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타씨에게 묻다 - 닌텐도 부활의 아이콘
호보닛칸이토이신문 엮음, 오연정 옮김 / 이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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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을 좋아하는 레트로 게이머들이라면, 그리고 특히 wii, 닌텐도DS 같은 닌텐도사의 게임기를 플레이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 이와타 사토루상.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뛰어난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닌텐도를 위기에서 구해낸 전설의 CEO 이와타 사토루씨에 대한 책을 읽었다. 이와타씨가 사장이 되면서 그 전의 보수적이었던 닌텐도사의 분위기와 달리 이와타 본인이 닌텐도 다이렉트에도 자주 출연하면서 친근한 모습을 보여줘서 참 인상이 깊었던 사람이다.


웃음이 많고 천진난만한 아이같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이와타씨. 그래서 그런지 책의 표지인 이와타씨의 일러스트도

상당히 귀엽다.

2015년 50대의 젊은 나이로 사망하면서 당시 많은 게이머들이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이와타씨는 게임큐브를 말아먹고 게임기 시장에서 휘청거리고 있던 닌텐도를 살리는 데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프로그래머 출신 CEO라서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게임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개발자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책은 두께도 얇은 편이고 사이즈도 작은 편인데다

일본 특유의 배려심 강한 문체로 쓰여져 있어서 술술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참고로 이 책은 이와타 본인이 쓴 책이 아니라 사후에 호보닛칸이토이신문에서 가족들의 동의를 얻은 후 생전의 인터뷰와 기고 등을 모아 출판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와타씨와 친했거나 같이 일을 했던 일본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인터뷰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마리오와 젤다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설적인 게임 프로그래머 미야모토 시게루와의 일화도 상당부분 나오고 심지어 뒷부분은 미야모토 시게루의 글(인터뷰)로 채워져 있어서 즐거웠다. (나는 미야모토 시게루를 더 좋아하는 편이라...)

나는 패미콤과 슈퍼패미콤, GBA와 NDS, 3DS, Wii 까지 아직도

오래된 닌텐도 게임기들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생각나서 오랫만에 꺼내서 잠깐씩 플레이해봤는데 여전히 재밌더라고.

이와타씨는 고교시절부터 계산기(프로그래밍이 가능한)로 게임을 만들어냈을 만큼 뛰어난 프로그래머였는데 젊은 나이에 15억엔의 적자투성이였던 HAL연구소에 사장으로 취임해

정상화시켰을만큼 경영능력도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각각의 재능은 그 분야의 천재들에게 밀릴 수 있지만

게임회사의 CEO로써의 종합적인 재능은 굉장히 뛰어났던 것 같다.

특히 회사의 모든 직원을 정기적으로 면담하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상대의 얘기를 경청하려는 자세라든가,본인이 상대방보다 나이가 많더라도 자신히 오히려 동생처럼 겸손하게 대했던 부분처럼 인간적인 매력 또한 뛰어났던 사람이더라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개인의 이익을 따지지 않고 실행하는 부분도 CEO로써 굉장한 장점인데 나도 이와타씨의 경영철학이나 인생관과 상당히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공한 좋은 롤모델을 만난 것 같아서 반가웠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며, 인간으로써 존중하는 사려깊은 마음과 언제나 어린 아이처럼 호기심이 넘치며 한계를 생각하지 않았던 점들은 닌텐도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발휘해 게임업계의 정점에 올라서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야마우치나 미야모토같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천재들과 함께 일했던 것도 한 몫을 했을 것이고...

그리고 이 책은 이런 이와타씨의 뛰어난 경영철학을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좋았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닌텐도의 게임 개발에 대한 비화들을 들을 수 있어서 참 재밌었던 책이다.

MOTHER, 별의 커비 같은 레전드, 갓게임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개발에 얽힌 이야기를 읽고 나서 실기로 플레이를 해보면 훨씬 더 재미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와타 사토루의 인간적인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는데 빨리 돌아가신 게 아쉽고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저세상에서 전세계 게이머들이 닌텐도 게임기를 통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고 있지 않을까...?

편히 잠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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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수상한 서재 4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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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에서 나온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이라는 국내소설.

책 표지와 같은 디자인의 부채도 같이 동봉되어 왔다.

표지보다 조금 톤 다운된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는데, 이 컬러가 더 책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사전 정보가 1도 없어서 책 표지만 보고 뭔가 감성감성한 분위기의 로맨스 소설이겠거니,

싶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 ㅋㅋㅋ

데뷔작으로 언론의 극찬을 받은 하승민 작가분의 신작이라고 합니다.

