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 - 사진하는 임종진이 오래 묻어두었던 '나의 광석이 형 이야기'
임종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2월
품절


나는 소위 말하는 하이틴 세대였다.
당시 하이틴 세대를 대표하는 가수는 h.o.t와 핑클이였다. 그들의 음반은 김건모나 이승철이 가지고 있는, 나이를 불문하지 않고 즐겨 들을 수 있는 대중성과는 또 다른 면모로 우리 십대들의 우상이였다.
그렇게 고등학교에 가고,어느날 나는 당시에 유행하던 가요에는 슬픔이 없다는걸 느꼈다. 이별이 주제인 노래들을 부르기는 하지만 그들에게는 사랑이여서, 이별이여서, 세상살이가 고단해서,사람이기에 오는 일상의 잔잔함에서 묻어나는 슬픔 같은 것이 없었다. 사랑은 바뻤다. 서툰 만남보다는 날짜를 계산해서 기념일을 빈번하게 챙기는 것이 더 중요했고 순간이 좋은 우리들 세대였다.
우리들 세대의 풋사랑의 그리움은 꼬깃하게 접은 편지가 아니라 금속으로 된 커플링이였다.

나는 그런 것들 반응, 그러니까 아주 빠르게 반응하는 어떤 태도나 현상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현실은 내게 슬픔이였다.
그때 집어든게, 김광석이다.
그의 음악에는 슬픔이 있다.

그는 슬픔의 근원을 노래했다. 그건 나이듦에 관한 슬픔, 만남의 기쁨 뒤에 언제나 자리잡고 있는 이별에 대한, 사랑에 대한, 우리가 한때 소유했던 것들을 떠나보내는, 떠나는 그의 노래는 한편의 시였다.
그런 그를 추억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치유

형의 목소리가 치료제였음을
형의 잔잔한 울림이
이토록 큰 위로였음을
상처를 입을 때마다 알게 됩니다.
노래는 끊어질 염려 없는 굵은 광케이블이 되어
오늘도 쉼없이 흘러나옵니다.
참 다행입니다.

우연히 듣는 맛이 훨씬 더 좋은 이유
원래 '노찾사'의 노래를 듣기 위해 간 공연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체 저 조그마한 키의 가수가 누구인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답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 뒤를 찾아가 스태프들에게 물어봤다는군요. "그 사람의 이름이 김광석이라고 알려주더라구요. 그때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되었지요." 물론 이때만 해도 노래를 참 잘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정도였다는군요.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어느 누군가를 진하게 사랑하게 되었고, 또 그로 인한 상처에 겨워 맘앓이를 할 때, 그래서 가슴이 시리던 어느 날 무심코 켜놓은 라디오에서 어떤 노래가 흘러나오더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