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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리트리버 코난, 미국에 다녀왔어요 - 미국의 개 친구들을 찾아 떠난 모험 이야기
김새별 지음 / 이봄 / 2018년 9월
평점 :
나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지만,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한다. 그중 순둥순둥하고 털이 복실복실한 골든 리트리버를 제일 좋아하는데 문학동네 블로그에서 [골든 리트리버 코난, 미국에 다녀왔어요]를 책보다 연재 글로 미리 만나보면서 이미 난 코난에 빠져 버렸다.
이 책을 통해 코난의 미국 생활, 미국에서의 반려견에 대한 인식, 반려견에 관한 법률 등에 대해 알게 되는데 도움이 되었고 내가 그동안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구나.. 싶었다.
이 책은 작가(김새별, MBC PD)의 가족들이 1년 동안 미국의 보스턴에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반려견 코난도 그 1년을 함께 하기로 결정하면서 덩치가 큰 코난의 비행기 탑승을 위한 좌충우돌 준비 과정부터 1년간의 미국 생활에서 있었던 반려견 관련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적은 책이다.
월시 교수는 저서 [목줄 풀린 분노: 도그 프렌들리 공원을 위한 정치적 투쟁]에서, 공원에서 목줄 풀기를 허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미국 사회에서 낙태나 총기 문제처럼 전형적인 크로스 커팅 이슈(여러 영역에 걸쳐 고려되어야 하는 이슈) 중 하나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당파를 초월해 투표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견주들은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부러 먼 곳을 찾아가 돈을 내고 노는 시설이 아닌 집 근처 공공시설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그것은 개를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사람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개들이 자유로운 공간에서 사회화되면 문제행동들은 줄어들 것이고, 서로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견주들의 의식도 성숙할 것이다. 자연히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줄어들 것이다. 애견카페에서 지역 중심의 사교,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는 힘들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원이야말로 견주들이 서로 사귀고 지역의 이슈를 논의하는 중요한 공간이 될 것이다.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는 일은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아니다. (p57)
맨체스터 바이 더 시의 싱잉비치가 천국의 모습을 지닌 건 ‘바다 사용법‘을 합리적으로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이 해변에선 매년 10월 15일부터 4월 14일까지 개들이 목줄을 풀고 놀 수가 있다. 4월 초에도 눈이 오는 날씨이니, 이 기간에 사람들이 바다에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 바다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개 우선‘으로 전환된다. 나머지 기간은 ‘사람 전용‘이다. 미국 내 각 해수욕장에 적용되는 룰은 다양한데, 개 출입 금지 해변, 개 전용 해변이 있는가 하면, 해안선이 긴 해수욕장은 개와 사람의 구역을 나누어놓은 곳도 있다. (p78)
"코난 덕분에 엄마 아빠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쌍둥이들은 견생이 10년 남짓이란 걸 알고 나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삶은 영원한 것이 아님을, 그리고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님을 깨달아 가는 중이다. 우리를 바보로 만든 그 녀석. 사람이 개를 키우는가 싶었더니 개가 사람을 키우고 있었다. (p149)
도서관에서는 왜 개에게 책 읽어주기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일까. 테라피 도그 단체 ‘펫츠 앤 피플‘에 따르면, 개들은 아이들이 책을 잘못 읽거나 틀리더라도 지적하고 고쳐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고 책과 가까워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내심 있고 점잖은 견공들은 인간에게 성급한 비평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모도 함께 들어오려면 어린이의 허락을 받으라고 하는 모양이다. 듣고 있다가 맘에 안 들면 "그렇게 읽는 게 아니지", "좀더 빨리 읽을 순 없니?"라며 프로그램의 취지에 반하는 돌출 행동을 할까봐 그런가 보다. 개가 하는 일은 그저 아이들의 책읽기를 진득하게 기다리고 들어주는 것. 어쩌면 부모가 아이 곁에서 해야 할 일도 그런게 아닐까. (p228)
개와 함께한 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반려동물은 야생과 도시를 이어주는 매개 역할을 한다. 코난은 우리를 자연으로 이끌었다. 녀석이 아니었다면 같은 시간, 같은 곳에 있었더라도 우리는 전혀 다른 장소에서 다른 경험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야생과 문명의 경계를 넘나들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살아갈 힘을 얻었다.행복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치열한 인생도 멋있다. 하지만 나는 거창한 성공보다 저녁 무렵 코난과 함께 동네를 산책하는 소소한 행복에 가치를 두게 되었다. 남보다 더 잘한다고 인정받고 더 많은 돈을 버는 일이 이젠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좋아하는 이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깨닫는 중이다. (p367, 에필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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