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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처음엔 걷지도 못했다 - 1일 1편 생각노트
고영성 지음 / 스마트북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받자마자 표지의 캘리그라피 제목이 참으로 멋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누구나 처음엔 걷지도 못했다’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기분 좋은 안도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든 것은 아마 눈 한번 깜빡하면 바뀌는 스마트한 이 시대에 사는 게 조금씩 버겁게 느끼고 있어서였던 모양입니다.
책의 시작부분에서 저자가 소개한 책을 보는 방법도 꽤 신선했습니다. ‘아, 이 책은 두고두고 볼 수 있겠구나. 그래야하겠구나’ 싶게 만들었으니까요. 처음엔 하루에 한편씩만 읽으며 내 생각들을 정리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책을 펼쳐든 순간 나도 모르게 다음페이지를 궁금해 하며 다음이야기를 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바꿔먹고 통독을 하기로 했답니다.
이 책에는 75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그 이야기들 속에는 탄성을 자아내는 한 줄의 명언,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해의 폭을 넓히는 사회학적 실험들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꿰뚫는 75개의 통찰이 책을 읽는 동안 제 마음에 울림처럼 와 닿았습니다.
때론 잔잔한 호숫가의 물결처럼, 때론 바위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울창한 숲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던 그 상쾌함처럼 다양한 울림으로 말입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이 책을 다 읽었다고 이야기 하긴 이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이제는 다른 방법으로 책을 읽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종이에 닿는 사각거림이 매우 마음에 드는 만년필 한 자루와 눈이 소복이 쌓인 것 같이 새하얀 노트한권을 옆에 놓고서...
하루 1편을 읽고 생각노트라 이름붙인 노트에 내 마음을 적어 내려갈 때 나는 아마도 내가 모르는 새에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기분 좋은 미소를 말입니다.
책의 제목처럼 태어나면서부터 잘 걷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지금 잘 걷지 못한다고 세상이 말하는 성공과 멀리 떨어져있는 것 같다고, 초조해하거나 두려워하진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건 사실 제 자신에게 하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처음엔 걷지도 못했으니까 말이죠. 그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지금 이만큼 걷고 있고, 뛰고 있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이 순간도 이 책을 통해서 저도 모르게 조금씩 더 원하는 미래에 가까워져 가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