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박동을 듣는 기술
얀 필립 젠드커 지음, 이은정 옮김 / 박하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 제목이 “심장박동을 듣는 기술”이라 사랑의 또 다른 특이한 기술이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책을 보았다. 그러나 제목을 비댄 은유적인 표현이 아닌 진짜 심장박동을 듣는 기술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라 많이 놀랐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여태껏 내가 알고 있는 사랑 이야기와는 달라 책을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한 마디로 멍멍함 이였다. 그냥 한 동안 멍하게 있었던 것 같다.

 

남자 주인공인 틴 윈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과연 사랑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많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자신이 태어남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삶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죽음을 마다하지 않았던 틴 윈. 다행히 이웃의 도움으로 삶은 연명되었지만 살아감의 이유를 느끼지 못하였던 틴 윈에게 신기하게도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어쩜 틴 윈에게 눈이 보이지 않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얼마가지 않아 죽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심리적인 타격이 컸을 것이다. 자신 때문에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가 도망갔으니 어린아이가 그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니.

 

틴 윈의 눈이 보이지 않음으로 인해 일어나는 기적 같은 많은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시력을 잃어버림으로써 청각이 엄청나게 발달이 되어 심장소리까지 듣게 되는 황당한 능력을 통해 미밍을 만나게 되고, 나중에는 고모부를 통해 다른 삶까지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틴 윈에게는 시력을 잃어버림으로써 청각뿐만 아니라 평생 동안 간직할 수 있는 사랑과 새로운 삶을 선물 받았던 것이다.

 

틴 윈이 미밍을 만남으로서 사랑을 알게 되고, 삶을 살아가는 이유를 조금씩 알아갈 수 있었던 부분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틴 윈과 미밍을 통해 조금은 알아갈 수 있어 기뻤다.

 

그리고 틴 윈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길러준 수치. 그녀는 틴 윈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대하는 수치의 모습은 정말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책에서는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우 메이라는 스님의 존재는 틴 윈의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인물 이였고, 틴 윈의 정신적 지주이자 스승이며, 아버지와 같은 포근함과 따뜻함을 지닌 분 이였다. 나도 이런 분을 평생에 한 번이라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 정도로 이 분의 존재가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줄리아 윈이 갑자기 행방불명 된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통해 아버지의 사랑이 어떻게 시작 되었고,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를 살펴봄으로 사랑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어 다소 메마른 나의 마음에 큰 출렁임을 남겨 준 것 같아 고맙다. 사랑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느끼거나 사랑의 아픔으로 인해 메말랐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본다면 많은 도움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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