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왜 내 편이 아닌가 - 우리의 습관을 좌우하는 뇌 길들이기
이케가야 유지 지음, 최려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최근 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에 따른 연구결과들은 매번 놀라움을 안겨다 주는 것 같다. 그러한 뇌과학의 최신 연구들을 이 책 전체에서 다루고 있는 것 같아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최신연구 결과들이 생소하기도 하고, 재밌었기에 때때로 주제를 잊기도 했다. 인상 깊었던 연구 중 하나는 뇌를 속이는 프레젠테이션에서 말한 뇌 트레이닝의 효과였다. 이를 입증한 클링베르그 박사팀의 트레이닝 방법은 작업기억을 훈련하는 방법으로 일종의 순간기억테스트 같은 것이었다. 이런 훈련을 반복하여 트레이닝을 마친 후 뇌의 활성화가 아닌 뇌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는 변화를 ‘도파민 수용체의 양’으로 관측했다. 트레이닝 후 도파민 신호를 받아들이는 안테나(수용체) 수가 변화했고, 이는 ‘뇌가 물질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클링베르그 박사팀이 훈련한 트레이닝 분량은 하루 35분의 훈련을 주 5회 기준으로 5주 동안 반복한 것이다. 이는 끈기만 있으면 누구나 계속할 수 있는 양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의 주제이자 핵심인 <19장 일단 행동을 시작하면 의욕은 따라온다>는 부분은 막연히 생각했던 것을 시사적인 실험 데이터들과 연구를 제시하면서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음이 변해야 생각이 변하고 생각이 변해야 행동이 변한다는 이야기를 종종하곤 한다. 그렇지만 이 책 19장을 읽으면 오히려 그 반대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신체 행동이 생각보다 앞서는 것이다. ‘길에서 매력적인 사람과 마주치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간다’는 표현을 살펴보자. 지나가는 그 사람이 매력적이어서 눈길이 갔을까? 그렇다면 매력적인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이는 지나가다 시선이 가게 되는 사람을 매력적인 사람이라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와 마찬가지 예로 ‘저 사람은 시간개념이 없어서 이번에도 늦었다’든가 ‘그 남자는 바쁘니까 시간이 없을 것이다’는 표현도 비슷하다. 이 표현에서도 지각이 잦은 사람에게 시간개념이 없다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다. ‘바쁘다’는 딱지도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 업무를 제시간에 끝마치지 못하는 사람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모두 신체 행동이나 습관이 언어에 의해 딱지가 붙게 되는 것이다. 딱지를 붙이면 편리하고 그것으로 뭔가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는 역인과의 착오로 실질적 실효성이 없다. 딱지는 이유가 아니라 항상 결과이기 때문이다. 핵심을 파고들면 뇌 내부의 표현 대부분은 신체나 행동이 내적 ․ 외적으로 ‘언어화’된 것임을 알 수 있다. 19장의 마지막은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한데, 그는 글로 주제를 정리하지 않고 연구결과의 자료를 보여주는 방법을 사용했다. 19장은 미국 듀크대학교 데이빗 크루파 박사팀의 쥐 연구결과로 마무리 되었는데, 이 연구의 결과는 같은 감각자극이 뇌에 전해지더라도 그 자극을 얻게 된 방식에 따라서 뉴런의 활동정도가 달랐음을 보여주었다. 쥐가 스스로 행동했을 경우, 즉 신체행동을 동반하면 뇌의 뉴런이 10배 더 강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쥐가 직접 행동하는 것과 실험자가 고의로 자극을 주는 것의 차이가 크게 달랐던 것이다.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신체에 머문다’는 명언은 유명하다. 생각을 바꾸고 싶다면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몸이 움직여서 생각이 바뀌면 마음 또한 바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실험들이 이 책 속엔 많다. 이번 가을 이 책을 통해 내 뇌에 대한 궁금증들을 알아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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