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마야 안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마야 안젤루’라는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하여 그녀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러나 책날개에 적힌 그녀에 대한 소개문을 읽으면서 그녀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일어나 그녀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책의 소개에 따르면 그녀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이자, 오프라 윈프라와 빌 클린턴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과연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강한 호기심을 가득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 제목에 쓰인 ‘새장에 갇힌 새’라는 표현이 나는 꽤 마음에 들었는데, 이것은 자유와 평등의 상징이면서도 실상은 아직도 차별의 장벽이 높기만 한 미국에서 태어나 힘든 삶을 살았던 그녀 자신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백인이 아닌 흑인으로, 남자가 아닌 여자로, 그리고 사회 계급마저 저 밑바닥에 있던 그녀는 당연히 힘들게 살아왔을 것이다.

 

이 책은 그녀의 유년기부터 사춘기까지의 삶을 담고 있다. 특히 새로웠던 것은 정제되지 않은 비속어와 욕설 같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언어들을 그대로 썼다는 점이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나는 꽤 자주 마음이 불편했고, 때론 불쾌하기까지 했다. 수시로 책을 덮어버렸으며, 절반 이상은 눈살을 찌푸려가며 대충 읽기도 했다. 그러한 표현들 다음으로 내가 놀란 것은 ‘도대체 어떻게 그 상황에서, 그런 생각들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이었다.

 

슬쩍 그때 나의 속마음을 꺼내놓자면, 그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렇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니 그녀는 누구보다 강하고, 용기를 가진 여자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평탄하지 않았던 자신의 삶에 대해 이처럼 ‘솔직한’ 기록을 할 수 있었으리라.

 

순탄하지 않았던 ‘새장 속에 갇힌 새, 마거리트’와의 만남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내가 아직 그녀에 대해 잘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오히려 책을 읽기 전보다, 아니 그 전에 그녀의 이름을 처음 보았던 그 때보다 그녀가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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