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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우리 고전 ㅣ 오십 빛깔 우리 것 우리 얘기 27
우리누리 지음, 김미정 그림 / 주니어중앙 / 2011년 6월
평점 :
내게 있어 우리 고전이라 함은 어릴 적 잠자리에서 듣던 옛날 이야기였습니다. 흥부는 가난해도 착해서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 이듬해 박 씨를 얻어 정성으로 키워, 금은 보화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놀부는 동생을 구박하여 벌을 받는 못된 심보를 가진 형으로 나옵니다. 비록 흥부 놀부뿐 아니라 대부분의 고전은 이런 식으로 잠자리에 들기 전 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간때문이야~ 간때문이야~' 란 광고속 노래의 원조격인 '토끼전'도 그렇고, 심청전 또한 그렇습니다. 깊은 밤 이불속에서 듣는 '장화홍련전'은 무서워서 이불을 끌어당겨 머리끝까지 덮었습니다.
이런 고전을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가웠습니다. 주니어 중아에서 나온 <교과서속 우리 고전>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전 10편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흥부전', '심청전', '홍길동전', '토끼전'처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고, '금오신화', '임진록','박씨전'처럼 잘 모르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김시습이 지은 '금오신화'에 실려있는 다섯 편중 이 책에 소개된 글은 '만복사 저포기'입니다. 주인공 양생과 죽은 아가씨와의 사랑이야기가 마치 '사랑과 영혼'처럼 애절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책은 고전뿐 아니라 배경지식을 얻는 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흥부전은 판소리계 소설로써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흥부가>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임진록'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나라를 지킨 장군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웅담입니다. '홍길동전'을 통해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당시 시대상도 알 수 있고, 양반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옹고집전'이나 '양반전'도 재미있습니다.
우리 고전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구전이 많습니다. 그래서인가요? 내가 어릴 적 잠자리에서 듣던 옛날 이야기로 들어야 제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읽어도 재미있겠지만, 잠자리에서 들려줘야 그 맛이 더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10편이니 하나씩 들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