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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4.0 - 독일이 구상하는 ‘좋은 노동’ ㅣ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19
이명호 지음 / 스리체어스 / 2018년 5월
평점 :
나는 IT 회사에 다니고 있다. 우리 회사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중점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B2C가 아닌 B2B에 있다 보니, 수많은 회사들의 현재 니즈가 뭔지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일하다 보면 업무 담당자 간의 업종 특색도 두드러진다. 특히 제조업에서 제조업도 클라우드화로 가기 위한 도약이 점점 4차 산업혁명과도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그리고 얼마 전 구글 I/O 영상을 보며, 알파고와 이세돌님의 대국만큼이나 충격을 받았다. 단순히 AI가 인간의 약속을 대신 잡아준다는 이 짤막한 영상은 과연 내가 어떻게 생존해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원초적인 문제를 직면하게 만들었다. 그런 우리 모두의 불안감을 대변해주는 듯, 수많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서적들과 해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쩌면, 이시기가 참 돈 벌기 좋은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노동' 문제로 돌아오게 되면, 참 아이러니하다. 재차 말했듯 우리 회사는 IT 회사이다. 주변에서 IT 회사 다닌다고 하면 노동 유연성이 강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실상은 여느 중소기업 못지않게 경직되어있다. 최근 스타트업 기업문화로 수평적 조직문화 유연적 근무시간을 표방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물음표이다. 유수의 해외 서비스도 국내에 진출하면 '한글화'되어 절묘하게 한국 노동시장의 표본을 못지않게 보여주는데 'Made in Korea'로 나타나는 '좋은 노동'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당장의 최저시급 7,530원에도 온갖 우려와 충돌이 난무하는 마당에.
우리, 그리고 한국 사회가 할 수 있는 것. 어쩌면 좋은 레퍼런스는 이 책에서 말하는 독일의 <노동 4.0백서> 일지도 모른다. 독일이 노동 강국인 이유는 어쩌면 노동은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존중하는 사회적 인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사회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의 결과물. 단순히 우리가 신기술을 개발하고 코딩을 수없이 배운다고 해도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다.
어쩌면 '평범한 직장인'으로 찾아헤맨 그 과정은 어쩌면 '좋은 노동'을 찾아 나서는 과정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현실과 타협을 하며 살아간다. 나도 그중 하나이다. 하지만 비록 타협할지라도 더 좋은 노동으로 살아갈 나를 꿈꾼다. 결국, 노동은 결국 삶의 결정권을 가지게 하는 주체이니까. 누가 뭐래도 내가 살아가는 곳은 지금, 여기이니까.
그래서 다시 Back To The Basic. 이 책이 나에게 안겨준 메시지는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우리 사회의 협력임을 남겼다. 아무리 시대가 흐르고 AI가 내 옆자리가 있어도 그것만을 대체함을 없음을, 그게 곧 우리가 인간으로서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함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