 마다앉고 ..달려오시는 아버지 아버지는 그렇게 품안에 우리 자식들을 키웠다..물론 어머니는 말할것도 없지만 말이다. 포옹에는 여느 자식들이 그렇듯 아버지에 대한 추억에 관해 말하고 있다. 책은 아버지에게 ..그리고 우리 자식들에게 얘기를 한다. ^^ 아름다운 목소리로..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많이 떠올리게 되었다. 아버지들은 그냥 지나칠수 있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것에도.. 아이들의 추억을 위해 잠깐의 시간을 내어주라고 얘기한다. 책은 아버지에게 .. 나에게 그리고 내가 부모가 되어 나의 자식에게 까지에 관한 생각으로 뻗어나간다. 아버지가 다정다감하셨지만 우유부단 한건 아니셨다. 하지만 가끔은 단호한 아버지가 되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식들에게 만은 한없이 약해지시는 아버지였다. 그래서 뭘 많이 사달라거나, 요구한건 아니지만..넉넉히 해주려고 애썼던 아버지.. 하지만 내게도 아버지가 미웠던 몇년의 세월이 있었다. 나는 딸이기에 아버지 보다는 어머니의 입장을 먼저 이해할수 밖에 없었으니까.. 미웠다..많이 미웠다. 쉽게 ..편하게 살수 있는데 ..애써 고생시키시는 아버지가 미웠고 . 시대의 바람을 타고 아버지의 일이 힘들어 지실무렵.. 그때도 아버지를 원망했었다. 하지만 몇해가 지나고 ..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거칠어진 손과.. 축 늘어진 어깨와.. 얼굴에 어느새 늘어난 주름을 보면서.. 내가 하루에 한번 아버지 얼굴을 제대로 마주본적이 있었던가? 어릴때 처럼 아버지와 웃으며 얘기한적이 있었던가.. 솔직히 크고나면 딸은 아버지와 대화의 단절이 더 빨리 찾아오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아니..난 내 친구들 보다는 훨씬.. 나은편이었다. 나는 아버지와 사이도 좋았고..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어느새 아버지는 아버지 대로 나는 나대로 바빠지고 저녁에 얼굴 보는게 다다. 아버지.. 지금은 아버지를 미워했던 그 짧았던 시간들이 아버지에게 너무 죄송스럽다. 나는 아버지 성격과 많이 닮았다. 아버지도 웃으시며 .. 내 성격많이 닮았다 하실땐.. 마주보며 빙긋 웃는 모녀 ^^ .. 오늘은 아버지에게 내가 가진 책 두권을 권해드렸다. 아버지는 역사 소설을 좋아하신다. 토지를 그렇게 읽을라고 .. 내게 얘기하셨는데 난 한권 읽다 덮어버렸다. ^^ 최근에도 아버지가 즐겨보시는 역사드라마가 있는데 책이 먼저 나왔다고 하니까 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책을주문하고 아버지께 선물을 할꺼다. 편지와 함께..아버지 내게 말씀하신다. "책 네 돈으로 샀나? 돈줄까?" 난 직장인.. 아빠보다 개인돈은 더 많이 쓸수 있는 나이 ^^ 그런데 어릴때 처럼 항상 물으신다.."돈줄까?" ^^ 스무살에도 .... 서른살이되어서도..마흔살이 되어서도..아버지 앞에선 난 항상 그어릴적.. 명랑한 딸내미 일꺼다. 아버지께 편지를 쓴게 고등학교가 마지막이었던것 같다. 책과 함께 .. 가을엔 .. 아버지께 편지를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