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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의 바다에 빠져라 (특강DVD 포함) ㅣ 인문의 바다 시리즈 2
최진기 지음 / 스마트북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철학에 관심이 많지만 제대로 공부하거나 관련 책을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인지 단순히 이것이 서양고전이고, 저것은 동양고전이라고 하면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러나 조금씩 고전들을 읽어보면서 들었던 생각들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왜? 서양고전은 그리스를 중심으로 소크라테스부터 이야기를 할까? 그리고 동양고전은 중국을 중심으로 공자부터 이야기를 할까?’이것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책 도입부가 내가 고민하던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너무 반가웠다. 아마 저자도 나와 비슷한 의문과 고민을 하였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지 책이 친근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아무튼 이런 고민을 함께 풀어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동양 고전의 중심지인 중국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사실 역사의 흐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체 인물들에 대해 알아가고, 삼국지와 초한지 같은 것들을 접하다보니 중국역사가 뒤죽박죽되어 버린 것 같았다. 이런 독자들의 어려움을 잘 파악하여서인지 저자는 중국의 역사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잘 설명해 주어 나의 뒤죽박죽된 역사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으며, 또한 전체적인 흐름을 알아 갈 수 있게 해 주었던 같아 너무 좋았다.
본격적으로 공자로부터 시작하여 동양고전에 대해 알아가 보는 부분에서도 여타 다른 책들과는 달랐던 부분들이 많이 있어 고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그 당시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현재와 비교, 분석한 부분들 이였다. 왜냐면 중국역사와 문화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다보니 그들의 사상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는데, 현재의 상황과 비교, 분석해 주니 이해가 훨씬 잘 되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좀 더 공부하여 중국역사 및 문화에 대해 알아 가면 그들의 사상에 대해 훨씬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겠지만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라 저자가 풀어준 수준이 나에게 딱 맞았던 것 같아 참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사상에 대해서도 비슷한 것과 반대적인 것들을 비교, 분석해 주어 좀 더 그 사상에 대해 제대로 알아 갈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또 명문을 한자와 풀이로 따로 접할 수 있게 되어 두고두고 보면서 곱씹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 내용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치욕스러운 궁형을 당하고 목숨을 유지하며 역사책의 완성이라는 임무를 이루고자 했던 사마천. 마지막으로 그가 임안에게 보낸 명문장보임소경서에 들어 있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 글을 맺을까 합니다. 만약 제가 형벌에 복종하여 사형을 당한다면 구우일모의 죽음밖에 안될 것이니, 하찮은 땅강아지나 개미의 죽음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중략)… 사람은 언제가 한번은 죽게 되어 있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도 무겁고, 어떤 죽음은 기러기 털보다도 가볍습니다. 이는 죽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이것은 결국내가 어떻게 내 목숨을 사용하느냐의 차이에 달려 있겠지요. 구우일모란 아홉 마리 소가 가진 털 중 하나를 뽑는 것처럼, 부질없고 의미 없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같은 범인이야 닿을 수 없는 경지이지만, 담담하면서도 비장한 그의 편지는 울림이 큽니다. 저는 여기서죽음이라는 말을삶이라는 말로 바꾸어 보겠습니다.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사마천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사람은 한번 사는 것이지만, 어떤 사람의 삶은 태산보다도 무겁고, 어떤 삶은 기러기 털보다도 가볍다. 이는 사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이것은 결국내가 어떻게 내 삶을 사용하느냐의 차이에 달려 있다.」(p.45~p.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