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학실록

조선과학실록
이성규 지음 / 여운(주) / 2014년 3월

역사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서 평소 사극드라마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바로 “조선과학실록”이라는 책이었다.

 

저자의 여는 글을 읽어보니 조선왕조실록에서 과학과 관련된 부분을 발췌해서 현대과학기술의 관점으로 재조명한 것이라고 한다. 역사 속 과학과 현대의 과학의 조합이 신선하기도 해서 마음먹고 책을 펼쳐들었다.

 

책을 읽으며 학창시절 국사 시험지에서 봤을 법한 기억이 희미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참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 내 흥미를 가장 크게 끌었으며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었다.

 

일곱 번째 이야기였던 부엉이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부엉이의 눈이 인간보다 5만 5천배나 더 예민하다든지, 날개깃의 끝이 빗 모양으로 되어 있어 비행 시 ‘와류현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내용은 평소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라서 신기했다.

 

이 이야기에서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리면 매우 불길한 징조라 여겨 조선의 임금들이 거처를 옮기거나 ‘해괴제(조선시대 때 나라에 괴이한 일이 일어났을 적에 지내던 제사)’를 지냈다는 이야기였다. 조선왕조실록에 부엉이 울음소리가 기록된 부분을 언급하며 그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역사는 어려운 것이다’라고 인식하고 있었던 나에게는 이 책의 서술방식이 꽤 마음에 들었다. 마치 재밌는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다 마지막부분에 다다르니 약간의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책 속에 언급된 역사적인 내용들을 많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다 보니 이러한 부분들은 다른 책을 찾아 읽으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무튼 평소 흥미 있던 과학과 그렇지 않았던 역사가 접목된 책을 통해서 재밌게 역사를 접하게 되었다는 점이 이 책을 통한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현대 사회에서 앞으로 어떤 관점으로 살아가는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 저자의 글을 함께 살펴보면서 마무리를 해 본다.

 

「현대 사회에 있어서 융합, 즉 ‘컨버전스’는 서로 다른 기술이나 현상 등을 결합해 새로운 창조적 상품이나 현상 등을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융합은 IT 산업 이후 소비를 이끌어낼 새로운 성장 산업을 만들어 내고 있지 못하는 전 세계 경제의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이제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만으로 한 우물을 파는 것보다는 이종 간 결합으로 혁신적이며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 현재 세계는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고 있으며, 융합은 이제 전체 사회의 변화를 의미하는 거대한 추세가 되었다. 따라서 각종 비즈니스가 거미줄처럼 연관된 컨버전스의 시대에는 엔지니어도 인문학을 공부하고 인문학도도 기술을 이해해야 생존할 수 있다.」(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