IT랑 금융업 종사하면서 취미로 글을 쓰다가 급소설가로 데뷔하셨다는데 넘나 부럽다.

거기다가 밴드에서 음악활동까지..ㄷㄷ

나도 이런 재능이 있었으면 좋겠네.


하승민 작가님의 데뷔작인 '콘크리트'를 봤으면 대충 이 책의 분위기가 어떨지 짐작을 했을텐데, 이걸 다 읽고 나서야 봤네.

책 두께는 꽤 두껍다. 게다가 종이도 얇은 재질이라 분량이 상당한 편이다. 세보니(?) 607페이지더군요.

표지 일러스트를 자세히 보면 어두운 물 아래에서 두개의 시뻘건 손이 나와서 젊은 여자를 잡고 있는데

이 부분을 띠지가 교묘하게 가리고 있어서 띠지가 있을 때랑 느낌이 완전 딴판이다.

(노린 거라면 황금가지님들 ㄹㅇ 천재...)

표지 일러스트에 낚여, 오늘 오후는 커피 한잔 마시면서 나른하게 보내야지 라는 나이브한 생각으로 책장을 넘긴 나의 나긋나긋한 감성은 시작부터 와장창 박살나버렸다.

첫패부터 생매장 씬 ㄷㄷ


스포가 되지 않을 정도의 범위에서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의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염지아라는 여성(165cm, 100kg)의 안에 있는 두개의 인격이 벌이는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 모종의 충격적인 사건을 겪으면서 혜수라는 인격이 생겨난 염지아는 매우 위험하고 공격적인 성격의 혜수가 몸을 지배할 때마다 벌어지는 사건들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여기까지만 보면 영화 23아이덴티티 같은 다중인격 장르가 생각나지만,

이 책의 분위기는 영화로 치면 곡성이나 사바하에 가까운 듯하다.

소설의 배경이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나 장소들을 다루고 있기도 하고 애초에 하승민 작가님의 문체나 작품 분위기가 한국식 오컬트 장르 분위기랑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디테일하고 유니크한 묘사에 있다.

인물이나 장소를 묘사할 때 사용하는 단어의 선택이나 표현방식이 이 소설의 꿉꿉하고 끈적거리는 분위기와 정말 잘 맞아떨어지는데, 특히 장소 묘사가 기가 막히더라고.

소설의 플롯 자체도 굉장히 잘 짜여져 있고,

충격적인 사건들을 아교처럼 찐득거림이 느껴지는 등장인물들의 관계들로 떨어지지 않게

붙여놓고 있다는 점이 몰입감을 배가시키는 소설이었다.

심심할 때 조금씩 읽으려고 집어 들었던 책인데, 몰입해서 끝까지 읽어버렸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처연하고 끝이 없는, 인간의 밑바닥을 보게 된다.

바닥에서 발버둥치고 발버둥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23아이덴티티에서의 다중인격은 판타지처럼 느껴지지만,

염지아와 혜수, 그리고 다은이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언제라도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서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같다.

소설의 결말은 뭐라고 표현해야될 지 모르겠다.

참교육? 결자해지? 인과응보?

아니면 처염상정이라고 해야되나...

책을 읽고 나서 목차를 다시 보니 넘나 중요한 단어들이 눈에 띈다.

뱀이 마을...혜수...다은...19년...ㅠㅠ


여름에 읽기 좋은 책.

읽는 내내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고 다 읽은 후에도 기묘한 여운이 남는 책이지만,

재미만큼은 확실한 책이고 서늘한 분위기가 일품이라 특히 여름에 읽기 좋은 책인 것 같다.

그리고,

세상의 달달하고 밝은 면만 보면서 인간의 어두움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추가할 수 있어서 좋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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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 마이어 : 컴퓨터 게임과 함께한 인생
시드 마이어.제니퍼 리 누넌 지음, 이미령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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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의 상당부분을 날려버린 그 게임, 문명...(물론 요즘도 최신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게임을 개발한 사람의 가치관과 인생이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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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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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등장 인물들이 사연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고 용서하는 모습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는데요. 선악의 대결이나 쫄깃한 긴장감이 있다기 보단 유머러스함과 등장인물들의 심리변화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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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한 자루로 시작하는 느낌 있는 인물 그리기 - 논리적 데생 기법 그리다
OCHABI Institute 지음, 김재훈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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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으로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서 읽어보고 싶네요.
기본기가 탄탄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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