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 희망도 매력도 클라이맥스도 없는 낙원, 미국 문명 기행 산책자 에쎄 시리즈 3
장 보드리야르 지음, 주은우 옮김, 유진 리처즈 그림 / 산책자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후지와라 신야의 아메리카 기행을 읽고나서 미국이란 나라에 호기심이 생긴다. 그리고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온 보드리야르의 '아메리카'. 

나의 얕은 사유 능력과 지적 수준으로 책을 이해하며 읽는다는 것은 애시당초 포기하고 한편의 기행문으로서 이 책에 다가갔다. 그리하여 고백하건데, 내가 이 책의 옮긴이 해제와 후기까지도 다 읽은 후에도 내게 남은 것이라고는, 철학적 용어와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이 바탕이되는 여러 단어들로 이처럼 시적인 기행문을 쓸 수도 있구나 하는 정도의 감탄이다. 

또 하나는 후지와라 신야의 아메리카 기행에서 엿본 아메리카가 보드리야르의 아메리카와 중첩되"는(또는 내가 중첩된다고 생각하는) 점들이다. 보드리야르는 '미국을 가로질러 1만 마일만 달려보면, 당신은 이 나라에 관해 사회학이나 정치과학 연구소들 전체가 수집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106p"'라고 하고 후지와라 신야 역시 그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모터홈을 이용한 아메리카 횡단을 시작한다. 그리하여 후지와라 신야는 책의 후기에서 "그리하여 이미테이션(가상현실)은 새로운 '성성'이 되었다."라고 말한다. 이는 보드리야르의 이 책에서 번번히 언급되는 '시뮬라시옹'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또한 보드리야르가 대담하게도 아메리카를 '실현된 유토피아'라고 칭할 때 후지와라 신야는 그의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미국인은 그들의 과대망상, 즉 '슈퍼맨'을 우화 속에 가두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은 과감하게도, 또는 경박하게도 경제와 과학을 앞세워 이를 현실에서 실현시키려고 시도했다." 

자, 여기, 일본의 여행가가 바라본 아메리카가, 프랑스의 철학자가 바라본 아메리카도 있다. 그럼 우리들의 아메리카는 어디 있는가. 최소한 아주 잠깐이라도 생각해보야야 한다 : '어떻게 한국인이 될 수 있을까?' 

2011.01.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