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유쾌한 동화

올백 ㅣ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1
이은재 지음, 소윤경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6월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주인공과 일심동체과 되어 어느새 내가 주인공이 되어버리곤 한다. 올백에서도 읽다 보니 어느새 동주의 마음과 한가지이다. 얄미운 광호. 자기가 반장이면 반장이지... 올백 맞았다고... 엄마까지 와서 치킨이랑 김밥이랑 돌리고... 아이들은 또 그런 광호한테 붙어서 알랑방귀를 뀌고 있다. 아니꼽다.

동주는 광호의 엄마를 볼 때마다 자신의 엄마 생각이 난다. 광호 엄마의 금이빨을 보았을 때는 형편때문에 치료도 못받는 엄마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엄마는 중학교 앞에서 떡볶이랑 김밥파는 조그만 가게를 하는데... 손님이 뜸해져 가겟세 내기도 버거웁다.

광호와 광호형이 엄마를 사팔뜨기라고 놀리는 것도 싫다. 배알이 꼬인다. 그러다 동주는 광호와 다음 번 시험에서 올백을 맞는 사람이 그러지 못한 사람을 부하로 삼는 내기를 하게 된다. 홧김에 내기를 하기는 했지만 학원하나 다니지 않는 동주로서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하지만 건만하고 오만방자한 광호를 보면 오기가 발동하기도 한다. 기필코 광호를 이기리라.

어느새 동주를 응원하고 있다. 잘 살고.. 공부 좀 한다고... 거들먹거리는 광호를 동주가 코를 납작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동주가 꼭 시험에 올백을 맞기를 빈다. 그래서 광호가 큰 소리를 못 쳤으면 좋겠다.

학원에라도 다니면 올백을 어렵지 않게 맞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동주는 엄마에게 선뜻 얘기하지를 못한다. 속 깊은 동주가 가게 형편을 모를리 없다. 동주는 엄마에게 문제집 살 돈을 얻어 문제집을 사고는 마음을 다잡는다. 어디 해보자. 동주는 도서관에 다니며 광호를 이길 준비를 차근 차근 준비한다.

이제 결전의 순간이다. 전쟁을 준비하고... 마지막 결전을 목전에 두었다. 시험를 보는 것처럼 긴장이 되었고... 시험장의 긴장감은 나에게도 전해지는 듯 하였다. 사회시험지에서 마지막 두 문제를 모르겠다. 문득 민준이의 시험지가 눈에 들어왔고... 왜 몰랐을까 싶은 문제였다. 순간, 강이에게 들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선생님은 민준이, 강이, 동주, 광호가 남아서 아이들의 시험지를 채점하라고 하셨다. 민준이와 동주는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빵을 사러 나왔고, 강이는 화장실에 가서 교실에는 광호만이 남았다. 동주는 교실에 왔다가 광호가 시험지를 고치는 것을 목격한다. 그리고 둘의 대화를 강이가 지켜본다.

둘은 찜찜한 기분이였고... 둘은 선생님에게 사실대로 말한다. 둘은 용서를 받지만 컨닝하고.. 고친 답은 틀린 게 되었고... 벌로 2층 화장실 청소를 일주일동안 하게 되었다. 한 여름 오후의 말간 햇살이 좁다란 화장실 창으로 한꺼번에 와르르 쏟아지는 가운데... 둘이 대걸레로 장난치는 모습은 내 마음까지 환한 미소를 번지게 한다.

올백 시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동주는 광호가 뻐기기만 하고... 거만하게 느껴졌지만 광호엄마가 와서 광호를 차에 실어가는 모습을 보며... 광호가 시험지를 고치는 짓까지 하는 것을 보며 광호의 처지를 어느새 이해하게 된다.

올백에 관한 아주 유쾌한 동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