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명품을 살까? - 베블런이 들려주는 과시 소비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15
김현주 지음, 윤병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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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본 순간, 너무 궁금했다. '정말 왜 사람들은 명품을 살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나도 명품에서 자유롭지는 않은 것 같다. 사실 명품 사고 싶다. 사고 싶어 보긴 하지만, 엄청난 가격에 엄두를 내질 못하고 있다. 만일 내가 전업주부가 아니였다면 아마 저질렀을 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명품백 하나 정도 가지고 싶단 생각이 든다. 가끔 만나는 올케는 명품백 들고 다니는데 그렇게 좋아보일 수가 없고, 싼 거 1,2년 쓰느니, 명품백 더 오래쓰면 폼도 나고, 남보기에도 있어 보이고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된다. 젊어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왜 나이를 먹을수록 비싸고 좋은 옷과 가방을 걸치고 싶어하는 것일까?

그 심리를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는 오늘도 경제 생활을 한다. 우리는 지금 '기회비용'의 선택에 놓여 있다. 그렇기에 조금 더 싼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얻기 위한 소비를 해야 한다. 그것이 현명한 소비이다. 하지만 명품을 사는 건, 전혀 현명한 소비가 아니다. 비싼 제품이 과연 그 가격을 지불할만큼 그 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한 편에서는 그렇다고도 생각할 것이다. 왜일까?

이는 '과시심리' 때문이다. 남에게 내가 이만큼의 경제력이 있다는 걸, 또는 남편이 아내를 통해 경제력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낭비가 아닌가? 그렇다면 왜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고, 명품에 탐닉하는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과시 소비의 주인공인 유한계급에 대해 알아야 한다. 또한 유한계급을 알기 위해선 선사시대 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 시기에는 유한계급을 뚜렷하게 찾아보기 어렵지만, 어떻게 유한계급이 발생했는지 짐작할 만한 사회적 관계가 나타난다. 바로 사냥하는 남성과 일상적 노동을 하는 여성의 구분이다. 이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지만, 사냥하는 남성들이 공동체 안에서 특별한 존재로 여겨지게 된다. 남자들의 활동을 명예로운 것으로 인정한다. 이처럼 명예로운 활동과 비처난 노동에 대한 구분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차별적인 관계를 당연시하는 사고방식과 관습으로 자리잡는다.

 

이처럼 긴 역사를 거치면서 과시 소비는 꾸준히 이어져 온 셈이다. 이제 유한계급에 있는 사람들이 소비를 하는 건,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왜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 명품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않을까?

 

사람들이 왜 명품을 사는지? 그 심리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지? 과시소비의 역사는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약간은 노홍철 닮은 베블런 아저씨가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참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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